이런 느낌의 책은 흔하지 않다.
눈으로는 책을 읽고 머릿 속으로는 영화를 보듯이 영상이 계속 따라다닌다.
태어나면서 버려진 볼품없는 외모의 그루누이지만 냄새를 식별해내는 능력만큼은 천재적이다. 냄새로 사람을 인식하고 냄새로 사람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정작 그루누이 자신에게서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냄새없는 인간이 냄새를 맡는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
그루누이 삶의 목표는 하나다. 자신의 냄새를 갖는 것..
태어나는 순간부터 살인과 죽음이 그의 곁에 있었다. 처음 향수의 세계를 접하게 해 준 향수 제조업자 발디니.. 7년을 동굴에서 은둔하다 내려온 그루누이에게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게 해 준 타이아드 에스피나스 후작.. 그루누이의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죽어간 드뤼오 까지.. 그의 곁에 있던 사람들이 그루누이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죽음에 이르렀다.
그리고 의도된 살인.. 인간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준 파리의 소녀와 인간의 가장 향기로운 냄새를 만들기 위해서 살해한 그라스의 25명의 순수한 소녀들..
그런데 그루누이의 살인이 어떤 의식처럼 느껴졌다.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행동임이 분명한데, 작가는 마술을 부리듯 그루누이를 살인마로 느껴지지 않게 한다.
이미 작가의 매력에 빠진 나를 본다.
세상 가장 향기로운 향수를 만들었지만 살인죄로 잡히게 된 그루누이..
그 향수로 인해서 그루누이는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고 파리로 돌아온다.
가지지 못한 자신의 냄새에 대한 집착이 헛된 것임을 깨닫고는 죽음의 길을 택한다.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으로 인해
가지고 있는 많은 것을 소중히 생각하지 못하고 욕심을 내고 살지는 않았을까?
나만이 가진 향기를 내쁨을 줄 아는 사람이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