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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후회하지 않아

이영주 |2007.01.01 22:19
조회 213 |추천 0


 

 

후회하지 않아.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한번쯤은 '후회'라는 걸 하게 된다.

 

 

아- 그때 그러지 말걸.

괜히 샀나봐.

헤어지는게 아니었는데.....

공부 좀 더 할걸.

쓸데없는 얘길 했나?

 

 

수많은 후회들 속에 살고 있는 우리의 이 인생에

이 영화는 당당히 '후회하지 않아' 라고 외치고 있다.

 

70년대 호스트바 포맷을 그대로 옮겨온

정통(?) 동성애 멜로를 표방하는 이 영화.

 

이 영화는 '후회하지 않아'라고 외치는 제목과는 달리,

후회하게 될 것들 투성이들의 인간들만이 등장한다.

 

호모포비아가 생길정도로 탄압 받는 동성애자.

그냥 해도 가끔은 후회스러운, 그런데 그것도 동성애자가 하는 사랑.

그 사랑속에 얽히고 설킨 3각관계와 빵빵한 집안내력.

짓밟힐 사랑이지만, 고백조차 못해보고 죽어버린 녀석.

빚만 지우고 도망가버린 여자친구와 몽땅 뒤집어쓴 가짜 게이호스트.

 

그냥 살아도 힘든 이 세상에

기본바탕부터 '후회'할 것들 투성이인 것들만 안고 살아가는

이 인물들의 삶은 참으로 고단하고 기구했다.

 

그래서인지,

이 인물들의 고달픈 인생은 '푸훗-'(보다는 좀더 크게)하는

웃음이 났다.

 

'너 죄다 해먹어, 젝일'이란 표정으로 직장을 때려치우고

다 죽여버릴 표정으로 치킨을 꾸역꾸역먹는 수민이나,

나 좀 사랑해달라고 물총을 겨누는 재민,

파묻혀 죽임을 당할지도 모르는 긴박한 순간을 벗어나기위한

재민의 몸부림에 저새낀 빽으로 군대도 안갔을꺼라고

궁시렁거리는 정태.

시골에서 갓 상경한 가람이 호스트바에 첫 출근해서

어리버리하게 눈을 굴리고 있을때, 가람이 가져온 헬륨풍선을 보고는

소냐고 묻는 호스트바 마담.

 

질척이도록 징한 이들의 인생에 코믹함이 묻어나는

그 장면장면들은 정말이지 시원한 웃음을 터뜨리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나서는 순간 날 너무 허하게 만들었다.

 

 

** 그들은 정말 후회하지 않을까?

 

   - 내가 무식해서 그래? 나 공부 열심히 할게.

     내가 더러워서 그래? 앞으로 형만 바라보고 살게.

     내가 가난해서 그래? 열심히 일할게.

     우리 사인 뭐야? 우리 사이는 뭐에요?

 

   이 영화가 표방했다던 70년대에나 나올법한 이런 대사가

   참신하게 느껴지는 건, 그 대사를 읊는 주체가 '남자'라는데

   있다고 생각했다.

 

   이미, 수많은 Y물과 팬픽으로 다져진 내게,

   이런 내용과 대사는 '절대' 새롭지 않았지만

   그래도 살짝 '뭉클'했던건 역시나 감성을 자극하기 때문.

 

   그렇게 쫓아다닐땐 언제고-

   저 약혼한다고, "그래도 널 정말 사랑했어"라고 말하면서

   한마디도 대꾸 안하는 재민이 너무나 얄미웠더랬지?

 

   내가 이렇게 금새 이입해 버린 것은

   그들의 연애질(?)에 조금은 질투가 나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나 진심으로, 나도 연애하고 싶다고 생각해버렸다;;

 

   난 이영화를 보면서, 동성애자들의 인권이나 사랑을 존중해야

   한다는 투쟁적인 사고방식을 논하는 것이 의미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이영화는 그저 이런 사랑의 멜로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지,

   투쟁을 위한 '정치적'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평범'한 연애와 사랑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

 

   우린 '평범'하다는 우리네의 사랑중에도 후회라는 걸 한다.

 

   그런데, 저들은 '평범'한 사랑조차도 '특별'해지는데

   절대 '후회하지 않아'라고 말한다.

 

   이대로 사랑하다 타죽어도, 사랑하다 헤어져도

   저들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난 왠지, 저들만큼은 그렇다고 대답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만큼이나, 이들의 연애질과 애정행각, 그리고 사랑은

   누구보다도 '평범'하고, 그저그런 영화나 드라마 속에 나오는

   스토리처럼 '식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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