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사랑을 말하다.

김유진 |2007.01.02 00:58
조회 20 |추천 0


- 아참! 홍보부 미정씨 연락처 아는 사람 없어?

 사무실 안..
 누군가가 큰소리로 말하는 그녀의 이름을 들으며 남자는 맥없이
 구부리고 있던 등을 곧추세웠다.
 그리곤 생각했다.

 '난 아는데..  하지만 말할수가 없는데..'

 남자는 곧 쓸쓸해졌다.

 미정이라는 그 여자와 지금 이 남자..
 두 사람은 여러 이유로 남들이 모르게 사랑을 했었다.
 그 여러 이유중  가장 큰 이유는 그녀가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 야, 그냥 편안하게 말해버리자~
   뭐 어때?  사내커플이 우리만 있는것도 아닌데..

 남자가 몇번이나 얘기했지만 여자는 그때마다 싫다고 했다.
 괜히 다른 이유로 주목받게 되는건 싫다고..
 작은 실수라도 했다가는 연애하느라 그렇단 소리나 듣게 된다고..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야 끝도 없었지만  그녀의 말도 
 맞는거라서..  무엇보다 그녀가 원하는게 그렇다니까 ..
 남자는 어쩔수 없이 비밀연애에 동의를 했고, 마음껏 자랑하지
 못한 아쉬움은 비밀스러운 짜릿함으로 대신 달래곤 했었다.
 누군가가 지금처럼 그녀에 대해 물어오거나 이야기할때 난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던 것이었다.

 '난 그녀가 지금 어딨는지 아는데..
  난 방금도 그녀랑 메세지를 주고 받았는데..
  난.. 그녀와 사랑하는데..'

 그러던중 그녀가 회사를 옮긴다고 말하자 남자는 좀 화를 냈다.

 - 꼭 그렇게까지 해야돼?
   나하고 연애하는게 그렇게까지 불편해?
   넌 뭐가 그렇게 복잡해?

 여자는 또 많은 이유를 설명했다.
 원래부터 이직은 계획하고 있었고, 마침 좋은 기회가 온거라고..
 같은 회사에 있다고 더 자주 만날수도 없으니 

 옮긴다고 더 불편해질 것 도 없다고..
 하지만 그렇게 한번 어긋나기 시작한 두 사람은 틈이 점점 벌어
 지다가.. 삐그덕거리다가.. 마침내는 무너져 내렸다.
 그렇게 헤어진지 2주일이 되는 오늘..

 - 아참! 홍보부의 미정씨 연락처 아는 사람 없어?

 사무실에서 갑자기 그녀의 연락처를 찾는 목소리가 들려왔을때,
 그래서 남자는 버릇처럼 생각했던 것이었다.
 ' 난 아는데..  하지만 말할순 없는데..'
 하지만 곧 더 쓸쓸해졌다.
 이젠 영영 말할수도 없다는 생각에..  

 그리고 어쩌면 그가 알고있는 그녀의 전화번호가 

 더이상 유효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생각에..

 너는 이렇게 일찍 우리가 헤어질걸 알았나보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지 못하게 한건가 보다..
 남자는 슬픔과는 조금 다른 어떤 서운함을 한처럼 품고서 전화
 기에 저장돼 있던 그녀의 전화번호를 삭제해 버렸다.


 슬플땐 부끄러워도 마음껏 소리내 울어야 하는 것처럼
 사랑할땐 두려워도 마음껏 소리내 웃어야 했던게 아니었을까..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