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년은 애벌레를 키운다.
일년이 지나면 장수 풍뎅이가 될 거라는
그 애벌레는 아저씨의 셋째 손가락만큼이나
크고 두툼하다.
꼼짝도 않을 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머리와 꼬리를 구별하기 힘든 장수풍뎅이 애벌레는
제법 머리를 들고 두리번거리며 흙위를 기어다닌다.
소년은 장수풍뎅이를 아주 좋아한다.
하지만 쉽게 죽는다는 그 벌레의 제왕은 값도 비싸다.
그래서 공짜로 애벌레를 얻어 정성을 기울이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번씩 진흙을 깨끗한 것으로 갈아주고
날마다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면서
애벌레가 잘 살아낼 수 있도록
사랑으로 돌본다.
벌레같은 존재...
눈코입조차 알 수 없는 징그러운 그 존재가
금방 죽어버린다 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그 존재가
소년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럽고 소중하고 귀하여 돌보아야 하는
생명체, 숨을 쉬고 있기에 사랑받을 권리가 있는
생명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