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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주 언론이 주목한 책들입니다

이대희 |2007.01.08 22:49
조회 119 |추천 1

 안녕하세요? 맛있는 토스트 BOOK  입니다

 

안녕하세요? 주말에 많은 눈이 내리고 그로 인해 추위까지 찾아들어서 마음까지 꽁꽁 얼었던 한주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난 12월에는 예년에 비해 신간들이 주춤한 가운데 올해 첫주의 기대감을 상대적으로 높게 했던 것 같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던 까닭인가요? 정통적으로 새해 첫주는 한해를 전망하는 경제경영서와 인물을 부각시키는 인문서가 크게 자리했었는대 그 마저 예상을 뒤엎고 전체적으로 평이한 가운데 차분하게 첫주를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반면에 학생들의 방학때문인지 서점가는 성인 대상의 약진속에 아이들의 책들이 크게 상승하는 보기에 따라 민망한 베스트셀러 양상을 보였습니다. 7위.마법천자문 13(아울북/2006년12월), 8위.코믹메이플스토리 오프라인RPG 19(서울문화사/2006년12월), 16위.어린이를 위한 마시멜로 이야기(깊은책속옹달샘/2006년08월) 지난주에는 신간종수가 생각보다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중량감이 느껴지는 두께의 책들이 같은 시기에 나와 이목을 끌었고 경제경영서가 여전히 주류를 이어간 것이 눈길을 끌었던 한주였습니다. 이문열의 신작 소설이 정치권과 386세대의 비판론적이었던 것에 많은 언론들의 관심을 끌면서 새해 첫주의 출판가를 뜨겁게 달구며 조심스런 첫 발걸음을 내딪었습니다. 그럼 어떤 책들이 우리의 시선과 맞물렸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새해 첫주 언론이 주목한 책

 

아메리칸 버티고 American Vertigo

(베르나르 앙리 레비 지음/김병욱 옮김/황금부엉이)

여행기나 탐사기를 평할 때 흔히'속살을 파헤쳤다'는 표현을 쓴다. 그러나 다소 염기(艶氣)를 띠었지만 찬사에 가까운 이런 문학적 수사에 제대로 값하기는 쉽지 않다. 충분한 시간과 준비, 그리고 뜻있는 여정의 확보만으론 충분치 않아서다. 적절한 것 혹은 상징적인 곳을 보고 듣는 것에 더해 속 깊은 흐름을 짚어낼 식견과 통찰력, 여기에 이를 담아낼 글솜씨가 없다면 건조한 여행기나 겉핥기식 인상비평이 되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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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미국답사기인 이 책은 최상의 여건 아래 쓰여진 셈이다. 우선 지은이가 1970년대 전체주의에 대한 증오와 자유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이른바 '신철학'을 주창했던 세계적 철학자다. 게다가 파키스탄 등 세계 분쟁지역을 취재한 저널리스트이자 프랑스의 대표적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상을 받은 소설 '머리 속의 악마'를 쓴 작가며 영화감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력을 지닌 그가 2005년 미국을 1년 가까이 헤집고 다녔다. 미국 시사지 월간 애틀랜틱이 프랑스의 자유주의 사상가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탄생 200주년 기념 프로젝트였다. 그 덕에 레비는 교도소.사창가에서 민주당 전당대회장까지 관광객은 물론 보통 미국인이 쉽게 가 볼 수 없는 곳과 만나기 힘든 사람을 접했다.

일찍이 19세기에 교도행정을 살피기 위해 미국을 찾았던 토크빌은 미국의 앞날을 예시한 '미국의 민주주의'를 써 이름을 얻었다. 레비는 토크빌의 여로를 되짚어가며 세계 유일 초강대국에 탐침(探針)을 꽂는다.

뉴욕 시 안에서 별개의 도시를 이루고 있는 악명 높은 감옥, 라이커스 아일랜드가 나온다. 마천루들이 손에 잡힐 듯 눈에 들어오지만 지도에도 나오지 않고 뉴욕 시민들도 그 존재를 모르는 곳이다. 과거 그곳이 쓰레기처리장이었다는 설명에 레비는 독자들에게 묻는다. 같은 장소에서, 쓰레기들이 사회의 떨거지들로 대체됐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20년 전 지역편중 해소라는 명분으로 US스틸과 포드 사가 공장을 옮겨간 뒤 녹슨 표지판이나 해체되는 마천루 등만 남은 버펄로, 30년 전 인종폭동과 백인들의 교외 이주 후 삐걱거리는 주택과 철조망이 쳐진 술가게 등만이 황폐화를 증언하는 디트로이트 이야기도 있다. 죽어가는 대도시, 현대적 폐허를 보면서 지은이는 수수께끼를 본다. 유럽 도시의 토대가 되는 '도시 사랑'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게 아닌가 하는.

인상만 기록해서야 값진 여행기가 될 수 없다. 그래서일까, 레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빠뜨리지 않는다. 야구 발상지라는 쿠퍼스 타운의 관광객들에게서 가짜-야구는 벌써 고대 이집트에서 모습을 보였단다-임을 알면서도 가짜 신화를 믿는 보통사람들,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면서도 '훌륭한 미국인'이 되고자 유대인들을 따라잡으려 안달하는 아랍계 시민들, 하나님을 신이라기보다 마치 친절한 신사나 친구처럼 여기는 초대형 교회 신자 등 다양한 '미국인들'의 목소리를 한 자리에 모았다.

장삼이사만 나오는 게 아니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유력시되는 배럭 오바마, 정치인처럼 말하는 샤론 스톤, 클럽에서 연주하는 우디 앨런, 스페인계를 경멸하는 새뮤얼 헌팅턴 등 저명 인사들과 생생하고 날카로운 인터뷰도 실렸다.

이 자칭 반(反)반미주의자는 곳곳에서 나부끼는 국기나 틈만 나면 미국인임을 역설하는 데서 국가적 컴플렉스를 보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행태가 '모욕당한 어린이' 같다고 거침없이 지적한다. 결론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장(章)마다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 때문에 책을 읽는 것이 놀이공원의 롤러 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그만큼 속도감 있고 현란하다.

이 중 워싱턴 등 4명의 대통령 얼굴이 거대하게 암각된 러시모어 산에 관한 대목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그곳을 만든 건축가 거츤 보글럼은 악명 높은 KKK단 회원으로 원래는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 영웅 3명의 기념비를 만들려 했단다. 게다가 러시모어 산은 인디언 라코타 족이 신성한 장소로 여기던 블랙힐스의 심장부였으며 산 이름조차 인디언 착취를 돕던 변호사 이름을 딴 것이란다.

이 책은 이처럼 우리가 잘 모르는 미국의 내면을 보여준다. 읽고나면 정말 어지러울 정도로.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다소 이론적이긴 하지만 책 말미의 에필로그에서 지은이가 미국의 오늘과 내일을 정리해 놓았으니 말이다.

(중앙일보 발췌 http://news.joins.com/article/aid/2007/01/05/2867659.html)

 

 

관자 (관중 지음/김필수ㆍ고대혁ㆍ장승구ㆍ신창호 옮김/소나무)

'공자를 중시하고 관자를 경시한 것이 중국 역사의 최대 비극이다.' '관자의 사상으로 나라를 다스려야 중국이 부강하고 발전한다.'

사서오경에 끼지도 못하고, 우리에게 이름도 생소한 중국 고전 '관자'(管子)에 대해 중국사회가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기 학술대회는 물론 논문집 출간, 관자기념관 개관, 각종 연구서·번역서 출간 등 사업이 잇따르고 있다. 이제 관자는 한국에서도 연구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관자의 또 다른 이름은 '관포지교'의 한 명인 관중(管仲)이다.

이 책은 정치 경제 철학 군사 외교 교육 등 실로 다방면에 걸쳐 해박하고 명쾌한 논리를 폈던 관자의 삶과 리더십을 집대성해 다루고 있다. 관자는 고대중국의 학술·사상 백과사전이자 경세 바이블로 평가되지만, 그 내용이 워낙 방대하고 오·탈자가 많으며 난해해서 아직 국내에 완역본이 나오지 못하다가 이번에 소나무출판사에서 최초로 번역 출간됐다.

책은 '지금, 왜 관자인가' 하는 물음을 충족시키고도 남을 만한 개인과 조직, 국가가 필요한 실용주의적 부국강병의 노하우를 쏟아 낸다.


관자는 대략 기원전 725∼645년 지금의 안휘성 북부 영상에서 태어난 상인 출신 정치가다. 공자 맹자 순자가 현실정치를 못해본 것과는 달리, 그는 친구 포숙아의 도움으로 제나라 재상까지 올라 '환공'이라는 군주를 도와 40년 동안 국정을 맡아봤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제나라를 부강하게 했을 뿐 아니라 중원의 평화와 번영을 가능하게 했다. 그래서 양계초 같은 대학자는 중국 최고의 정치가로 관자를 꼽는다.

책은 1062쪽으로 방대하나 24권·86편으로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철학과, 교육학과 교수 4명이 번역에 참여해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정치·사상서를 에세이처럼 알기 쉽게 엮어놓았다.

1편 목민(牧民·정치의 근본원리)에서 86편 경중(輕重·물가 조절 정책)으로 끝나는 목차만 봐도 이 책이 얼마나 실용적 노하우를 전하는지 알 수 있다. 13편 '팔관(八觀)'의 경우 국정을 판단하는 8가지 방법이 나온다. 필요한 부분을 찾아 읽어도 좋을 듯하다.

'천하에 재물이 모자람을 걱정하지 말고, 재물을 공평하게 분배할 인물이 없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움직이면 지위를 잃고, 고요하면 저절로 얻는다.' 책에는 많은 명구가 실려 있어 깊은 지혜를 준다. (세계일보 발췌http://www.segye.com/Service5/ShellView.asp?TreeID=1052&PCode=0007&DataID=200701051354000048)

 

 

 

지구 (제임스 루어 책임 편집/김동희.이동찬.이상훈 옮김/사이언스북스)

인터넷의 정보 범람은 역설적으로 '정보의 보고' 백과사전의 조종(弔鐘)을 울리고 있다. 서기 77년 백과사전의 원조인 '박물지'를 만든 플리니우스가 알면 땅을 칠 노릇이지만 출판사들이 백과사전 제작에서 손을 떼기 시작한 지 오래다.

그래서 백과사전은 생존의 몸부림을 치면서 '진화'하기 시작했다. A, B, C…로 나가는 백과사전의 도식을 버리고 2000여 점의 고화상 사진을 넣는 등 '읽는 사전'에서 보는 사전으로의 변신을 시도 중이고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문제의식이란 관점까지 삽입해….

이 책은 바로 진화한 백과사전의 한 사례다.

지난해 출간된 '인간: 몸과 마음에서, 역사와 문화까지-인간 대백과사전'에 이은 시리즈 2탄. '푸른 행성 지구의 모든 것을 담은 지구 대백과사전'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세계 17개국에서 40만여 권이 팔렸다. 지리학 지질학 기후학 환경학 고생물학 해양학 물리학 등 지구를 둘러싼 자연과학 정보의 용광로 같은 책이다. 필진도 화려하다. 스미스소니언 연구소 광물학 주임교수인 제임스 루어 씨가 책임편집을 맡고 교수, 과학 저술가, 고생물 학자 등 10명이 공동 집필했으며 케임브리지대와 옥스퍼드대의 학자들이 감수했다.

 

이 책은 '지구라는 행성' '육지' '해양' '대기' '지질구조' 등 모두 5부로 구성돼 있으며 지구에 관한 모든 정보를 압축해 놓았다.

1부 지구라는 행성에는 45억6000만 년 전 지구의 탄생 과정부터 우주와 태양계, 달, 지각, 맨틀, 토양, 화석, 암석 등에 관한 압축된 정보가 담겨 있다.

2부 육지에는 산과 화산, 단층계, 강과 호수, 사막, 초원, 툰드라 등이,

3부 해양에는 바다와 해수, 산호초, 극지와 해양, 조석과 파도 등이,

4부 대기에는 기후, 대기의 순환, 날씨, 강수와 구름 등이,

5부 지질구조에는 지구 조판이 대륙별로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은 지구에 관한 정보의 보고이면서도 그 위에 살고 있는 인간과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서술함으로써 환경학적 문제의식도 담고 있다.

 "매일 800만 개 이상의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남태평양 듀시 섬에서는 3km의 해변에서 1000여 개의 쓰레기를 찾았다. 이 중 189개의 부표, 71개의 플라스틱병, 44개의 줄과 29개의 파이프가 포함돼 있었다. 듀시 섬은 무인도이고 대륙에서 4500km 떨어져 있다." 이런 식이다.

어떠한 가치 판단도 배제돼 있지만 '연안 오염'이라는 챕터의 편집 과정에 문제의식이 녹아 있다. 또 오존층의 파괴와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 산성비, 인구 증가 등 지구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우려도 엿보인다. 무엇보다 쪽마다 6∼10개에 이르는 사진과 그림이 압권이다. 사진 중심 편집으로 독자는 딱딱한 백과사전을 시원시원하게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다.

(동아일보 발췌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701060116)

 

행동경제학 (도모노 노리오 지음/이명희 옮김/지형)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사람은 대부분 경제학자들이었다.

하지만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실제 주인공이었던 존 내쉬처럼 수학자(1994년 수상)도 있었고,허버트 사이먼(1978년 수상)과 다니엘 카너먼(2002년 수상) 같은 심리학자도 있었다.

잘 알려져 있듯이 경제학은 효용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인간의 합리적 선택을 다루는 학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실제로 그렇게 합리적이지는 않다.

 

 

똑같은 돈인데도 공돈이라면 함부로 써버리는가 하면,면밀한 조사를 거쳐 무엇을 사겠다고 마음을 정해놓고서도 매장에 가서는 전혀 엉뚱한 상품을 사버리기도 한다.

비만을 걱정하면서도 자꾸 먹어 살이 찌고 뒤늦게 다이어트 하느라 돈을 써대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이러한 인간의 실제적 경제 행위를 설명하려고 노력한 심리학자들이 있다. 허버트 사이먼과 워드 에드워즈가 선구적으로 시작한 이후 에이모스 트버스키와 다니엘 카너먼이 이를 크게 발전시켰다. 허버트 사이먼에 의하면 인간은 효용의 극대화를 추구하려고 노력하지만 선택에 필요한 정보의 제한성과 분석 역량의 한계 때문에 완벽한 선택과 판단을 하지 못한다.

신이 아닌 보통 인간은 제한된 합리성을 추구할 뿐이다.

 

경제학에서 전제하는 것처럼 확률이론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주먹구구 방식으로 판단한다. 이 주먹구구 방식,즉 휴리스틱(heuristic)한 방식 때문에 편향(bias)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인간의 비합리적인 선택과 판단을 섬세하게 통찰한 카너먼과 트버스키는 1979년에 프로스펙트 이론을 제시했다. 이것이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 탄생의 배경이 되었다.

 

행동경제학은 인지심리학,사회심리학,진화심리학과 같은 심리학 외에도 사회학,윤리학,철학,인류학,진화생물학,행동생태학,생리학,뇌신경과학의 힘을 빌려 보다 실제적인 경제 행위를 고찰한 학문이다. 하지만 모든 학문의 종합선물세트처럼 보이는 행동경제학을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책 '행동경제학'(도모노 노리오 지음,이명희 옮김,지형)이 출간됐기 때문이다.

 

이 책은 행동경제학의 전반을 풍부하게 해설했고 갖가지 흥미로운 실험과 현실 적용 사례를 수록하여 입문서로 안성맞춤이다. 세상에는 소위 신고전파경제학이라 불리는 주류경제학만 있는 것은 아니다. 행동경제학도 여전히 비주류경제학에 속해 있지만 기술적 이론인 심리학과 규범적 이론인 경제학의 접경 부분을 다룸으로써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이성의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과 달리 감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발전된 기술적 환경 속에서 감성적인 사람이 차별성을 가져 오히려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소비자와 기업들은 날이 갈수록 예외적인 선택과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행동경제학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경제 발췌-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이마스(emars.co.kr) 운영자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07010598841)

 

 

 

일본 친구들에게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 (김진현 지음, 한길사)

"한국과 일본 앞에 닥친 도전은 우리가 손잡고 대처해야만 극복할 수 있습니다. 지구적 재앙의 예방, 근대를 넘는 21세기의 대안, 지속가능한 발전 등을 창조할 수 있는 고통과 보람을 같이 나눕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쇠를 쥔 당신의 거사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한국과 일본이 같이 지고 있는 역사의 멍에도 평화롭게 풀립니다."

'당신'이란 아키히토 일왕을 말한다. 한일관계의 정상화는 물론 "일본이 국화와 칼, 벚꽃과 할복이라는 자폐(自閉)와 모순에서 해방"돼 정상적인 나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일왕의 '자발적 거사'가 필수라는 주장이다. 그게 일본의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올 실낱같은 희망이라는 것인데, 왜 하필 지은이는 일왕을 겨냥했을까.

책에 따르면, 일본은 지금까지 한번도 민중의 저항이나 지식인의 힘으로 정권이 바뀌거나 개혁이 이뤄진 적이 없다. 보수 주류를 변화시키지 않고서는 개혁이 불가능한데, 일본의 국민이나 지식인.야당에게는 현재 그 힘이 없다. 사실 근대일본을 만들어온 굵직한 변화란 모두 외부충격의 소산이다. 메이지유신을 불러온 구로부네(黑船) 출현, 전후 질서를 창출해낸 맥아더 헌법….

지은이가 이런 결론에 도달한 계기는 2005년 거의 파국에 도달했던 뒤틀린 한.일관계. 국교정상화 40주년을 맞았던 그 해 독도문제가 터지고,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한.중.일 관계는 바닥을 쳤다. 그 이전까지 "세계와 미래를 향한 지구촌 차원의 한일관계 접근"을 점잖게 주창해온 지은이(김진현 세계평화포럼이사장)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독한 배신감을 느낀 것이다. 일본의 독선과 오만을 청산하지 않고 양국관계는 불가능하다는 확인을 했다.

 

"일본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힘에 의한 외압 뿐이다. 그밖에 일본의 성숙과 평화적인 변화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아키히토 일왕의 행동 또는 거사 뿐이다. 일왕의 역사 선언이 나와야 한다. 관련국 정부나 비정부간기구(NGO)들 역시 기존에 해온 정치가나 관료에 대한 외교만큼 황실에 대한 외교라는 새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

그것이 '한.일 공동의 집짓기를 꿈꾸며'를 부제로 내건 이 책의 최종 명제다. 하지만 이 책은 한.일관계를 다루는 차원을 넘어 문명사적 시야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저자에게 한.일관계란 지역외교 현안을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즉 한국과 일본은 '20세기 근대화의 하늘에 뜬 아시아의 두 샛별'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런 두 나라이기 때문에 지금 코앞에 다가온 지구촌 삶의 대안을 찾는 일에도 함께 나서야 한다는 것. 지은이가 보기에 2020~2050년을 고비로 어차피 근대는 소멸한다. 눈앞에 다가온 제 3의 길 찾기에 근대화 과정에서 고단한 역사경험을 나눴던 한.일의 역할이 결정적인 것은 그 때문이다.

(중앙일보 발췌 http://news.joins.com/article/aid/2007/01/06/2867851.html)

 

쌀 米 (쑤퉁 지음/김은신 옮김/아고라)

'쌀' 은 세계적인 중국 작가, 쑤퉁의 가장 대표적인 장편소설이다. 쑤퉁은 장이모우(張藝謨)의 영화 〈홍등〉의 원작자이자, 작년에 출간된 '이혼 지침서'(아고라 펴냄)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
다. 쑤퉁은 1983년에 등단한 이래, 같은 해에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위화(余華, '허삼관 매혈기'의 저자)와 함께 중국 문단을 이끌고 있다. 그는 '중국 문단의 선봉장', '중국 제3세대 문학의 대표자' 등으로 일컬어지며, 미국과 유럽, 일본 등지의 9개국에 책을 출간했다.
그런데 쑤퉁에게 세계적인 작가라는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 바로 '쌀' 이다. 쑤퉁에게 처음으로 세계적인 관심이 쏠린 것은 영화 '홍등'의 성공 때문이었지만, '홍등'의 원작인 '처첩성군'(이혼 지침서에 수록)은 중편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그후 '쌀'이 미국에 번역되어 쑤퉁 문학의 깊이와 매력을 알렸고, 또 다른 대표작인 '나, 제왕의 생애' 와 함께 연이어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지에 출간되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은 192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중국의 중소 도시를 배경으로, '대홍기 쌀집' 사람들 3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증오하고, 스스로 괴물이 되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격변하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 유장하게 펼쳐진다.
이 소설은 홍수가 난 고향을 떠나 도시로 온 주인공 우룽이 하루 세 끼를 먹을 수 있기만을 바라며 쌀집에 일꾼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렇게 쌀집과 인연을 맺은 우룽은 불쌍한 떠돌이에서 배신을 꿈꾸는 음모자로, 그리고 악의 화신으로 변모하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악하다'는 관점이 깔려 있는 이 소설은 중국에서 〈대홍기 쌀집(大?米店)〉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는데, 이 영화는 인간의 추악함을 드러냈고 직접적인 성적 묘사가 많다는 이유로 7년간이나 상영을 금지당해야 했다. 그리고 상영된 후에는 '독특한 소재로 중국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작품', '중국 에로영화의 모든 것'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악인이며, 삶은 추악하기 이를 데 없고, 세상은 지옥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그것은 작가가 인간과 세상을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일까? 답은 반대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대홍기 쌀집이 있는 와장가는 문명화된 도시를 대표하고, 쌀은 물질, 즉 돈을 상징한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우룽의 고향인 농촌이 인간성이 살아있는 이상향으로 존재한다.

"밥만 먹여달라. 잠은 서서 자도 좋다."며 일자리를 구하던 순박한 우룽이 삶의 속임수를 배우고, 마침내 타인의 생명을 앗아가는 악한이 되어가는 과정은 물질 문명의 인간성 파괴를 의미한다. 작가는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지 못하게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비열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연민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우룽뿐 아니라, 열다섯 살 어린 나이에 모피 코트와 순결을 바꾸어버린 쌀집의 큰딸, 집안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젊음을 버려야 했던 작은딸, 돈만 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 깡패 조직의 똘마니, 언제나 일확천금을 꿈꾸는 우룽의 아들, 유산을 받기 위해 시아버지가 빨리 죽기만을 바라는 우룽의 며느리 등은 모두 본능에 충실하며, ‘잘살고 싶다’는 단순한 욕심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이 결코 우리와 다르지 않기에, 우리는 악한 존재인 그들을 욕할 수 없는 것이다. 개성 있는 캐릭터를 등장시키면서도 보편적인 상황, 시대와 국적을 뛰어넘는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쑤퉁 문학의 특성은 이 작품에서도 잘 드러났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등장인물들이 바라는 '천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우룽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돈과 권력을 갖게 되지만, 발가락부터 시작하여 신체기관들을 하나하나 잃음으로써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것은 몸 여기저기가 잘리고, 뒤틀리고, 망가진 우룽이 "사람 대접을 받고 싶다"며 멀쩡한 치아들을 모두 빼고 금으로 만든 틀니를 해 넣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정점에 다다른다.


이 소설은 '대립'과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탄탄한 서사 구조와 생동감 있는 인물, 치밀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소설 읽기의 진정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며, 독자들로 하여금 삶에 대해 회의하고 반성하게 함으로써 소설의 유용성을 입증할 것이다. (쑤퉁 관련글 http://paper.cyworld.nate.com/damho/1494259/)

 

 

호모 엑세쿠탄스 1~3권 (이문열 지음/민음사)

 

소설가 이문열(59)씨가 돌아왔다. 미국 UC버클리대에 체류 작가 자격으로 머물고 있던 그가 일시 귀국한 것은 계간 '세계의 문학'에 지난 1년간 연재한 장편 '호모 엑세쿠탄스'(전3권·민음사) 출간 때문이다.

대선을 향한 정치권의 행보가 급박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대통령 탄핵이나 정부 여당내 386 세력과 대북정책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을 담고 있는 이번 소설을 두고 '문학의 정치 도구화'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대선을 의식한 작품'이라거나 '선거철마다 튀어나오는 이문열 특유의 행보'라는 비난이 그 것.

지난달 29일 귀국한 그를 2일 서울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귀국해보니 소설가가 소설을 써놓고 제발 소설은 소설로 읽어달라고 간청해야 하는 고약한 시대가 되었더군요. 소설이 현실 정치를 발언해서는 안된다는 것,아니 소설에 작가의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서는 안된다는 이 희안한 소설론은 도대체 어디서 왔을까요. 게다가 더욱 알 수 없는 일은 소설에 현실 정치의 문제를 수용하는 것을 무슨 괴변이라도 되는 양 핏대를 세우는 이들일수록 지난 시대,그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소설은 어김없이 정치적이었다는 점이죠."

'호모 엑세쿠탄스'는 그가 만든 조어로 '처형하는 인간'을 의미한다. 무엇보다도 2003년 대선 정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설의 중심적인 인식은 종말론이라는 점에서 묘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요즘 한국사회를 보면 종말론적 인식,즉 더 견디지 못할 정도로 여러 모순이 쌓이면서 이제야말로 더이상 미루지 말고 끝장을 봐야 하지 않느냐 하는 논의에 상당히 광범위하게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 같더군요. 통일만 해도 예전엔 추상적인 문제였는데 지금은 절박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게 사실인 동시에 지금 당장 통일을 해야 한다는 사람도 생겨났지요. 이게 안되면 사회는 더이상 유지될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있지요."

이같은 극단적인 종말론적 인식은 소수의 인식인데 부당할 정도로 과장되고 확대된 측면이 있다고 역설한 그는 "하지만 제가 그런 인식을 소설에 도입했다고 해서 종말론을 동의하지는 않는다"며 "자기가 무엇에 동의하는지도 모르면서 그것에 함몰되어가는 사람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4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질문을 해대는 통에 얼굴이 붉어진 그는 윗도리를 벗으면서 "모두 48장으로 이루어진 소설 내용 가운데 정치성 있는 부분은 2∼3장에 불과한 데도 일각에서는 소설 전체를 보수 반동으로 보고 공격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 뒤 페미니즘 논란을 일으켰던 소설 ‘선택’을 떠올렸다.

"이번 소설을 둘러싼 논란과 '선택' 당시의 논란은 다르지요. 사회적인 선제공격이란 점에서는 비슷한 상황일지 모르지만 내용면에서는 전혀 다르다는 얘깁니다. 당시엔 지지부진한 여성운동의 먹잇감 혹은 공동의 적으로 나를 발견한 셈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운동이 있는 것 같지는 않더군요."

그러면서 그는 자신을 보수 우파로 분류하는 현실적 잣대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지 않겠다며 건강한 보수로서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소설에 투영된 작가의 정치적 견해를 용서 못할 문학적 반칙이라도 되는 것처럼 욕부터 하고 덤비는 까닭을 참으로 알수가 없더군요. 막말로,엎어져도 왼쪽으로 엎어져야 하고 자빠져도 진보 흉내를 내며 자빠져야 한다는 소리나 다름 없는 것이죠. 90년대만 해도 나를 보수 반동이라고 몰아붙이면 저항했는데 이제는 저항을 포기한 정도로 아니라 기꺼이 그 짐을 짊어질 생각입니다. 나처럼 미련스런 사람이 있어야 뭔가 되지 않겠어요. 이번 소설은 실수 부분까지도 제가 책임을 질 것입니다."

환갑을 두해 남겨놓고 쓴 작품인 동시에 25번째 장편이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도 작가적 중압감과 책임감을 느낀다는 그는 이번 소설을 통해 "지극히 엄숙한 것들이 지극히 하찮게 쓰여지면서 드러나는 충격,혹은 지금 여기의 사소함이나 하찮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침 야당의 대선 예비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한 감회를 묻자 그는 빙그레 웃음부터 지었다. "아직도 1년이라는 세월이 남았는데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죠. 그동안의 경험을 봐도 그렇고 선거 한달 전에도 순위가 바뀌는 변수가 튀어나오게 마련인데다 아직 상대(여당 후보)조차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는 별로 의미가 없는 것 아닙니까."

노무현 정권에 대해 정견을 청했지만 그는 모호한 말로 직답을 피했다. "어떤 것은 많이 나갔다고 해도 회복되는 진전이 있는 반면 어떤 것은 불가해한 것도 있지요. 그 불가해한 부분이 더 진전되어서는 안된다는 느낌은 있지요. 그렇다고 지금 일어난 현실이 다 불가해한 것은 아닌 것이고."

오는 2월말 출국해 미국 하버드대에 1년동안 체류할 계획이라는 그는 해외 거주자를 위한 부재자 투표를 통해서라도 12월 대선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좀 쉬다가 기왕 미국에 간김에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정치 작가라는 타이틀이야 자업자득이지만 그래도 문학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그걸 완화해서 봐줬으면 합니다."

(국민일보 발췌 http://www.kukinews.com/life/article/view.asp?page=1&gCode=cul&arcid=0920411926&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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