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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 학생이 본 FTA.

이희동 |2007.01.09 14:59
조회 1,837 |추천 6

'김치와 FTA - 우리 것의 자부심에 대하여'

 

 몇 년 전에 일본에서 우리나라의 ‘김치’를 세계 무역품 규격에 ‘기무치(Kimuchi)’ 란 이름으로 정식 신청한 일이 있었다. 일본은 상품명 등록은 물론, 김치 제조법, 즉 레시피까지 자국의 특허 및 세계 특허로 신청하려 했던 시도까지 하였다. 이러한 시도는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고, 온 국민의 분노에 근거한 항의와 외교부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이를 저지할 수 있었다. 세계 유일의 건강 발효식품, 그것도 유구한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이 스스로 개발, 보전해온 ‘진정한 우리의 것’을 타국이 억지스런 권리 및 간섭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히 용인될 수 없는 것이며, 어불성설의 일이다. 하지만 더 오래고 깊은 역사 속에서, 더 공을 들여 지켜오고 발전시켜온 우리 한의학에 이러한 어불성설의 일이 일어나는데도, 지금의 우리나라의 대응 분위기는 너무나 다른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17대 1의 달콤한 유혹'

 

이번 한-미 FTA는 기본적으로 현 내각, 특히 대통령의 의지로 논의가 시작되었고, 이러한 배경 때문에 협의 과정도 매우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 문제나 장기적인 경제 불황 등의 난관을 한-미간의 전격 FTA 체결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하는 시도이기 때문에, 현재 FTA 협상은 그 내용이 아닌, 체결 그 자체에 목적을 두고 논의가 되고 있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은 ‘4대 선결조건’ 등의 파격적 조건 제시, 미국 측 조건에 맞춰가는 협상 진행 방식 등에서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이러한 협상 전개 양상은 비단 농산물, 의료약품 뿐만 아니라 자격증 상호 인정 논의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의사, 간호사, 건축사 등의 17개 자격증에 대한 상호 인정을 우리나라 측에서 요구했고, 이에 대해 미국 측에서 미국 침술사와 한국 한의사 자격증의 상호 인정을 요구했다는 것은 이미 언론으로도 잘 알려진 사실이며, 이에 대해 격렬한 논의가 사이버상이나 오프라인 상에서 이뤄진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FTA 협상단 측에서는 한의사와 침술사 간의 학제 및 수준차이가 있으므로 인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언급은 하였으나, 그 어떠한 확답도 없었다. 그리고 전반적인 FTA 협상의 흐름을 볼 때, 수치적 이득, 즉 ‘17 대 1’의 달콤한 유혹을 FTA 협상단이 적극적으로 뿌리칠 용기를 보일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한의사-침구사간 자격인정, 그 부당성에 대하여'

 

여기서 정확하게 바라봐야 할 사안은 말 그대로 ‘17 대 1’의 수치적 이득이 성립되는 것인지의 여부이다. 의사, 간호사, 건축사 등의 자격증은 어느 정도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자격증이며, 그러한 기반 위에 전 세계적으로 용인되고 인정될 수 있는 자격검정을 통해 자격증이 부여되는 범세계적인 기술 자격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의사 면허는 이러한 범세계적 자격증하고는 완전히 별개의 성격을 가진 자격증명이라 할 수 있다. 한의사 면허는 비단 한의 진료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나타냄 뿐만 아니라, 유구한 역사와 외, 내환 속에서도 선조들이 꿋꿋이 지켜온 한의학에서 발로되는 우리 민족 고유 과학과 문화가 스민 면허라 할 수 있다. 예전의 ‘김치’ 사안처럼, 한의사 자격이 타 자격증과 동등 위치에서 비교되고 교환의 대상으로 논의 되는 것은 그 저변에 존재하는 의과학적 긍지와 문화적 배경의 가치를 완전히 무시하는 무지함의 소치라 할 수 있다. 즉 일본인이 김치에 대한 소유권, 권리 등을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 얼마나 가당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알 때, 미국 침술사가 우리 한의학의 침술과 한약에 대한 조제 권리와 지식 권한을 요구하는 것도 얼마나 한심한 상황인지는 쉽지 않게 알 수 있는 것이다. FTA에서 자격 상호 인정은 그 자격에 대해 어느 정도 서로 인정할 수 있는,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는 자격제도를 두 나라가 갖췄을 때 그 자격증을 가진 인력이 자유롭게 교류하면서 각 나라의 이익을 꾀하는 논의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미뤄볼 때,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한의사 자격증 상호 인정은 논의할 가치나 여지가 없는 어불성설의 것임을 쉽게 알 수 있으며, FTA 협상단이 주력해야 할 것은 기요구된 17개 자격증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득과 실에 대한 면밀한 영향 예측 및 판단일 것이다. 즉 각 자격증에 대한 세밀한 논의를 미국과 진행하며 서로의 이익, 특히 자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풀어나가야 졸속적인 자격증 상호 인정에서 촉발될 수 있는 막대한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FTA협상의 기본원칙-탈정치, 탈외교성을 바라며'

 

 FTA 협상은 지극히 경제적인 관점에서 경제적 득실이 협상의 최우선 고려대상이 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득실 판단에 정치적 압력 내지 외교적 양보 등의 다른 잣대가 관여할수록 FTA 협상은 그 정당성과 수익성, 그리고 상식적 수준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FTA 협상 체결의 목적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되며, 그 목적이 현 경제 상황에 대한 면피 내지 국민의 환심끌기가 되어서는 더더욱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재의 FTA 협상의 진행 과정을 보면 과연 우리나라가 미국과 동일한 경제주체로서 자국의 이익을 떳떳하게 주장하고, 자국의 피해에 대해 당당히 항변하는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볼 수 있는지 의문만 커질 뿐이다. 이러한 졸속적, 그리고 저자세적 협상은 우리나라의 농산물, 의료약품, 문화에서부터 우리 민족 고유의 의학인 한의학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라도 FTA 협상은 탈정치, 탈외교적 성향을 견지하고 경제적 협상으로 방향을 잡아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 중심적 FTA 협상 방향으로 미국과의 협상이 원만히 진행하여야 향후 추진될 중국 등 강대국과의 FTA 협상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됨은 자명한 사실임을 정부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출처:club.cyworld.com/dghani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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