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의 악기라는 목소리도 이 법칙에서 예외일 수 없다. 여성의 성대는 남성 것보다 짧고, 테너나 바리톤보다는 베이스의 키가 대개 크다. 성악가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뚱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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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성악가들의 갈라콘서트는 헤비급 경연장같다. 세계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체중은 130kg이 넘을 것으로 추측된다. 육중한 몸 때문에 파바로티는 앞 좌석 시트를 뒤로 20cm 넓힌 특수 개조차를 타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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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경우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에서 비련의 여주인공 소프라노가 투신 자살하는 장면에서 밑에 놓은 나무 받침대가 그녀의 체중을 못이겨 부서지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적지 않은 성악가들은 몸이 넉넉해야 소리가 풍부해진다고 믿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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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체중과 성량은 비례할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적지 않은 성악가들에게 질문을 던져봤다. 흥미로운 것은 뚱뚱한 성악가는 "상관있다", 날씬한 성악가는 "근거 없다"며 상반되게 답한다는 점이다. 100kg의 거구인 베이스 오현명은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성악가가 배가 안 나오면 되레 이상한 일이 아닌가. 성악가에게는 몸 자체가 악기"라고 밝혔다. 대구의 한 소프라노는 "성량과 체중은 분명히 관계가 있다. 나 역시도 아기를 가져 몸이 불어났을 때 소리가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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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날씬한 성악가 ㄱ씨는 "성량과 체중은 전연 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뚱뚱해야 소리가 잘 나온다는 것은 많이 먹고 운동 안한 데 대한 변명일 뿐이라는 쓴소리도 했다. 성악가 ㅇ씨는 "살이 찌면 폐활량이 줄어 호흡이 짧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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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뚱뚱해도 너무 말라도 좋지 않으며 성대를 쓰는데 필요한 근육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량과 체중의 상관 관계에 대한 분명한 답을 찾지 못했지만 분명한 점은 배역에 맞는 외모와 체형이 캐스팅의 중요한 요소가 되면서, 뚱뚱한 성악가들의 오페라계 입지가 좁아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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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미국의 소프라노 데보라 보잇은 90kg이나 되는 체중 때문에 주역 자리를 박탈당했다. 전설적인 프리마 돈나 마리아 칼라스는 한 때 체중이 92kg까지 나갔으나 64kg까지 감량하는데 성공, '무대의 여신'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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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는 뚱뚱한 프리마 돈나 때문에 최악의 초연 실패를 맛봤다. 1853년 베니스에서 초연된 그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춘희)의 주역 소프라노 살비니 도나텔리는 폐병으로 죽어가는 가녀린 여주인공을 맡기에는 너무 육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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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말미에 의사가 그녀에게 폐병 말기에 있으며 앞으로 몇시간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 전하는 애절한 장면에서 관객들은 웃음보를 터뜨렸다. 산더미 같은 몸집을 가진 그녀가 졸도해서 쓰러지자 자욱한 먼지가 피어올라 의사 역을 한 성악가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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