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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살아 있는 책, 마음산책

한국간행물... |2007.01.12 17:59
조회 31 |추천 0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여기저기의 출판사 소개를 하고, 도서관 소개를 하다보면 갔다 왔는지, 그곳 관계자를 잘 알고 있냐는 등의 물음에 답해야 할 때 난감할 때가 있다. 전화로 물어본 내용도 많고, 홈페이지를 기반으로 작성된 질문지를 보낸 적도 많고, 직접 찾아갔던 곳도 있다. 하지만 전화 한 통화, 질문지 한 줄 보내지 않고 기사가 작성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항변은 이어진다. 구한말 『매천야록』을 쓴 황현이라는 천재적인 학자가 있었다. 직접 돌아다니며 취재하지 않았지만, 당시로서는 최고라 할 만한 저널리즘에 입각해서 시대상을 객관적으로 서술하려고 노력했던 사람이다. 황현의 업적은 내버려두면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가 사라질 이야기들을 여러 사람의 고증과 문헌을 참고하여 균형감 있게 그려냈다는 것이다. 당대의 뛰어난 편집자였던 것이다.

 


필자도 마음산책의 편집자를 직접 만난 적이 없다. 다만 원고 섭외를 위해 전화통화를 한두 번 했던 적은 있지만, 그것도 마음산책과 관계된 것이 아니라 출판계 이슈와 관련된 것들이어서 관련성은 좀 떨어진다. 하지만, 정은숙 대표가 타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을 통해서, 펴낸 책을 통해서, 하고 있는 활동을 통해서는 접할 기회가 많았으니, 직접 찾아뵙지 않았다고 하여 이 글이 허황된 잡설로 취급되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음산책은 정은숙 대표가 흥분과 설렘으로 2000년 8월 16일 문을 열었다. “마음산책”이란 이름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하는데, 독자들에게 부드럽게 스며들기 위해 한글 이름으로 지었단다. "마음으로 떠나는 산책, 사유의 산보"란 뜻과 "독서로 이루는 마음산의 책"이란 뜻을 품고 있다. 해석하기에 따라 ‘마음에 들어서 산 책’이라고 풀이하는 사람이 있다는데, 개인적으론 ‘마음이 살아 있는(산) 책’으로 작가와 독자를 이어주는 편집자의 마음이 살아 숨쉬는 책이라 하고 싶다.

 



우리 시대의 편집자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사람이 바로 정은숙 대표다. 22년간의 편집자 생활을 통해 1000권이 넘는 책의 편집에 참가했고, 현재는 후배들에게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편집자 교육기관(서울 북인스티튜트)의 교육자로서도 정력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4년에는 『편집자 분투기』(바다출판사)를 통해 편집자의 역할과 출판 정신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2006년 12월 현재 90종이 넘는 책을 펴내고 있다. “기획 개념이 돋보이는 문학서, 이야기가 담긴 예술서, 사유의 폭을 넓히는 인문서를 지향하며 출판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는 기조에 충실한 출판 경향을 보이고 있다. 마음산책의 책들이 작가와 독자의 시선을 끄는 이유는 정은숙 대표가 말하듯 “적극적으로 이야깃거리를 찾고, 기획자가 먼저 말을 거는”편집자의 적극성에 기반 한 결과물인 때문일 것이다.

 

 


마음산책의 필자로 말할 것이면 김영하, 구효서, 김점선, 박찬욱, 고종석, 박용택 등으로 해당 분야의 쟁쟁한 인물들이다. 하지만, 소설가가 반드시 소설만 내지 않고, 평론가가 반드시 평론만을 내는 것도 아니다. 마음산책의 첫 책, 『굴비낚시』는 소설가가 쓴 영화에세이였는데, 그 책의 재기발랄한 문체가 돋보였던 것과 아울러 책을 통한 문화 영역 간 교류에 있어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 예는 소설가 구효서 씨의 『인생은 지나간다』『인생은 깊어간다』등도 소설가가 인생에 대해 생각한 진솔한 이야기로 채워진 산문도 있고, 문학평론가 이남호 씨의 『혼자만의 시간』도 남다른 서정성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왔다. 미술평론가 박영택의 『미술 전시장 가는 날』은 인사동, 사간동, 광화문 등을 돌아다니며 쓴 현장의 미술 평론으로 깊이와 생동감을 고루 갖췄다는 평을 받았다. 입담 좋기로는 고종석의 『코드 훔치기』, 『고종석의 영어 이야기』등도 뒤지지 않는다. 한 동안 우리시대의 정신을 깨우던 정민의 『죽비소리』도 마음산책에서 빠지지 않을 책이다. 마음산책의 책들을 열거하다가 쉽게 입을 다물 수 없는 이유는 하나하나가 쉽게 잡을 수는 있지만 쉽게 놓을 수 있는 없는 책이기 때문일 것이다.  

마음산책 하면 정은숙 대표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홈페이지(www.maumsan.com)에 들어가면 독특한 자기소개와 내심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만화로 그려진 얼굴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출판사 옆 식당에 사는 멍멍이를 사진으로 찍어 게시판에 올리기도 하고, 영화 시사회를 본 후일담도 올려놓는다. 이들의 손이 바로 지나쳐 가는 것에 작가의 혼을 펌프질 하고, 독자의 눈을 고정시키는 책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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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 회보 [책&] 2006년 12월호에 실렸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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