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서양의 체질 분류
체질이란 형체에 기능을 결부시킨 것으로, 유전적 체질의 형성 요소와 생활 환경적 요소가 합치되어 형성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체질 개념에 대해서는 학문적 분야에 따라 학자들간에 다소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되고 있는 의학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먼저 서양의학에서는 서양의학의 비조로 일컬어지는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가 인체는 혈액, 점액, 담즙, 흑담즙의 네 가지 기본 요소로 이루어졌다는 주장으로 '4체액설'이라는 인체의 구성요소를 언급하면서 체질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또한 약 500년 이후에 태어난 갈레누스는 '4기질설'로 체질을 기질 유형에 따라 언급하였다. 그는 다혈질, 점액질, 담즙질, 우울질의 네 가지 기질로 체질을 설명하였다. 다혈질(多血質)은 온정적, 사교적, 감정적이며 흥분이 빠르고, 명랑하다고 보았다. 점액질(粘液質)은 냉정하고 정적이며 인내심이 강하고 완고하다고 보았다. 또 담즙질(膽汁質)은 참을성이 없고 정서적이며 용감하고 객관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우울질(憂鬱質)은 인내심이 강하고 지속적이나 우울하고 주관적이며 보수적이라고 보았다. 사회적 유형으로 비유한다면, 다혈질은 실업가형, 점액질은 학자형, 담즙질은 호걸형, 우울질은 종교, 도덕가형 등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크레츠머는 정신신체의학적 관점에서 인간을 '3대 유형'으로 구분하였고, 융은 심리학적 유형론을 연구하였다. 최근에는 면역학적인 분야에서 알레르기의 유형에 따라 Ⅰ형 ~Ⅴ형으로 구분하여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
한편 동양의학에서는 동양 의서 최고의 원전인『황제내경』에 음양론(陰陽論)에 의거한 음양 오태인론(五態人論)과 오행설(五行說)에 의거한 오행 이십오태인론(二十五態人論)이 수록되어 있다.
오태인이란 음양화평지인을 중심에 놓고 치우침의 내용에 따라 태양지인, 태음지인, 소양지인, 소음지인으로 나눈 것이다. 음양 25인이란 목형, 화형, 토형, 금형, 수형 등 음양오행설의 오행에 따라 구분한 것을, 이를 다시 5개씩 나누어 25개의 유형으로 설명하고 있다.
오태인에서 말하는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의 규정은 이제마의 사상의학에서 나오는 것과는 용어는 같지만 내용은 전혀 다른 것이다.
『황제내경』에서의 오태인은 음과 양의 경중을 가지고 구분하는 것이고, 사상의학의 사상인은 몸(혹은 장기)과 마음의 사단(四端)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즉 심심 양면을 관찰하여, 심신이 사람마다 어떻게 다르고 또 심과 신이 서로 어떻게 연관되는가를 연구하여 그 유형을 나눈 것이다.
금원대의 주진형은 "수인(瘦人 : 마른 사람)은 화가 많고 비인(肥人 : 뚱뚱한 사람)은 습이 많으며 흑색인 사람은 기가 실하고 백색인 사람은 기가 허하다"고 하였으며 명대의 장개빈은 양장인 ․ 음장인 ․ 평장인 등으로 나누어 체질을 논하였다. 또 『의종금감』에서는 "뚱뚱한 사람, 여윈 사람, 기가 왕성한 사람과 쇠약한 사람, 장이 찬 사람과 더운 사람이 있다"하고, "병사를 받는 것도 모두 달라 장이 차가워지거나 더워지며 또 허해지거나 실해지기도 한다"고 하였다.
청대의 섭천사는 『임증지남의안』에서 목화질 ․ 습열질 ․ 간울질 ․ 음허질 ․ 양허질 ․ 비약질 등 여섯 가지로 나누었고, 진념조는 "사람의 형체는 후박이 있고 기는 성쇠가 있으며 장은 한열이 있어 체질에 따라 한화 ․ 열화 된다"고 하였으며, 장남은 "육기의 병사가 음양에 따라 같지 않다"고 하고서 "사람을 손상시킬 때도 음양 강약의 변화에 따라 질병이 초래된다"고 하였다.
이처럼 체질은 학자들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구분되어왔고, 조선 말기에는 이제마가 사상체질론을 정립하기에 이르렀다. 이제마는『동의수세보원』에서 외모와 심섬, 체질증과 체질병증의 특징에 따라 태양인․태음인․소양인․소음인으로 분류하고, 사상인에 따른 생리, 병리, 치료 및 양생 등을 제시하였다. 이제마의 사상체질 이론은 그 이론적 근거와 임상적 활용에 있어서 다른 체질론들보다 체계적이고 일관적이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