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김희연 |2007.01.20 02:30
조회 25 |추천 0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이해인

 

'하늘에도

연못이 있네'

소리치다

깨어난 아침

 

창문을 열고

다시 올려다본 하늘

꿈에 봄 하늘이

하도 반가워

 

나는 그만

그 하늘에 빠지고 말았네

 

내 몸에 내 혼에

푸른 물이 깊이 들어

이제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

 

 

 

나에게 닥칠 수 있는 가장 큰 불행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가족도 친구도 모두 잃어버리고 혼자서 버려지는 일.

고칠 수 없는 극심한 통증이 있는 질병에 걸리는 일.

눈이 멀거나 청력을 잃거나 사지를 잃어버리게 되어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아가게 되는 일.

 

이런거 정도 있을까?

 

구도하는 마음으로 하룻동안 간신히 역지사지하더라도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온 몸으로 그 상황을 체험해본다고 하더라도

상상할 수조차 없는 아픔이겠지.

 

 

행복이 너무도 일시적인 것.

행복은 언제나 다가올 불행을 담보로 하는 시한부와 같은 것.

곧 다가올 불행 때문에

행복할 때도 마냥 행복하지 못하고

마음엔 불안이 가득한 것.

 

 

나는 순간 불안감에 휩싸였다.

내가 지금 잘 먹고 잘 자고 잘 사니까

내 행복이 건강한거지

작은 사건이라도 터지면

내 가련한 행복은 곧 죽어버리고 말거야

 

 

난 정말 불행을 감당할 수 있을까.

 

 

 

내 행복의 수명을 조금더 연장해보겠다고

새벽이 다 가도록 나는 골몰했다.

 

 

아무도 없는 작은 골방에 엎드려서 내 행복을 살려달라고 외쳤다.

 

노파심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에겐 너무 심각했다.

 

 

다시는 내 가슴을 내 손톱으로 생채기 내는 일 따위는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이젠 정말 치유되고 회복되고 싶었으니까.

슬픔을 중얼거리는 버릇 따윈

이제 버리고 싶었으니까.

 

 

 

삶은 언제나 극적이다.

인생이 재미있는 것은 언제나 반전을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 나에게 

진정한 Healing Time이 찾아왔다는 거다.

Healing Time이란 말도

그냥 내 멋대로 지어낸 말이었는데 말이지.

 

 

놀랍게도

신의 각본

제작

연출

드라마.

 

 

주요 줄거리는

신과 주인공인 내가

나의 행복을 죽이지 않기로

약속한다는 내용.

 

 

신과 약속을 하게 될 줄이야.

 

Oh, my God!

 

 

 

행복은 죽이지 않기로 했다고

불행이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불행이란 질병은 아직도 존재하고, 

바이러스는 시시각각 내 몸에 침입해온다.

 

 

중요한 건 내 몸이 자체 치유력이 생겼다는 것.

 

 

더 독한 불행을 물리칠 수록

내 행복은 내성이 더 생겨서

점점 더 건강해질 것이라는 것.

 

 

 

 

결국 Healing Time은

아마도 내 평생동안 방영될 일일연속극이 될테지.

 

 

 

 

아주 아주 긴 시간동안 내가 찾아다녔던

회복의 비법은 이거였다.

 

 

 

나는 이제

'해답이 없다는 것이 해답' 이라는 말은 믿지 않을테다.

그것은 해답을 찾지 못한 사람의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으므로.

 

 

해답은 있다.

그것은

바로

해답을 찾는 사람 자신에게 있다.

여기저기서 해답을 찾은 이들의

'빙고!' 라고 외치는 소리를 잔뜩 들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싶다.

 

 

눈물겹도록 슬프기만 했던

너무도 고단하고 힘들기만 했던

그 삶의 끝에서

마치

만병통치약을 얻은 것처럼.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