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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사시나무에 내린 겨울-원당 종마장의 설경

이대희 |2007.01.20 20:13
조회 28 |추천 0

moya

 

햐얀 눈이 내린 원당 종마장 의 이국적인 풍경

 

 

새벽부터 내린 눈에 괜시리 안절부절하다 가볍게 아이들과 함께 짧은 겨울여행을 떠났습니다.

 

 

여름에는 눈이 부시도록 푸르름에 눈을 멀고 겨울에는 하얀 색의 눈에 마음을 멀게 합니다.

 

 

순백의 초원에 말 하나. 그대로 아름다운 점 하나로 남습니다.

 

 

두그루의 나무가 추운 바람결에 손을 마주하며 체온을 나눕니다.

 

 

하얀 나무울타리에 자유로움을 느끼는 건 무슨이유일까요?

 

  보이는 모든 세상이 하얗습니다. 내마음도 하얀색을 닮아갑니다.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이고, 가장 소중한 순간은 지금 당신이 보내고 있는 시간입니다."  

 

양옆의 은사시나무는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여름에는 초록잎으로 시원한 청량감을 선사하고, 가을에는 파스텔의 색감으로 반기고 겨울에는 잔가지에 얹혀져 있는 여백의 미를...

 

  사랑이라는 말이 겨울에 눈으로 내린다면 이만큼은 되겠지?  

 

흰색의 원고지에 글을 채워가 듯 서산에 해는 붉은 빛으로 저물어간다.

 

 

기여히 지는 해를 이제는 놓아주어야 한다.

 

  하얀 눈이 순수를 닮았던가. 시선 머문 곳이 아름다움이 있기를 바라지 않고 시선 두는 마음에 아름다움이 있기를....  

 

모두가 아름다움이다. 그렇게 바라보고 싶은 겨울이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11만평의 넓은 원당 종마장은 삼송리(경기도 고양시)을 지나 희릉,효릉,예릉이 있는 서삼릉 옆에 위치한 말들의 낙원이다. 경주마를 키우기 위한 공간이며 은퇴한 경주마를 배려한 곳이라고 한다. 사실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있는 서삼릉이나 경주마를 위한 장소라는 의미보다 나에게는 10여 년 전의 데이트 코스로 남다른 공간이 더욱 설득력 있는 곳이다. ^^;;

 

연애시절과 두 아이를 위해 여름에 자주 들렀던 곳이지만 이렇게 겨울, 그것도 눈이 내린 날에는 처음이다. 푸른초원의 무척 이국적인 모습만 보다가 하얀 눈이 덮힌 낯설은 겨울풍경을 보니 이곳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몰랐던 새로운 장소를 찾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두손을 잡고 산책하듯 가볍게 걷기 좋고, 조용해서 카페처럼 큰소리로 이야기하지 않아 조용한 성격의 우리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이곳에 한동안 멀리 했던 것이 아쉽다. 이제 두사람이 아닌 두 아이를 데리고 거닐고 있는 이곳이 옛날을 회상하는 추억거리와 가까운 고향을 찾는 기분마저 들어 새삼스럽다.

'행복이란 늘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는 곳에 있구나' 라는 말이 떠오른다. 어느덧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다소 복잡한 명소가 되었지만 아직도 이곳에서 눈을 감고 거닐 수 있는 몇 안되는 땅내음이 물씬 느낄 수있는 우리의 공간으로 남아 있기를 소망한다.

 

m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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