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
'증오는 사랑보다 오래된 것이다' - 아가톤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은 미움으로, 사랑과 미움은 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공존한다는 걸 뜻한다.
사랑은 무엇인가를 절실히 원하는 상태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욕구를 상대를 통해서 실현코자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가까워진다는 것은 헤어지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서로의 내면에 좀 더 깊이 다가감이요, 그럼으로써 서로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여러 힘과 충동에 고스란히 노출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까워지면 자신의 경계를 잃어버리고 상대에게 속할 것 같은 두려움과
상대에 의해 조정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와 함께 자율성을 지키고
싶은 욕구 등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욕구는 너무 친밀해지는 것을 근본적으로 봉쇄하게 만든다.
특히 그러한 충동을 억제할 수 잇는 자아의 힘이 약한 경우
사랑은 더욱 위험하고 두려운 것이 되기도 한다.
이때 사랑을 해도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다는 사실마저 알게 되면
그 분노는 더욱 거세진다.
그 분도를 나오는 대로 상대에게 터뜨릴 것인지 사랑으로 승화시킬지는
나에게 달려 있다.
사랑의 이름 아래 분노는 그렇게 나를 비웃으며 나를 시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