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난 팀로스란 배우에 대해 전혀 모른다.
쥬세페 감독? 시네마 천국을 감독한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개인적으로 모니카 벨루치에 관심이 있어서인지 '말레나'의 감독이었다는 정도? 누구나 아는 그정도...
오히려 아무런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본 영화가 더 깊게 더 강렬하게 뉴런을 공격한다. 단 한장면도 놓칠 수 없는 이 영화를 미루고 미루다 결국 9년이 지난 오늘 보게되는 것은 그 것이 운명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가 태어나고 자란 버지니아호에서 내리길 결정했을 때,
그리고 배와 육지를 연결하는 계단 중간에서 고민을 할 때,
난 그가 내리길 바라면서도, 또 결코 내리지 말기를 간절히 바랬다.
그 두 가지 마음이 내 머리를 괴롭혔고 또 어지럽혔다.
나인틴 헌드레드.
그는 왜 내릴 수 없었을까.
그 것은 마치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하지 못하는 용기없는 내 모습.. 그것이 아닐까?
지금의 편안함과 안정감이 깨저버릴 것 같은 두려움.
받아들여지지 않은 마음에 대한 실망. 괴로움.
늘 새롭길 바라면서도 결국 안정된 현실을 추구하는 평범하고 평범한
노멀들의 삶. 때문에 그가 계단을 내려가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행복과 성공을 얻기를 바라면서도 배에 영원히 남아 한정된 행복을 한정된 사람들 속에서 한정되게 느끼길 바라는... 그냥 나와 같은 평범한 삶을 살기를 원하는 이율배반적인 나의 이기심이 깔려있는 것이다.
내가 이룰 수 없는 것을 누군가 이루는 것을 보고 대리만족을 느끼거나,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다른 누구도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현실에 안도의 숨을 내쉬는 비겁한 모습...
그런 용기없는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서도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잠을 자고 있는 그녀의 입술을 몰래 훔치는 것 뿐이었다.
용기가 없다면 비겁할 수 밖에...
여기서 감독은 묻는다.
항상 새로움에 갈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주어진 자신에 대해 인정하고 그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왜 실망하고 괴로워하고 힘들어 해야하는 것인가?
좁은 내 세상에서의 작은 행복, 그러나 더 넓힐 수 없는
내 작은 공간안에서의 닫혀진 삶.
그 것은 그것대로 좋은 것 아닌가? '내가 행복할 수 있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내 작은 세상에서 행복하다면, 무리해서 넓힐 필요가 있을까?
상처받는 것이 두렵다면, 상처받지 말고 그 상태로 살아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게 행복하다면, 무리할 필요는 없지않을까?
그 답은 나인틴 헌드레드가 이미 나에게 들려주었다.
"웃지 말라구! 슬픈 이야기야 맥스!
영원히 오른쪽 팔 두개로 살아간다 생각해 보라구!"
그는 자신의 닫힌 작은 세상에서 살다가 역시 그 곳에서 생을 마감하길 원하고 또 그렇게 한다.
하지만 그는 위의 대사를 통해 죽음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세상이... 즉, 희망이 있을 것을 앞으로 살아갈 맥스에게 알린다.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짧은 나인틴 헌드레드의 삶.
역시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다.
강력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