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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장사 마돈나

한나 |2007.01.29 10:29
조회 55 |추천 0


정말 간만에 올리는 영화이야기^^ (오늘껀 많이 길다;)

 

퀴어영화로는 재미있다는 평을 은근히 들었던 천하장사마돈나.

 

웰컴투동막골에서 머리에 꽃꽂은 미친뇬;을 죠아라하다 총맞아

죽었던 그가 살을 팡팡 찌워 여자이고 싶은 소년 동구가 되었다.

 

어려운 캐릭터를 마다하지 않은 주인공 류덕환 군의 열정에도

마음이 갔지만 이 시나리오의 작가 '김 비' 씨도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에 더 흥미로웠던 영화였다.

 

사실, 기독교적인 관점에서라면 (하나님의 창조는 완벽하다는 전

제하에;) 트랜스젠더라던가 동성애자는 당연히 인정하지 않아야

할 것이겠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들을 대다수의

사람들이 원하는대로 고칠 수 없다면!) 오히려 사회적으로 버림받

은 성적소수자들을 보듬어 줄 교회(기타 등등)가 더욱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나로서는..

 

그들을 태생적인 장애인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치유가능한 정신

질환자로 볼 것인지.. 이것을 알 수없기 때문에.. 저들을 왜 그렇게

만드셨는지 나중에 하나님한테 가서 물어볼 때까지는..

(.....????? 결국 모르겠다.)

 

결국 성적소수자에 대해서는.. 나는, 내 태도를 결정할 수 없다!

(정죄는 더더욱 할 수가 없다. 해서도 안 되는 것이고;)

 

 

 

어쨌든 영화이야기로 돌아갈란다.

 

 

1. 왜곡

 

우선, 화면구성이라든지, 캐릭터라든지, 전반적인 연출에 만화적

인 요소가 상당히 많이 가미된 영화였다. 결국 트랜스젠더라는 소

재를 떠나 연출 자체에서부터도 대중적 취향에서 은근히 벗어난

영화였던 것. 한편 거기에 매력이 있기도 하니깐.. 뭐.ㅋ

 

대다수에게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정

상적이라고 여겨지는 현실을 비정상적으로(여기에서는 만화적으

로) 왜곡하는 방법이 상당히 효과적일테니 말이다.

 

 

 

2. 이상한사람들

 

캐릭터는 또 어떻고;

하루가 멀다하고 장래희망이 바뀌는 중국집아들녀석(이 녀석, 취

미도 참 고상ㅠ하다. 왜 집에서 현미경으로 정액을 관찰하는 것인

가;;), 툭하면 꼴려서;; 다리를 배배꼬는 녀석, 겨드랑이가 지나치

게 민감하여 씨름을 시키기 참으로 난감한 녀석, 조~낸! 찌질이같

이 생겨먹어가지고선 주인공을 괴롭히는 쌍둥이 녀석들,

거기다가 촌스러운 이름이 천하장사에 어울린다는 이상스런 집착?

을 지닌 씨름부 감독은 만성변비인지 만날만날 똥만 싸러 화장실

에서 산다..ㅠ

정상적인 캐릭터가 없다. 없다. 없다..... 있다!ㅋ

이언이 있었군..ㅋㅋ (주장이다.ㅋ) 

뭐, 그 녀석도 만년 2등의 설움을 지닌 가슴 아픈 녀석이지만..

이언이라는 눈요깃거리만으로도 조금 나은 건가..ㅎㅎ

(호오~ 씨름선수출신이었구나;;;)

 

어쨌든 이런 만신창이 배경 속에서 우리의 마돈나 동구는..

영화 속의 유일한 정상적인 캐릭터로 보이기도 한다.

성적정체성이라는, 자신의 자아에 대한 정말이지 진지한 고민을

하는, 영화 속에서의 유일한 정상적인 녀석이 아닌가 이 말이다.

 

모두가 비정상이기 때문에, 붉은 립스틱을 바르며 행복해하는

동구의 모습이 정상적으로 보였던 것일까.

 

 

 

3. 엄마아빠, 여성남성, 갖고싶은것버리고싶은것

 

왕년의 아름다운 소녀스타 이상아를 엄마로, 왕년의 아시아게임

복싱동메달리스트를 아빠로 둔 우리의 동구.

 

여기서 또 잠깐..!

'주먹이 운다'의 최민식(여기서는은메달이다)에 이어, '로망스'의

조재현을 이어, '공필두'의 이문식을 이어 또!

아시안게임메달리스트가 또 등장했다;; 또또.. 아무도 그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은or동메달리스트라는 소스를 또 울궈먹는 우리

의 영화계;; (일부러 그러셨습니까ㅠ)

메달리스트가 그렇게 많나.. 우리나라 아시안게임메달리스트는

다 영화처럼 사나보다..ㅋㅋ ㅠ

 

어쨌든 엄마는 예뻤고, 부상으로 날개를 접은 아빠는 상처입은

야수였다..

 

남자 성적소수자의 경우, 남자형제가 많거나 지나치게 남성적인

아버지를 둔 경우가 많다던가..

상처입은 야수캐릭이 항상 그렇듯 항상 술에 쩔어있는 아버지는

항상 "가드를 올려!" 윽박지른다.

(여기서 '참 잘했어요 가드를 올려요' 폐인스탬프가 왜 떠오르는

것인가;;;ㅠ)

 

여성성을 지향하는 동구는 아름다운 엄마에게는 더욱 동질감을

느끼고, 동구가 느끼는 남성성의 대표격인 아빠는.. 동구에게 죽

음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영화 전반부, 아빠의 포크레인이 오는

소리에 동구는 사실, 죽음의 충동을 느꼈던 것 같다.)

 

동구는 남성의 몸을 가지고 태어난 여성.

 

동구에게 있어 너무도 버리고 싶었던 남성성은..

죽어도 되는 것,

죽어야 하는 것이었다.

 

 

 

4. 보라색샅바의 아이러니

 

청샅바, 홍샅바.

동구는 이것들을 섞어 빨아서 보라색 샅바로 만들어 버린다.

사실 동구는 청색과 홍색이 섞여버린 보라색같은 존재아닌가.

몸만의 어지자지였다면 마음따라 하나를 선택했을 것이지만 몸과

마음이 섞인 어지자지는 어찌 하나를 버릴 수 있을까.

 

이거 정말 아이러니하다.

씨름? 남자의 운동이다.

힘의 자랑, 남성성의 극치다.

몸을 섞고 땀과 모래가 범벅이 된다.

동구? 힘도 좋고, 타고난 씨름선수란다.

그런데 여자가 되고 싶어 씨름을 한다.

뚱뚱하고 못생겼다. 몰래 여자옷을 입었다가 옷이 터져버렸다.

수염도 난다. 코밑의 검은 점에는 검은 털까지 난다.

보기 싫다. 뽑아버린다.

우리가 원하는 건 하리수같은, "여자보다 예쁜 남자"다.

하지만 그것은 상품일뿐이다. 예쁘니까.

모든 트랜스젠더가 예쁘지 않기때문에 신기해서 나온 상품인거다.

작가 "김 비"씨도 트랜스젠더다. 그러나 그는 예쁘지 않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확실한 정리가 되지 않아 그녀라 쓰기가

조금.. 애매하다. 양해바란다.)

호르몬주사를 맞는다 해도, 뼈를 깎아낸다 해도 더 이상 바꿀 수

없는 틀은 있다.

예쁘지 않은 여자.

여자같지 않은 여자.

커다란 발을 가진 여자.

아무리 고쳐보아도 여자의 옷만 걸친 남자.

 

이것은 아이러니다.

 

하지만 그들은 인정받기 원한다.

예쁘지는 않지만, 나도 여자라고.

 

동구는 여자지만, 씨름을 했다.

 

 

 

5. 살고싶은거라고.

 

식상하다.

되고 싶은 게 아니라 살고 싶은 거란다.

너무 많이 들었다.

희망사항이 아니라 존재의 의미란다.

그런데 인정받지 못한다.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저 녀석 여자가 되고 싶대.' 신기해 한다.

"무서운 꿈을 꾸었구나?" 겁나 부드럽던 초난강오빠도 결국에는

일본어로 쏼라쏼라 욕을 해댔다.

(아놔.. 꽃돌이 난강오빠 대사 중간중간 '정말 사랑해요' 가사가

나와서.. 아~ 아~ 춤추면서 아카라카 응원할 뻔했다;;ㅋㅋㅋ)

하지만 그들은 틀렸다한다.

그건.. 될 수 없는 거니까. 되어 있는 거니까. 살고 있는 거니까.

그래서 또 말했나보다.

희망사항이 아니라고. 그렇게. 살고 싶은 거라고.

너무. 중요하니까. 다시 한 번. 말했나보다.

 

 

 

6. 뒤집기한판

 

뒤집기가 멋있어서?

아니다. 동구에게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동구가 뒤집기에 성공한 건 딱 한 번뿐이다.

아빠.

아주. 그냥. 날려버렸다.

곱게 화장을 하고. 머리핀을 하고. 여자의 옷을 입고서.

멀리. 날려버렸다.

 

한참을 맞았다.

터지고, 차였다. 굴렀다.

동구의 여성성은 죽도록 맞았다.

 

하지만 이겼다.

동구를 죽일 것 같았던 아빠의 포크레인의 공포도 이겼고,

정작 포크레인보다 무서웠던 아빠도 날려버렸다.

 

주장과의 결승장면에서 사실, 뒤집기로 이기는 동구를 기대했다.

하지만 동구가 뒤집기로 이겨야 할 것은 주장이 아닌, 그를 적대

시하는 남성성과 세상의 따가운 시선이었기에 영화에서는 주장

과의 한판에서 조금 다른 연출을 한다.

그 역시도 결국 여성성의 승리라는 식이었지만.

 

무서웠던 아빠도, 강한 주장도 그의 여성성으로 이겨버렸다.

 

뒤집기는 결국, 동구 안의 여성성의 승리였다.

 

 

 

7. LIKE A VIRGIN

 

"나 좀 헷갈릴라그래."

 

씨름부의 이상한 녀석. 기어이 선배들까지 헷갈리게 만들었다.

그의 여성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씨름대회에 우승한 동구.

힘이 아니라 웃겨서 이겼다.

의도하지 않게 웃겨버렸다.

왜 웃겼냐고?

항상 뽑아줬던 코밑 점의 털오라기를 안 뽑았다.

그런데 그게, 웃겨버렸다.

동구에게 있던 여성적이지 않은 털오라기 하나가..

그에게 어울리지 않아서였던지 주장을 웃겨버렸다.

동구에게 남성성은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동구는 결국 환상 속의 마돈나를 따라갔다.

마돈나가 되고싶었던 그는 씨름에 이겼고, 여자가 되었다.

마돈나가 되어, LIKE A VIRGIN을 불렀다.

 

모두가, 마돈나 동구의 관객이 되어주었다.

 

 

 

[Epiloogue]

 

사실, 별거 아닌 영화같았다.

하지만 보고 나서는, 잘 만들었다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트랜스젠더, 이해할 수 없지만 이해하지 않을 수도 없는 사람들.

 

이상한 사람이라고 보기 전에, 그들 안의 인간적인 갈등도 한 번

쯤은 생각해보자. 이해할 수 없지만 욕을 하기 전에 한 인간으로

서 힘들 거라는 것 정도는 생각해줄 수 있지 않을까.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미국의 인종, 성, 노인차별과 관련한 평

등권 판례에서는 이런 말을 한다. 피부색이나 성별, 나이와 같이

자신의 노력으로는 절대 바꿀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차별한다면

이는 평등권의 본질에 반하는 것이라고.

만일 트랜스젠더의 문제가 단순히 정신질환의 문제가 아닌, 태생

적인 장애의 문제라면 위의 판례와 같은 관점의 대답밖에는 할 수

가 없게 된다. 그들이 노력해서 다수의 사람들처럼 될 수 있는 것

은 아니지 않은가!

ㅡ 물론 정신질환의 문제로 치부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해서, 처음에도 말했지만 나는 내 태도를 결정할 수 없다 말했다.

나중에 하나님께 대답을 듣기 전에는.

 

사실, 거부감이 들 것이다. 솔직히 거부감이 든다.

다만, 마음은 열어둘 것이다.

그들도 나와 똑같은, 살 가치가 있는 인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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