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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은 무슨, 선장은 또 웬말인고...

최용일 |2007.01.29 18:23
조회 412 |추천 0

열린당이 무슨 타이타닉이라고 ‘타이타닉’이 키워드로 떴단 말인가? 열린당 창당 주역인 천정배 의원이 탈당에 앞서 “침몰하는 타이타닉에선 뛰어내리는 게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광재 의원 역시 “타이타닉이 침몰할 때 남성들은 어린이, 여성을 구하기 위해 대부분 구명보트 타기를 거절하며 익사했다. 창당 주역인 천 의원은 마지막까지 남아 ‘선장’ 역할을 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문희상 전 열린당 의장도 최근 “타이타닉처럼 침몰하는 거함에서 창당했던 사람은 마지막까지 키를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저 열린 돼지우리라고 해주고 싶은데, 난파하는 김에 타이타닉이면 어떻고 나룻배면 어떻겠냐마는 열린당이 무슨 저 유명한 거함 타이타닉이라도 된단 말인가? 침몰한다는 공통점 말고는 타이타닉 같은 호화로움도 거함 같은 위풍당당함도 없질 않은가? 하긴 백년을 간다더니 고작 4년 만에 침몰하는 부실공사도 같은 건가? 내는 모르겠다.

 

 

하긴 뭐 열린당을 타이타닉이라고 먼저 부른 것이 자기들이 아니라니 자화자찬이라고 탓할 것도 없을 거고, 망조든 김에 자화자찬 좀 하겠다는 데 물에 빠져서 입만 동동 뜨고 싶다는데 기냥 넘어가보자.


열린당의 [타이타닉적 망조론]을 먼저 말한 게 다름 아닌 그 타이타닉에서 나룻배 하나 훔치다시피 얻어 도망쳐 나온 민주당이란다. 작년 6월 노 대통령이 여당 대선 후보로 ‘외부 선장 영입론’을 언급했을 때 “아무리 유능한 선장을 모셔 와도 침몰하는 타이타닉을 되돌릴 수 없다”는 논평을 냈었다고 한다. 그때 쯤이라면 오늘의 이 사태를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알았을 거고, 아마 사촌이 논 산다니 배 아파서 그랬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어쨌든...

 

다 좋은데, 늘 입이 근질근질해서 못 산다는 우리의 입큰녀가 빠질 수 없었는지 “여당은 타이타닉의 침몰”이라며 “영화를 보면 여자·어린이·노인들을 내리게 한 다음 선장은 그 배와 최후를 같이 했는데, 열린우리당은 선장이 먼저 뛰어내렸다”며 천 의원의 탈당을 비판했다고 한다. 심재철 본부장도 여당의 ‘탈당 도미노’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타이타닉 행동”이라고 했고, 여든 야든 다들 시건방을 오두방정 떨 듯 하니 귀여운 데가 없진 않아 보인다. 나름 재미도 쏠쏠하고. ㅋㅋ


그러나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랬다. 천 의원이 무슨 선장이라고 할 만 한 격은 되는 건지. 앞으로 정동영도, 김한길도, 심지어는 노무현도 다 도망친다던데 그때마다 다 선장 운운할건가? 아, 맞네. 선장이 그리도 많았으니 배가 산으로 간 거구만. 산에 처박힌 거지 침몰한 게 아니구만.


그런데 또 생각난다. 난 너무 쓰잘떼기 없이 아는 게 많아 병인가 보다. 배가 난파할 때는 그 배가 나룻배든 타이타닉이든 가장 먼저 빠져나가는 것이 사람이 아니라 쥐새끼라던데, 혹시 지금 떠나는 저 인간들이 쥐새끼는 아니었을까? 

 

지금 천정배가, 내일일지 모렐지 모르는 날의 김한길이, 정동영이, 노무현이 열린당의 선장이란 말인가? “침몰하는 타이타닉과 함께 죽는 것이 멋있을 수 있지만, 개인 사업가가 아닌 공적인 책임을 가진 정치인이기에 민생 개혁의 전진을 바라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떠나는 변까지 늘어놓고 간 천정배가 선장이라면 비록 타이타닉도 못되는 나룻배지만 내 사랑하는 애선의 그 손때 묻은 돛대, 아니면 노나 키를 안고 바다 속에 같이 잠들어 있는 진짜 선장님들이 욕한다.


뱃사람들에게 물어보라. 배가 난파할 조짐이 보일 때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가? 제대로 된 선장이라면 아마 무거운 짐을 버릴 것이다. 어떻게라도 단 1분이라도 더 버티면서 구조를 기다리기 위해서. 하다하다 그것도 안 될 때 그때 가서 노인네, 어린이, 여성부터 구명정에 태워 떠나보냈을 것이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선원들이 구명조끼 입고 차가운 바다로 뛰어들 때, 선장은 눈물을 머금고 외로운 늑대처럼 그저 침몰해가는 배의 갑판에 서 있을 것이다.  떠내려가는 짐짝이며, 구명정이며, 사람들을 보다가 한 방울 눈물이나마 바다로 떨궈 보내 그 뒤를 따라갈 수 있게 했을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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