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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팬티 어디갔어!!

박지성 |2007.01.30 10:51
조회 285 |추천 2


군대가는 바보들...

 

2. 이불도 못 개는 바보들...

 

5> 내 팬티 어디 갔어!!!

 

"내 팬티 어디갔어!!! 니 네가 훔쳐간 거 아냐?! 내 놔!!!"

 

각개전투가 끝나고 이른바 쵸콜렛(=진흙 범벅을 이르는 말)이 된 훈련병들을 샤워장에서 통제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가뜩이나 밀려드는 훈련병들이 많아서 통제가 어려워지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인원이 소리를 빽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감히 훈육 분대장님이 있는 앞에서 소리를 지르는 개념 상실의 시대에 사는 인원이 누군인지 얼굴이나 보려고 보니 입소 때부터 KMPI(=인성테스트)에서 정밀 관찰 판정을 받은 훈련병이었습니다.

 

"모하는 짓이야!! 임마~~~!!"

 

걸렸구나 싶어서는 얼른 다가서서 크지도 않은 눈을 잔뜩 부라리며

샤워장이 떠나갈듯하게 일갈을 터뜨렸습니다.

 

근데 이 녀석이 마구 울기 시작하는 겁니다. 덩치도 좀 있고... 살집도 많은 녀석이었는데 알몸차림으로 갑자기 막 울어제끼는데 천 명이 넘게 훈련병들을 봐 왔던 저였지만 당황할 수 밖에 없었죠....아니 팬티 잃어버린 게 그렇게 서러운 일인가 싶었죠 ㅡㅡ;

 

이상하다 싶어서 일단 샤워 마무리 시키고 옷 입으면 바로 저에게 튀어오라고 말하고서는 샤워장 밖으로 나갔습니다. 샤워장 밖에서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며 막사 뒷편에서 조용히 담배 한대를 피웠습니다. 아니.. 내가 그렇게 못된 짓을 했나?! 싶어서요...

 

담배를 탁탁 끄고 막사에 다시 들어왔는데도 아니.. 이 녀석이 아직도 내무실에 들어와 있지 않은 겁니다. 다른 전우들은 벌써 다 도착해서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데... 진짜 이놈이 오늘 각오를 하고 날을 잡았구만 싶은 생각에 샤워장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너 이자식아!!!!!"

라고 하려고 했는데...

 

이 녀석 아직도 알몸인 채로 쭈그려 앉아서 울고 있더라구요...

민망했지만 옆에 다가가서 쭈그려 앉아서 물어봤죠...

 

"너 임마! 왜 그래!! 무슨 일있어?! 누가 때렸냐?!"

(이 때는 목소리 상당히 나긋나긋했습니다...ㅡㅡ;)

 

그 때 이 녀석이 충격적인 이야기를 저에게 했습니다.

"저 팬티가 이제 한장 도 없어요....엉엉!!"

 

두둥!! 이었습니다..

 

"야! 너 그러면 그 동안은 어떻게 지냈는데?!"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빨았는데 안 마른 거 아닌가?! 그럴리도 없잖아. 갈아 입을 속옷은 없어도..적어도 아까 입고 온 속옷은 있을 텐데.. 각개전투 2일차라 어제도 땀도 많이 흘렸잖아...설마 이 자식 한 벌로?!?! 에이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다죠?! 그랬습니다. 이 녀석 신병교육대 2주차인데 그동안 빨래를 했던 속옷들을 하나하나 잃어버리다가 3일전부터 달랑 그거 땀으로 쩔디 쩔은 팬티 한장에 의지해서 지냈던 겁니다.

원체나 소심하고 했던 녀석이라 다른 나쁜 녀석들이 하듯 지도 어디서 몰래 한장 주워와도 될 것을..

 

 그냥 그렇게 땀도 많이 흘리는 여름에 그러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아~ 눈물이 팽 돌데요. 지저분한 놈.. 뭐 이런 생각을 떠나서 아..

군대가 사람 이렇게 비참하게도 하는구나. 팬티 한장이 뭐라고 사람 이렇게 부끄럽게 만드나.. 나는 또 뭐가 잘났다고 알아보지도 않고 소리부터 질렀나 싶더라구요..

 

 

 

 혹시... 이 이야기가 더럽다구 생각되시나요?!

 아니면 아~ 참으로 칠칠맞은 놈이구나라고 생각되시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아직도 이 이야기를 군대 갔다온 남의 이야기 정도로만 치부하고 있는 겁니다. 글쎄요.. 나이 스무 살 이상 씩이나 먹은 녀석들이 자기 소지품 하나 못 챙기는 거.. 어찌 보면 이상한 일이지만요, 이런 일이 자대 뿐만이 아니라 신교대에서는 정말 비일비재합니다. 아예 샤워장 문 앞에 

 

 나갈 때도 들어 올 때와 똑같이 물품을 챙겼나요?!

 

라고 글까지 써 놓겠습니까 ㅡㅡ;

 

 훈육 분대장이나 소대장들이 매일 같이 보급품 검사를 하고 샤워장에 떨어진 속옷, 양말들 빨아서 다시 재 분배해주고 해도... 늘 보급품 잃어버리는 인원들이 꼭 꼭 꼭 있습니다.

 

 

물론 자대가면 전역하는 선임들의 물품을 받아서 다소 유연성있게 보급품을 관리할 수 있다지만.. 신교대에서는 추가 보급이 규정상 없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고무링(=전투복 바지 밑단에 넣어서 전투화 발목 부분까지 전투복 바지를 접는데 사용하는 물건) 같은 물품은 2년 동안 한 세트 나올 뿐입니다. 아예 분실이라는 경우의 수는 없는 거죠. 물론 PX에서도 살 수 있지만.. 고무링의 연결 고리 부분을 이빨로 한번만 물어서 고정시켜주면 2년동안 잃어버릴 일이 크게 없습니다. 저도 2년동안 사용했구요...

 

암튼 이런 걸 떠나서.. 

 

솔직히 어떻게 스무살 이상씩이나 먹고 이른바 성인이라고 생각해서 입대하는 사람들이 자기 물건도 못 챙기나 싶지만.. 생각해보세요. 다 똑같은 색 팬티에...똑같은 양말에..

 

 자기 것이 어떤 것인지 구분이 잘 안가는게 당연합니다. 거기다가 손 버릇 나쁜 친구라도 간혹 있으면.. 아까 그 친구처럼 안타까운 경우를 당하는 겁니다. 단언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신병 때 특히 훈련병 때는 자신의 보급품에 必히

주기를 하십시오.

 

주기란, 자신의 이름이나 교번을 적는 것을 말하는데요, 적어도 이런게 되어 있으면 자신의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고 도난의 여지도 많이 줄일 수 있으니 반드시 주기하시고 수량 파악 확실히 하셔서 가뜩이나 다소 부족한 듯한 수량의 보급품인데 허덕이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다음은 건강 관리 문제입니다.

입에 맞지 않는 음식에 달라진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 육체적 피로로 인해서 상당수의 많은 인원들이 신병 기간에 잦은 질병에 노출되게 됩니다.

 

군에 가서 아프면... 이거 참... 서럽습니다. 속 모르는 사람들은 꾀병으로 편하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가 않습니다. 끊임없는 선임과 동기들의 눈치에 쉽게 들지 않는 군 의약품...

 

최상책은 사전에 미리미리 자기가 관리하는 것입니다. 감기 같은 것은 수시로 뜨거운 물을 자주 섭취해주고 손발 자주 씻어서 균이 몸에 들어오지 않게 하고. 동상은 씻고!! 비비고!! 잘 말리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에 이상징후가 있으면 상급자에게 바로바로 보고하는 것입니다. 물론 ㅡㅡ; 손가락 베였다고 무릎팍 까졌다고 이런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말하라는 게 아닙니다...

 

본인이 느낌이 오기 마련입니다. 아.. 이건 지금 뭔가 아니다...

 

이럴 때는 눈치보지 말고 보고 하고 조치 받으셔서 건강관리 미리미리 하시길 바랍니다.

 

솔직히 군 생활 최대의 목표는 "건강하게 전역하는 것!!!"

이거 아니겠습니까?!

 

지금까지 보급품 관리와 건강 관리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자..실용적인 지식 위주로 전개되었던 이번 챕터도 이제 끝나게 되었는데요.. 제 보직이 워낙 조교이다보니 말씀드리고 싶고 가르쳐드리고 싶은 것도 굉장히 많았는데 분량 관계상 중요하다 싶은 부분들을 위주로 이야기 하게 되었습니다.

 

 즉!! 이 이야기는 이 것외에도 배울 게 무지하게 많다는 거~~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신교대나 훈련소에 들어가는 여러분들은 유치원생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라도 더 배워야 실제로 2년 동안 생활하게 될 본인의 부대에 가서..  A급 소리 들으며 좋은 첫인상으로 시작 할 수 있는 겁니다.

 

 절대로 요령부리거나 게으름 피우지 마십시오. 결국 그 피해는 본인에게 오는 겁니다.

 아니.. 더 나아가서는 전쟁이 나면 한 사람의 실수로 전체가 다 죽을 수 있는 군의 특성 상 본인의 요령과 뺑끼는 단체 얼차려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배울 것이 산더미처럼 많은데...

 그것도 어려운 것도 아닌데...

 게다가 배워두면.. 

정말 자대가서 FM!! A급!!

소리 들으면서

 지낼 수 있는데..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하는

바보가 되시겠습니까?!

 

명심하십시오..

아직

당신은 군 모포조차 접을 줄 모르는

그럼에도 전혀 준비조차 안 하고 있는

바보인겁니다.

**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편하다 좋다 할지 모르겠지만... 조교들 고생 정말 많이 합니다. 훈련병에게 자는 모습 안 보이려고 1시간씩은 기본으로 늦게 자고 30분은 기본으로 일찍 일어납니다. 부동자세로 하루종일 서 있느라 정작 본인 허리에는 디스크가 걸려도 훈련병 아프다고 하면 짜증은 낼지언정 업고 의무대까지 가는 사람들이 바로 그 사람들입니다...  

 

 조교 욕하는 사람들에게 묻겠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그런 사람들의 노고 없이 혼자 알아서 군인이 될 수 있었습니까?! 까다롭기 그지없는 심사 기준을 거쳐서 선발된 이들이 그들입니다. 일과 끝나고 여가 즐길 여유도 없이, 명절에도 체육복이 아닌 전투화와 전투복을 입고 훈련병을 통제하는 사람들이 그 사람들입니다.

 

 

 이번 챕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숱한 욕을 그야말로 "쳐" 먹어가면서 악역을 마다않는 대한민국의 수 많은 조교들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


 

추천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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