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득 그런 순간이 찾아 올 때가 있다.
내가 아무런 가치가 없는 존재인 냥,
이 세상에서 가장 하찮은 것으로 생각되는 그런 순간.
오랜만의 따뜻한 날씨에 설레임 가득, 들 뜬 기분으로
낙엽만 굴러가도 까르르 웃는다는 사춘기 소녀처럼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깔깔대며 웃고 즐기다가도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이 틀어져버려
그동안의 좋았던 기분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끝 없는 자괴감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버리게만 되는 그런 때.
세상 모든 일이 내 탓인 것만 같고
사람도, 경쾌한 노래도 싫고
억지로 웃기려 드는 티비 프로그램들도 싫고
기분 좋게 만들던 날씨마저 싫어지는 그런 변덕스러운 순간.
행복으로 충만하던 가슴이 한 순간 텅 비어
허무함만 가득해지는 그런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