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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막내딸.. 비닐봉지..

이세진 |2007.02.08 11:36
조회 143 |추천 1

아래는 평안남도 oo시에 사는 40대 남자분이 작년 4월에 쓰신 글입니다.

탈북자 증언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것이기에 검증이 불가능하지만,
그들의 말이 믿을 수 없는 것이라면 과연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까요...



같은 민족의 고통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우리가 품어야 할 대상은 북한 동포들이며,
남한의 평화와 자유를 위협하고 자기나라 주민들을 괴롭히는
북한 정권은 아니라는 사실도요....


주민들이 굶주리는 이 시간에도 김정일의 아들은
일일 숙박료 $460 에 달하는 스위트룸에 묵으며
세계를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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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애의 시신에서 나온 비닐봉지- (탈북자 이야기)


나는 아이들을 살려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감이 생겼다. 종전에 죽기만을 기다리던 방식에서 죽는 날까지 아이들을 위하여 무슨 짓인들 다 해보기로 생각을 바꾸었다.


곰곰 누워서 생각하니 아파트 1층 집에 쥐이빨 강냉이 종자를 매달아 놓은 것을 보았던 기억이 났다. 나는 기억을 더듬어 아파트 골목을 누비다가 끝내 그 집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창문을 만져보니 다행이도 유리가 아닌 비닐방막 이었다. 허기에 지쳤던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지만 먹이를 구했다는 안도감으로 마음은 설랬다. 나는 준비해 가지고 갔던 칼로 비닐을 째고 옥수수 종자를 움켜쥐었다. 먹이를 눈앞에 둔 야수의 흥분으로 내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때의 쾌감을 나는 적절이 표현할 길이 없는 것이 유감이다. 간난신고 끝에 옥수수 종자를 떼 내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나의발걸음은 비칠거리기는 했어도 가벼웠다. 이것이 내 일생에 처음으로 내집은 도적생활이었다. 성공하고 보니 나도 꽤 노력하면 훔쳐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때부터 나는 어디에 무었을 하며 손에 닿는 대로 가능성이 있는 대로 훔쳐내어 자신들을 먹여 살리는 도적무리의 한 일원이 되어 버렸다. 이날 밤 우리 집에서는 근간에 보기 드문 성대한 연회가 벌어졌다.


"눈물은 내려오고 밥술은 올라간다" 는 격언이 틀리지 않았다. 연달은 초상으로 푹 꺼져 들어갔던 생기가 옥수수 종자 다섯 이삭이 생기면서 집안에 화기가 돌았다. 죽은 건 죽은 것이고 산 놈은 살아야 한다는 삶의 요구가 우리들을 다시 제자리에서 일어나게 만들었다. 나는 옥수수 종자 한 이삭을 아이들에게 날것으로 먹도록 배려해 주었다.


음식이 익는 동안 아이들의 고통을 생각해서 그렇게 하였는데 두 딸애는 그 돌덩이 같은 옥수수 알을 맛있게 씹어 먹었다.


아이들은 아버지와 함께 살아남은 긍지로 오랫만에 웃고 떠들었다. 이때부터 우리 세 식구는 빌어도 먹고 훔쳐도 먹어 보고 땅에서 주워도 먹어보면서 신성천-고원, 원산-단천 등지로 방랑하면서 인간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이며 인민이 어떻게 죽어가고 있는 가를 직접 목격하면서 파리 목숨 같은 인생을 유지 하였다.


이 길에 고원에서 맏딸이 숨을 거두었고 그 후 순천역의 쓰레기장에서 막내딸의 시체가 발견되어 나를 질식케 하였다. 막내딸은 마지막까지 나의 곁에 남아 아버지께 충직했던 나의 혁명동지였으며 이 세상에서 나를 고아로 만들어 버린 유일한 마지막 혈육 이었다.


(이미 아내와 아들은 아사로 94년도에 죽었음)그의 시체를 집에 가져가 헤쳐 보니 가슴속에는 깨끗한 비닐봉지에 정성들여 골라놓은 배 껍질과 배송치, 명태껍질 돼지 뼈 한 개가 들어 있었다. 아마도 나를 만나면 함께 먹으려고 그렇게 먹고 싶은 것도 참고 건사했을 딸애를 생각하며 나는 울고 또 울었다. 나는 양지바른 산기슭에 딸애를 안장하고 그 비닐봉지를 입가에 얹어 주었다.


그때 막내딸 나이가 12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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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탈북자 동지회 자유게시판 
http://nkd.or.kr/board/view.php?id=board&page=9&sn1=&divpage=2&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7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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