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감에 관하여
화려했다. 어느 장면이라고 말할 것 없이
모든 장면은 화려했다. 대국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표현하려는 것인지
온통 금박에 화려한 색감에
그러나 그 화려함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투명하고 빛나는
아름다운 색이 아니라,
약간은 티미한 그래서 어둡기까지 한 색감이었다.
화면 하나하나에 지나치게 주목한게 아니냐는
친구의 핀잔에 걸맞게
화면은 화려했으나
내용때문인지 공허했다.
영화에 나온 복식의 가벼움이란
여자들의 가슴이 훤히 보이고
그 가슴의 출렁임이 사실적으로 보여지는 그 옷은
남자 팬들을 위한 서비스차원인가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거장 감독에 어울리는(?) 팬 서비스라고.
다시 한번 한복에 아름다움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지된 사랑
황후는 전처의 아들과 사랑에 빠진다.
그 사랑은 당연히 있어서는 안될 사랑이었지만,
그 감정의 파고속에서 황후는 서서히 자신의 이성을 잃어가는 듯
싶었다.
어머니와 사랑에 빠진 아들
커다란 눈을 소심하게 껌뻑거리는 모습을 통해서
우유부단하면서 심약한,
그러면서 어머니의 애정에 목말라 하는 첫째 아들은
처음에 어색하던 그의 얼굴이 그 캐릭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적격자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엄마의 사랑을 그리워하며
정권에 욕심을 부리지조차 못 할 만큼 심약한 첫째.
자신의 사랑이 들통날까 두려워 전정긍긍하면서도
또 다른 사랑조차 지킬 힘이 없는 남자.
왕과 왕후의 극진한 사랑을 받은 인물이었으나
공허하고 슬퍼 보였다.
어이없게 죽는 마지막 장면에서도
"죄송하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는 장면에서도
예의없이 휑하게 드러나 있던 그의 쾡한 눈빛은
그가 살다간 짧은 생애속에
화려함 뒤에 감춰진 허상을 똑똑하게 보여 주고 있었다.
아들을 사랑한 여자
공주로 황실에 적통자이던 그녀는 야심에 찬 지금 왕에게
원치않은 결혼을 당하게 되는 듯 싶다.
그래서일까 전처의 아들을 사랑하게 된 황후,
영화를 보는 내내
난 황후란 인물의 마음속을 몰라 답답했다.
일반적인 생각으로
어머니란 이름은 자신의 목숨보다는 자식을 더 위하는 존재인게
상식적인데,
이 여인은 뻔히 승산없는 반란에 자신의 둘째 아들을 참가 시킨다
그리고 아들과 자신의 목숨이 저울질되는 상황에서
(왕이 아들에게 너의 목숨을 살려줄테니 대신 황후의 목숨을 제거해버리라는)
역시 자신의 목숨을 향한 머뭇거림이 보였다.
만약 내가 그 상황이라면 아들에게 선택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 방법으로 그 약을 직접 먹을 것 같은데,
결국 둘째 아들은
어머니에게 다시는 독이 든 약을 먹이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장열히 죽어가고 말았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결국 난 이런 결론을 얻었다.
황후는 둘째 아들은 큰 아들에게 왕좌를 잇게하는 희생물로
삼고자 반란을 일으키게 하고,
결국은 둘째 보다는 큰 아들을 더 사랑했다는.
이성에 대한 강한 애정이 거대한 모정을 뛰어 넘어 버리는
사랑에 충실했던 여자, 황후.
아니 사랑때문에 이성이 흔들렸던 여자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있었던 인물 - 둘째 아들
그는 당당했다
강했고, 우직했다.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친 아버지에게 날카로운 창을 날릴만큼이나
단순했으나 그는 한결 같았다.
처음 그의 얼굴을 봤을때는
너무 맹숭거리는 모습때문에
별 매력이 없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쯤에선
그의 외커플에 눈이 그리고 굳게 다물어진 야문 입술이
그의 행동과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그 밍숭함이 다른 생각이 들어 오지 못하게 하는
일관된 그의 성격을 대표하기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멋진 남자.
갈수록 감언이설과 유약한 남자들이 판치는 세상에
자신이 마음 먹은 신념과 의지를 위해
목숨까지도 버릴 줄 아는 그의 담대함이 그를 가장 매력적인 남자로 점찍게 했다.
또 하나의 축 야망과 배신
살면서 우린 얼마나 많은 것들을 소유하며 살아야하는것인가
어떤 이는 너무 많은 사물은 자신을 얽매일 뿐이라는 말로
무소유를 주장하기도 하지만
정권에 대한 야심은
자신의 부인을 죽이고
가족을 버리며
또 다른 아들들을 죽이는 비정한 아버지를 만들었다.
내가 허락한 것만 가질 수 있다는
왕의 말은 다른 사람을 향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아들을 향하고 있다는데 섬뜻했으며
인간이 얼마나 잔인하고 욕심많은 존재인가를 보여 주기 충분했다.
그리고 치사하고 치절해보였다.
천하를 갖고도
자신의 옆에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줄 사람이 하나도 없다면
뭐 그리 행복해보일 것 같지 않은데
끝없는 욕심은 한없이 한없이 인간이란 존재의 바닥을 보여주고 잇었다.
주윤발의 느끼한 표정과
무표정함 속에 숨겨진 비정함.
우리 마음속에 숨겨진 다양한 한 모습....
중양절 날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한
노란색 국화 위로 흩뿌려진 핏자국들.
10만명쯤은 죽어도 끄떡없다는 인구 많은 나라의 대범함.
우린 이정도로 나라가 크고
우린 이정도로 인구가 많다.
그래서 우린 세계의 중심이다...라는 자만심이
살짝 느껴졌던 영화.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긴장감으로
너무 잔인해서 자꾸만 놀라게 되는 살인 장면들을 심취해 보면서
2시간 내내 즐거움을 주었던 영화.
남들이 뭐라하던 난 간만에 즐거웠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영화
황 후 화.
막강 반전
가장 어리고 유치하고 매력없어 보이던 막내의
깜짝 배신장면은
어리숙하게 보이던 얼굴 뒷면에
감추어진 야비함을 돋보이게 했던 장면
역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