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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지구] - 진목승 감독 / 유덕화 주연

한상호 |2007.02.10 22:39
조회 137 |추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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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잘 만들어진 액션멜로, 결코 잊을 수 없는 영화


김재원, 조인성에 열광하는 오늘 날 10대들에게 유덕화의 존재는 희미하게나마도 기억되지 않을 것이다.(유덕화가 활동했던 시기에 그들은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이었을테니. 예를 들어 지금 고1인 학생이라면 유덕화의 지존무상이 개봉되었을 시기인 88년도엔 세살바기 아기였을 테다. 그리고 현재, 유덕화의 예전 작품들은 증발이라도 해 버린 듯 어떤 비디오 샵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혹시라도 유덕화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해도 아마 그를 지존무상, 천장지구의(유덕화 생애 최고의 두 작품) 유덕화가 아닌 정이건과 함께 출연했던 결전의 유덕화 쯤으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적어도 현재 20대 중, 후반 이상의 사람들만이 찬란했던 시절의 유덕화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천장지구를 처음 본 것은 정확히 16년 전이다.

그 당시 천장지구는 지존무상, 정전자를 통해 주윤발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최고의 청춘스타로 등극한 유덕화가 출연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뭇 젊은이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개봉관에 걸렸을 당시 천장지구는 의외로 냉대를 받아야만 했다. 총알이 빗발치는 홍콩 느와르의 폭력적인 액션이나, 본격 카지노 무비에 길들여져 있던 당시 젊은이들은 다소 촌스럽고 멜로틱하게 느껴졌던 천장지구에 지레 호감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명작의 진가는 직접 감상을 해야만 알 수 있는 법.

천장지구는 재개봉관으로 넘어오면서 의외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흥행가도를 달렸다.(약 서울 관객 20만 선을 동원하는 기록적인 흥행을 보임)

소문에 소문이 꼬리를 물고 천장지구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재평가되기 시작했으며 영화의 인기는 사회적 현상으로 번져나갔다. 세상은 온통 천장지구 돌풍이 불었다.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천장지구에 열광을 했으며, 남자들에겐 오토바이가 여자들에겐 오천련 따라하기가 일대 유행이었다. (심지어 국내에 개봉되는 홍콩영화들 대분분에 천장지구라는 제목을 붙이기도 했다)

나 역시 천장지구가 처음 개봉관에 걸렸을 때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었다. 포스터에 적혀있던 '거치른 들개, 유덕화. 청초한 풀잎, 오천련'이라는 유치찬란한 카피와 '유덕화 그가 드디어 사랑을 시작했다'라는 더 유치한 카피때문에 영화에 매력이 가지 않았다.

그로부터 얼마 후, 우연찮게 재개봉관을 통해 영화를 보게 되었고 그것은 실로 엄청난 충격이었다.

극장안은 사람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었으며, 부득이하게 서서 영화를 보아야만 했다.(물론 영화가 끝난 후 편안하게 앉아서 다시 한번 더 감상했지만)

솔직히 영화의 줄거리만 놓고 본다면 단순하기 그지 없다. 일찌기 암흑가에서 잔뼈가 굵은 3류깡패 아화(유덕화)는 부잣집 외동딸에 착하고 청순한 죠죠(오천련)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신분상의 격차라는 벽에 부딪히게 되고 아화는 조직내 암투에 휘말리게 된다. 결국 아화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앞에서 죠죠를 떠나보낸 후 복수를 위해 홀로 적진으로 뛰어들게 된다. 영화는 그들의 비극적인 사랑을 끝내 맺어주지 않은 채 가슴 저미는 감동적인 라스트를 선사한다.

이렇게 단순한 구조의 영화가 그토록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천장지구가 당시 총알과 화염이 난무하는 정통 액션 느와르 속에서 드물게 감수성을 자극하는 만화적인 멜로 영화였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인상적인 캐릭터와 절제된 대사, 화려하고 아름다운 영상미, 자극적이면서도 섬세한 화면, 심금을 울리는 감동적인 영화음악이 천장지구 열풍을 불게한 요인일 것이다.

특히 라스트의 절묘한 교차편집과 구슬픈 멜로디의 조화는 홍콩영화사상 최고로 감동적인 라스트를 탄생시켰다.

천장지구는 국내에서는 천장지구로 홍콩에서는 천약유정으로 대만에서는 추몽인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추몽인이란 '꿈을 쫓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천약유정이란 '만약 하늘에도 사랑이 있다면' 이라는 뜻이고, 천장지구는 '하늘만큼 크고 땅만큼 영원한 사랑'이라는 뜻으로서 옛날부터 중국에서 진실되고 영구한 사랑을 얘기할 때 표현되었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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