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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악녀 사촌동생 이야기 ㅠㅅㅠ

박지만 |2007.02.11 05:35
조회 77 |추천 1

 

사실은 어제 사촌동생 현서에게서 쪽지가 왔다.

 

"오빠- 저 밥사주세요! 지갑이 가난해질 메뉴로요~"

 

그렇다. 현서는 그새 또 배가 고픈 것이었나보다.

늘 밥이 가득해 보이는 배를 가졌지만 식욕이란 것 억제가 힘든 것.

 

'그러지 않아도 이미 난 가난하단 말야!'

 

라고 외치며 속으로는 -

 

 

 

 

 

 

 

 


 

 

 


 

 

 

- 라고 열번도 더 생각은 했지만.

 

"응- 알았어. 낼 영화보고 밥이나 먹자꾸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대답이 나온 나. ㅠㅅㅠ

 

 

 

그리고 오늘..

 

현서랑 신촌 밀레오레건물 메가박스에서 만났다.

내가 참 생각이 부족했지- 내가 바보다.

예매한 표를 뽑고 오는동안 현서보고 팝콘과 콜라를 사오라고 했다.

 

그런데 -

 

현서는 콜라 2개와 초대형팝콘 을 사오고 만 것이다.

 

어쩌지? 저거 4명이 먹어도 남을지 모르는데? 부피가 왜 저래?

온갖 상상을 다 해버린 나! 하지만 놀란 마음을 꾹 참고..

 

'그래 현서가 배고팠는지도 몰라- 이미 6시인걸?'

 

하고 이해해버린 나다.

나는 참 배려심 깊은 오빠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자꾸만 눈길이 가는 팝콘의 부피..

 

이윽고 영화는 시작이 되었고 -

 

 

.

 

.

 

.

 

 

현서는 팝콘을 먹지 않았다!!

+ㅁ+ 어째서?!

나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현서에게 물었다.

(착한오빠라 늘 다정한 말투)

 

"현서야 왜 팝콘을 먹지 않니?"

 

현서는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자긴 원래 팝콘을 먹지 않는다고 했다.

 

아-

 

그제서야 어렴풋이 깨닳은 나 였다..

현서가 날 해치려 하는 구나?

이 팝콘을 다 먹으라는 건 죽으라는 얘기다.

 

내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 이 팝콘을 모두 해치운다고 가정하자.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끄윽대면서 팝콘을 먹었다고 했을 때..?

목이 너무나도 메였던 나는

 

자신도 모르게 콜라 에 손이 갈 것이고...

 

꿀꺽꿀꺽- 다 마시는 순간 그때서야 깨닿겠지?

팝콘이 뱃속에서 불어버린 다는 거다.

뻥~하고 터져버릴 배에 깜짝놀라

 

아차! 싶어 현서를 바라봤을 때는 ㅠㅠ

 

 

 

 

 

 

 


 


 

 

 

 

 

하고 야비한 미소를 날리는 현서를 발견할 것이라는 거-

 

미리 현서의 계획을 간파해놓은 나는..

다 먹지 않고 눈치를 못챌만큼 팝콘을 서서히 비워나가

영화가 끝나고 유유히 처리하고 나왔다.

 

하마터면 당할뻔한 나였지만

자기가 고르고 안먹어놓고 남겼다고 날 구박하는

야박하고 못된 현서의 행태를 당해주는 것으로 결말을 지을 수 있었다.

 

그래도 목숨보다 소중한 것은 있을 수가 없다.

 

 

 

 

휴 -

 

하고 안심한 나는 스티커사진을 찍고 가기로 했다.

다 찍고서 각자가 분담해서 꾸며야할 사진-

 

그런데 뭔가 어색했다.

 

한개를 애써 꾸미고 난후에 보니 선택이 되지를 않았다.

왜그런가 싶어 고개를 살짝 돌리는 순간~

 

그렇다.

현서는 미리 3개를 선점해서 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욕심꾸러기!! 

 

결국 마지막 한장은 다 꾸미지도 못했고- 

 

 

 

 

 

 

 

 

 

 

 

 

 

 

울지 않으려 했지만 자꾸만 눈물이 고이는 나..

 

하지만 창피해서 어금니를 꽉! 깨물고  참기로 했다.

오늘은 거칠고 남자답고 섹시하고 멋진남자인

나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모처럼 밥도 먹어야하고 돈까스를 사주기로 했다-

 

별다른일은 없었지만..

 

밥이 조금 늦게 나왔다고 현서가 화장실 모서리에

박치기를 하고야 말았다.

(여자아인데 절대 똥누러 간건 아니다)

 

조금 물어주는 건 문제가 아니라도

자기가 혹이 날정도로 세게~ 쾅! 박치기 하는 건

보통 성격으로 하기 힘들텐데...

 

하지만 자기는 불량 청소년이 아니라고 했다.

(겁이 났지만 나도 그렇길 바랬다)

 

난 깜짝 놀랐다.

 

현서가 단무지를 먹다가 마구 웃는 것이었다.

왜 웃냐고 물었더니 단무지가 매워서? 웃었다고 했다.

 

순간 어처구니가 없어진 나는-

 

아뿔사!

 

깍뚜기를 씻어서 단무지 만들었나보다고

당황한나머지 정말 어이없는 애드리브를 치고야 말았다.

 

하지만 현서는 더욱더 마구 웃는 것이었다.

위기는 모면했지만 발을 동동 굴르면서까지 웃는 현서를 보며

미묘하고 씁쓸한 기분을 어찌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현서의 모습에 안도하고 있는 나의 모습-

박치기는 정말 무섭다.

 

 

 

정류장으로 가는길 -

 

나는 실로 무안한 사건을 당하지 않으면 아니 되었다.

 

오늘 황당한 일을 너무 겪어 주의력이 부족했는지

보도블럭에 발끝이 살짝 걸려 비틀~

 

하고 주춤거린 나를 보더니 현서는 토씨하나 안틀리고

 

 

 

 

 

 

 


 

 

 

 

 

 

하고 마구 웃어버리는 것이었다.

 

아까전엔 자기가 구두굽에 혼자걸려 탭댄스 췄을 때도

남자답게 모른척 꾹 참고 배려해줬건만..

나를 그렇게 무안을 주다니 현서는 정말 심술꾸러기였다.

안그래도 창피하고 부끄러워 어쩔줄 모르던 나는

어우~ 어떻해 하고 내 얼굴은 발개지고야 말았다.

*TㅁT* 크흑~

 

 

 

마지막 버스타러 가는 길에는 -

 

지갑에 있던 3천원을 털려

작은 하트인형을 삥뜯기기 는 했지만

(지갑엔 먼지뿐... 유ㅅ유 크흑~)

어서빨리 현서를 집으로 보내는 것이 나의 큰과제였다.

 

 

 

현서는 집까지 버스를 타고 간다고 했다.

 

착한오빠인 나는 정류장까지 현서를 배웅 해줬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던 나는 또..

 

못볼 것을 보고야 말았다.

 

 

 

 

 

 


 

 

 

 

으아아~ 유ㅍ유

나 다시 돌아갈래~~!!~!

 

 

 

순간 처절한 패배감이 앞통수를 때리고

샤방~하고 반짝이는 눈가의 이슬방울이 슬프게 빛났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어찌도 그리 멀던지...

착한 오빠는 언제나 힘들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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