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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웃어...

이지훈 |2007.02.15 12:51
조회 18 |추천 0


그남자 이야기

 

오늘저 남자답게 진짜씩씩하게

프로포즈 했습니다.

이렇게요

 

너! 지금부터 내가하는 말 잘들어!

나 치약은 중간부터 눌러서 안짜고 꼭 아래쪽부터 짤꺼야!

 

같이 외출할때 니가 화장하느라 두시간 걸려도

현관에서  짜증부리지 않을꺼고

니가 주차하는데 십분씩 걸려도  바보 라고 놀리지 않을꺼야

 

밥 먹고난 다음에

티셔츠 속으로 손 을집어넣어서

배를 북북긁는 것도 안할거고

 

설거지 할때

부엌을 물바다로 만들지 않도록 조심할꺼야

 

A매치 경기있을때 니가 청소기 돌려도

지금 뭐하는 짓이냐고 " 소리안지를께

대신!  간장사오라는 심부름 시키면

그건 경기가 끝나고 갈꺼야

말리지마!

장마철 끈적거릴땐

난 바닥이나 소파에서 혼자 얌전히 잘꺼고

 

일요일날 니가오전내내 자느라고 밥안주면

난 알아서 짜장면 시켜먹고

그릇은 냄새 안나게 잘싸서 내놓을꺼야

 

니가 백화점을 다섯번돌고서

양말 두켤레만 사더라도

사람많은데서 싸우거나

나혼자 먼저 집에오는일은 없을꺼야

 

어느날 갑자기

니가 괜히 결혼했다고 짜증부리면

나는 도데체 불만이 뭐냐고 큰소리로 묻기보단

니가하는 이야기를 끝까지 다들을꺼야

 

어때? 무섭지? 그러니깐 까불지말고 나한테와!

 

저 정말 터프했죠?

내 이런 비굴한 프로포즈에

그녀가 어떡해 대답했냐구요?

 

 

그여자 이야기

 

난 이렇게 대답했어요

 

좋아, 그렇다면 난 니가 양말을 뒤집어 벗어놔도

그걸 니얼굴에 집어 던지지는 않을꺼야

대신 뒤집힌 채로 빨꺼니깐 니가 뒤집어 신어!

 

니가 코앞에있는 리모콘이 없어졌다고

나보고 찾아달라고 소리지르거나,

내가 끓인 찌게를 보고 이게 국이냐 개밥이냐

투덜거려도 식탁을 통째로 뒤엎지는 않을꺼야

 

 

내가 무지바쁠때!

니가야구보느라고 미친듯이 울려대는 전화를 외면하더라도

내가 너한테 전화기를 집어던지는 일은 없을꺼야

 

니가 냉장고에 전지현 사진을 붙여놓구

나하고 전지현을 이상~한 눈으로 번갈아 보더라도!

니얼굴 할퀴지는 않을꺼야, 대신 꼬집는건 이해해죠

 

그리고 니가 나몰래 야한싸이트 가입해서

한달에 만원씩 카드값으로 빠져나가는걸 나한테 들키더라도

식구들 앞에서 그런이야기를 해서 망신주지는 않을꺼야.

 

가끔 밤중에 갑자기 친구들을 집에 우우 데리고와도

친구들 앞에서 너한테 반말로 화를 내지는 않을거고

 

내가 아플락 말락할때 니가먼저 아파 버려서

나는 아플수 없게 만들더라도

이건 남편이 아니라 웬수 라고

자는 니 얼굴을 베게로 확 덮어 버려서

숨을 못 쉬게 만드는 일은 없을꺼야

 

끝으로 니가 나한테한 약속 다 못지킨다고해도

속았다고 징징 울지않고 최대한 많이 봐줄거야, 너도그럴거지?

자 그럼 뭐 중요한건 대충 다 이야기 된것같으니깐

그럼 우리 결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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