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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빈,마지막까지.......

주정현 |2007.02.16 00:32
조회 723 |추천 0


두 소녀가 걸어간다

저마다 외로움과 사연이 있는 잿빛 산등성이 마을을...

 

한소녀는 겁에 질린 표정이다

자신의 짝과 함께 할 수 없는 불안함

끊어진 다리에서 마주잡고 있는 손을

놓아야 한다는 슬픔에...

 

다른 한소녀는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웃음을 흘린다

녹슨 철도위에서 '괜찮다'라고 말하듯 미소를 지으며

마치 세상의 모든 슬픔을 감싸안듯이 겁에 질린

소녀를 껴안는다...

그 낙천적인 소녀는 늘 그렇게 슬픔을 모르는듯 했다

아니...적어도 우리들 눈에는...

 

바퀴가 없는 자전거에 굴러가는 바퀴 사진

무용지물인 몽땅 연필에 기다란 몸통 사진

텅빈 학교교실에 어린 아이들의 웃음 사진

바람에 흩날리는 빨랫줄에 옷 가지들 사진

한적한 바다에서 재주 넘는 돌고래의 사진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키스로 대신하는것은

이렇듯 사진 한장짜리들에 불과한 헛된것임을

소녀는 안다... 하지만 그 해맑은 소녀는 그저 웃는다..

 

 

당신은 늘 그랬죠

울면서 시작해서 울다 지쳐 끝나는 비극의 여주인공 대신

얄미운 음대생에서, 억척스러운 동거녀, 씩씩한 고등학생 등...

당신의 모습은 항상 바뀌었지만 내면에 커다란 아픔을 숨긴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처럼 웃는 넉살좋은 모습은

변함이 없었죠

 

그리고 당신은 항상 이겼죠

세상의 모든 슬픔을 이기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어요

그런데 이번만은 다르네요

끊어진 다리에서 사랑하는 소녀의 손을 놓고 눈물을 흘려

나를 의아하게 만들더니..그동안의 힘찬 웃음들을 헛되게 하고

그동안 웃음뒤에 참아왔던 슬픔들을 다 떠안고

슬픈 결말을 선택했네요...

 

그래서 당신의 죽음을 접했을 때 더 더욱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당신이 어떤 슬픔을 가지고

그 끊어진 다리위에서 떨어져야 했는지 알수는 없지만

 

부디 그 세상에서는 그 해맑았던 모습들을

되찾으시기를...

정다빈씨 안녕히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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