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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 련 美 학

김태윤 |2007.02.17 16:07
조회 22 |추천 1

마치 자로 잰 듯한 움직임에 때론 금속 같은 날카로운 음성, 그리고 다음은 현악기의 베이스와 같은 무거운 명령이 입혀지면

이미 주변의 공기는 무중력 속에 떠있는 물방울과 같이 되어 그들을 투영한다. 서서히 몰입하여 드디어 자신의 경지를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우리와는 다른 차원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려는 듯 하다. 아니 그렇게 보아야만 한다고 강요한다.

너무도 형식화 되어 기계처럼 보이는 그 모습이 처음 볼 때는 어색하기도 하나 그것도 잠시, 마치 자신의 개와 처음부터 서로의

지체(肢體)였다는 듯, 그 즉물적인 모습은 곧 극사실주의의 그림이 된다.

과연 우리는 모르고 있는 그들만의 비경(秘境 , a secret method )은 무엇인가?  이제 프로 훈련사 그들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리더십(leadership)을 보여라.

야생의 개들은 군집생활을 통해서 자신들보다 영리하고 힘센 강력한 리더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것은 오랜 세월에 걸친 냉혹한

기후의 변화와 또는 매일매일 피할 수 없는 먹이의 쟁취 등을 위해서 체험적으로 습득한 것이다. 그것은 누구에게도 편애나 예외를

주지 않는 대자연의 혹독하면서도 공평한 시련에 의한 것이다. 결코 선택할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했던 현실은 개들의 본능 속에

깊이 각인되었으며, 인간과 함께 살고 있는 지금까지도 결코 잊지 않고 있다.

그들은 복종을 거부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 필요를 알고 있다. 자신의 개를 훈련시키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이제 가족 내에서의 그들의

지위를 알려 주어라. 단 그들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들은 원시사회에서 처음 우리와 만났을 때처럼 아직까지도 변함없는

우리의 동료이자 친구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만 당신이, 그 옛날 그들의 선조들이 그랬듯이 지금 가장 필요한 통솔자라는 것을

알려 주어야 한다. 그들을 한없이 사랑하고 아낄지라고 결코 권력을 나누지는 말라. 리더로서의 위엄을 보여 그들 스스로 자발적인

존경심과 신뢰를 나타내고 결코 타협하려 들지 않게 하라. 그것이 곧 훈련의 성공으로 가는 첫걸음인 리더십에 관한 것이다.   

 

 

이름을 불러라.

훈련을 시킬 때는 이름을 불러라! 이상한 말이다. 이름이야 훈련을 시키지 않아도 평소에도 부르는 것을 ‥‥.

굳이 말하는 것은 지나친 친절이라 생각되는가? 그렇지 않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대상으로써의 개를 하나의 개체로서 인정하고

대하는 것이다. 그것은 대상에 대한 애정의 표시이며, 신뢰를 갖게 하는 바탕인 것이다. 

 

 

개들의 행동양식(canine behavior)을 이해하라.

개들은 사고의 방법이 우리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언어의 영역에 살고 있는 것에 비해, 그들은 본능과 경험의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유년기에는 울음, 칭얼거림 등과 같은 직접경험에 의해 자신의 필요를 요구하지만 "말"을 익히기

시작하면서 언어라는 질서와 약속의 세계로 들어서게 된다. 어린아이가 언어의 세계로 들어섬과 동시에 직립보행이라는 특이한

자세를 취할 무렵, 우리의 동료 역시 그들의 세상에 참여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생존경쟁의 문턱을 힘겹게 넘고 있다.

다만 거친 자연 환경에 너무도 연약한 무방비 상태인(그래서 더 많은 보살핌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 우리와는 달리 그들은

부모에게 물려 받은 본능이라는 선물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세계를 경험하고 익힌다.

개들은 어떠한 상황이 주어지면 부모에게서 받은 본능에 자신의 경험을 더하여 대처하게 된다. 이것은 우리가 주어진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직관을 사용하여 추리하고 유추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마치 컴퓨터에서 필요한 파일을 찾는 것과 같이 주어진 상황에 적절한 경험을 찾는 것이다. 그들의 경험이 일체의 여과도 없이 있는 그

대로의 사실(사실은 좋다 나쁘다는 이분화된 경험으로)로 저장된다는 것은 그만큼 경험이 그들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훈련에 있어 잘못된 경험의 숙지가 그토록 개에게 치명적인 것을 간과 한다면 과연 성공적인 훈련에 이를 수 있을까?

 

 

일관성을 가져라. (Yes or No)

언어의 영역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제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문자의 발명은 보다 많은 정보를 주었으며, 수많은 매체의 개발과

발전은 지식의 질주에 한층 가속도를 더했다.

이제 더 이상 우리의 동료는 우리의 생존에 도움을 줄 수가 없다. 이제 그들은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없는 것인가? 그들의 세계는 우리의

수준높은 이성으로는 너무도 초라하고 보잘 것 없어만 보인다. 그들은 우리를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은 너무도 유치하고 단순하여 우리의

복잡한 사고를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은 오직 인간만이 갖고 있는 흥분과 분노를 이해할 수 없다. 어찌 이 정신과 감정의 불일치에서

오는 고상하고 가련한 혼란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

우리 중 누군가가 그들에게 감정과 상황에 따라 같은 단어가 정반대의 의미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칠 생각이라면 고생하여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지금 그만 두라고 말하겠다.

언제나 예스는 예스인 것이고 노우는 노우이어야만 한다는 것을 잊지 말라. 그것이 프로 훈련사의 네 번째 숨겨진 비밀이다.

 

 

 

타이밍을 놓치지 마라.

단순한 본능의 프로그램과 경험에 의존하는 우리의 동료는 서글프게도 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은 개들이 과거에 일어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의미가 아니고, 그들에게는 과거에 일어난 일과 지금 일어나는 일을 관련지어 생각하는 원인과 결과에

대한 개념이 없다는 것이다. 단순히 그들에게는 과거는 과거일 뿐이며 하나의 파일이고, 자신의 경험의 하나가 될 뿐이다.

이제 그들의 성과에 대한 보상을 아끼지 말고, 그들의 잘못을 즉시 지적하라.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상즉벌(卽賞卽罰) 이것이 프로들의 또 다른 노하우(know-how)이다.

 

 

그래도 그들은 우리의 친구이다.  

흙 묻은 발로 우리의 외출복에 달려드는 예의 없는 녀석이고, 도대체 아무데서나 자신의 생식본능을 억제하지 못하고 일을 벌이는

도덕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녀석들이지만, 무식하고 걷지는 못해도 그들이 우리가 친구인 이유는 우리가 울적할 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고 그토록 많은 충고를 주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함께 있어 주기 때문이다.

그들의 살랑살랑 흔드는 꼬리에 기분이 풀렸다면 우리는 단지 그 따뜻한 등을 쓰담듬어 주기만 하면 된다.

 

 

 

훈련의 이론과 실제  

개들은 인간사회의 문화와 문병의 발달과 변화에 의해 여러 가지 모습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우리의 필요에 의한 기능적인 변화였다.

처음 인간과 만났을 때 개들은 사슴을 몰아 초원을 달렸으며, 우리가 정착할 즈음에는 양을 몰고 농작물을 지켰다. 총이 만들어지면서

꿩을 물어 왔고, 이제 기계화된 사회에서는 우리의 몰인격과 정서를 쓰다듬고 있다.

이렇듯 다양화 된 개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 특이한 본능(temperament)을 -  갖게 되었으나, 이름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개체이기도

하다.

지금 바로 곁에 있는 그 개는 전자렌지를 사고 나서 사용 설명서를 읽듯이, 훈련 받기를 원치 않는다. 그는 오직 지금껏 우리 곁에 있어

왔듯이, 언제 까지나 우리의 힘이 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론의 필요는 바로 그것에 의한 것이다.

 

 

 

 

 

 

 

※  이 글은 2004년에 제가 어느 잡지에 실었던 글인데 지금 보아도 훈련의 이론적 정리가 꽤 잘된 듯 하여 다시 여기 

    클럽에 올립니다. 회원 여러분께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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