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같이 들을까?
이어폰 하나를 도구 삼아 작업반경 안으로의 진입에 성공하는 스카헹 광고. 미끄러지듯 아주 세련되게 다가가는 방법이다. 거기다 이어폰은 원래 1인용이라서 같이 들으려면 서로 가까운 거리가 지속적으로 요구되므로 아주 좋다.
ㄴ...나는 당분간 니 사람이다.
"니가 나를 남자친구로 생각하든 아니든 나는 금부터 당분간 나를 니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휘재는 전에 이렇게 말해서 대시에 성공한 적 있다고 했다. 역시 작업에는 다소 저돌적인 대사가 필요하다.
ㄷ...닿기만 해도 스르륵.
애니훙 광고의 문구다. 스킨쉽은 친밀감을 증가시킨다. 전문 작업인들은 보호하는 척, 감싸는 척, 혹은 게임이나 놀이를 즐기는 척 하며 눈치 채지 못하게 터치를 쌓아 본격적인 터치와 스킨쉽 단계의 길을 터놓는다.
ㄹ...라면 먹고 갈래요?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이영애가 유지태에게 이렇게 권한다. 이때 라면이라는 일상적인 식품은 자연스럽게 상대를 자신의 영역 안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친숙해지는 계기를 만드는 도구로써 무척 유용하게 쓰인다.
ㅁ...목걸이를 주웠는데 당신 건가요?
혹은 "당신에게 어울릴만한 목걸이를 주웠어요." 영화 '캐치미 이프유캔'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아버지로부터 전수받아 유유히 써먹던 여자 유혹법이다. 싸구려 목걸이임에도 영화 속 모든 여성은 그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ㅂ...불량배 동원과 구출 작전.
영화 '스캔들'에서 배용준은 불량배들을 사서 전도연을 위협하게 한 후 자신이 나타나 전도연을 구해주는 척 하는데, 그 일이 있은 뒤 전도연의 마음은 배용준에게로 확 기운다. 작업은 전략이므로 이렇듯 술수가 사용되기도 한다.
ㅅ...서동요 소문내기 비법.
선조의 지혜를 배워보자. 백제 무왕은 '선화공주님은 /남 몰래 정을 통해 두고 /서동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라고 하는 내용의 서동요를 퍼뜨려 아름다운 선화공주를 차지했다. 작업을 위한 그 책략이 지금보다도 한 수 위였던 것이다.
ㅇ...우리 그만 헤어지자.
대뜸 이런 말을 하면 상대는 우린 사귄 적도 없는데 헤어지고 말고가 어딨냐고 한다. 그 때 작업인은 이렇게 응수한다. "순서에 따르려면 일단 먼저 사겨야 된단 말이지? 좋아, 그럼 우리 사귀자."
ㅈ...자전거 접촉사고 일으키기.
드라마에서 자전거에 부딫히며 만남이 시작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광고도 있지 않은가?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자전거 사고로 자신의 존재를 상대방의 가슴에 강렬하게 꽂아줄 수 있다는 말이다.
ㅊ...천천히 마셔요.
술자리에서 이런 말을 하거나 그만 마시라며 잔을 살짝 빼앗는 사람. 이런 참견으로 아무 사이도 아니였던 상대방에게 모종의 내 사람 표시 베이스를 깔아두는 것이다.
ㅋ...카메라로 그 사람의 사진을 찍어준다.
상대는 카메라를 의식하며 동시에 카메라 뒤에 있는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 신경숙의 소설 <바이올렛>에서도 사진기자가 화원에서 꽃을 찍던 카메라로 갑자기 여주인공의 사진을 찍으면서 그녀에게 접근을 시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ㅌ...택배로 너에게 나를 보낸다.
자신의 등에 택배 주소를 붙이고 택배기사로 하여금 자신을 그의 집에 배달하도록 한다. 택배비만 들이면 상대의 집에 재밌는 방법으로 방문, 또는 침입할 수 있다. 그리고 좀 더 가까워질 수도 있다. 출처는 전경린의 소설 <열정의 습관>.
ㅍ...편하게 대하자, 한두 번 볼 사이도 아닌데.
상대를 편하게 해주는 듯 하면서도 은근슬쩍 서로 자주 보게 될 사이임을 강조하는 멘트. 실제 우리 오빠의 작업 기술 중 하나이다. (옆에서 보기에 그런대로 꽤나 잘 먹히는 것 같았다.)
ㅎ...한강에 오백 원짜리를 떨어뜨렸어요.
찾을 수 있을까요? 없겠죠? 그럼 우리 그거 찾을 때까지만 서로 사랑할래요?...모 쇼프로그램에서 신회의 에릭이 이렇게 말하자 듣고 있던 한가인의 심박수가 크게 상승했다. 이렇듯 작업 멘트에는 과장과 닭살을 더하는 것도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