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2만 달러 시대 눈앞
2003년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경제 슬로건으로 내걸었을 때 우리 사회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습니다. 2만 달러 고지는 우리에게 너무 먼 미래의 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당시 우리 경제는 1995년에 달성한 1만 달러의 덫에서 8년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그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이제 ‘비전’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우리 경제는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부정적으로 바라볼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해외의 시각은 우리보다 훨씬 더 낙관적입니다.
미국의 고교 교과서에서는 한국을 이렇게 평가합니다. “한국은 아시아의 경제호랑이 중 하나다. 매우 성공적이고 경쟁적인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은 오늘날 세계 최고 무역국 중 하나다.”
한국의 신용등급도 ‘A’이상입니다. 세계적 신용평가 회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A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른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는 A+, 피치는A+라고 점수를 매기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체력에 대해 이들 기관들이 모두 A학점 이상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 2025년 한국이 세계 9대 경제 강국에 오를것이라 전망했습니다. 2050년에는 우리의 1인당 GDP가 8만 1000달러를 기록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부국이 될 것이라는 게 이 회사의 전망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을 일컫는‘브릭스’(BRICs)에 한국을 포함시켜 ‘브리크스’(BRICKs)로 바꾸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제2의 경제위기”니“길 잃은 한국 경제”니 하는 근거 없는 비난이 나오고 있습니다. 2006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5%대입니다. 비슷한 나라 중 우리만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해외에서 ‘명품’ 평가받는 한국경제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한국은 쉽지 않은 여건과 일부의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률 5%를 유지함으로써 아시아의 가장 역동적인 국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우리의 성장률을 중국이나 베트남, 인도 등과 비교하면서‘아시아 꼴찌’라며 우리 경제를 깎아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률이 높은 중국과 베트남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각각 1,273달러(2004년), 640달러(2005년) 수준입니다. 인도의 1인당 국민소득도 610달러에 불과합니다. 이들 국가는 2005년 1인당 소득이 1만6,000달러인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반에서 50등 하는 학생이 40등으로 10단계나 성적이 올랐다고 하면서 10등 하는 학생에게 너는 왜 1등으로 성적을 올리지 못했냐고 비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것입니다.
우리 경제가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진입하게 된 것은 꾸준한 구조조정과 경제적 사회적 투명성을 높여왔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1980년대 후반~1990년대에 2만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이들 국가가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가는 데는 평균 9.5년이 소요되었지만 그 과정에 영국이나 네덜란드처럼 경제위기에 직면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싱가포르 같은 도시형 국가를 제외하고는 2차대전 이후 해방된 국가 가운데 2만 달러에 진입한 나라는 아직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유일한 사례입니다. 아르헨티나와 같은 개발 도상국들은 1만 달러를 전후해 좌절을 겪으면서 2만 달러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은 1만 달러를 넘어선 뒤에 정체돼 있고, 대만은 14년째 1만 달러 대에서 지체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 이제 선진국 문턱 들어서
2005년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서는 국가는 전세계에 24개 정도입니다. OECD 국가의 평균은 3만1000달러 수준입니다. 보통 OECD 회원국이면서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서는 국가는 선진국으로 평가됩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일정한 기준에 의해 선진국을 분류합니다. 이들 기준에 따르면, 우리가 2만 달러를 넘어서게 되면 선진국으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갖추게 됩니다. IMF는 전세계 29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합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이 이에 해당합니다. 여론조사 결과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55%)이 국민소득 2만 달러를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기준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으로 우리는 선진국의 문턱에 도달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 경제에 대해 스스로 충분한 자부심을 가져도 됩니다.
앞으로는 7~8% 이상의 ‘고도 성장’은 기대하게 어렵습니다. 선진국들은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 가는 기간 동안 평균 성장률 3.2%를 기록했습니다.
아일랜드와 싱가포르 같은 작은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3%대입니다. 우리의 경우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 오는 동안 평균 4.4%의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다른 주요 선진국에 비하자면 양호한 성장세입니다.
시대에 맞는 패러다임 전환이 과제
2만 달러 시대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우리 경제는 과거처럼 밤새워 일을 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좋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화로 인해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경제적 승자에게 성공의 과실이 집중되는‘승자독식’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을 통해 혁신에 기반한 질적인 성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2만 달러를 넘어 3만달러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경제외적인 사회적 환경이 갖춰져야 합니다. 우리의 복지는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고, 법질서 준수나 사회응집력도 낮습니다.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 북핵위기 등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비전 2030으로 지속적 성장 박차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제조업과 서비스업, 도시와 농촌, 수도권과 지방, 노사,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이 서로 함께 가야 합니다.
2만 달러 시대는 우리에게 ‘성장과 분배’가 함께 가야 한다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