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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파트리크 쥐스퀸트)

박선영 |2007.02.24 13:09
조회 37 |추천 0


   작가의 상상력과 현실감있는 묘사가 적절하게 배합되어 읽는 내내 손에서 책을  놓을수 없었다.  선과 악, 깨끗함과 추함, 상식과 비상식의 선을 넘나들며 그루누이에게서 눈을 뗄수 없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평범하지 않은 한 사람의 일생이 향수(향기)와 배합되어 나의 눈과 코를 자극한다.
마치 눈앞에 보이는 것처럼 적절한 묘사가 책을 읽는 내내 현실감있게 다가와서 향기를 맡는 듯 코를 벌름거리게 하게 하고 장인정신이 뛰어난 향수제조법을 리얼하게 표현한 데서는 앞에 증류기가 놓여있듯이 나도 모르게 집중한다.
그러다 보니 즐겨 읽었던 [좀머 씨 이야기]와 [콘트라베이스]의 저자이기도 한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무척 궁금해진다.
현 시대에 함께 공존하는 사람이지만 사진찍기를 싫어한다는 작가,
어쩌면 주인공들처럼 상상의 나래는 깊지만 사회성은 적은 건 아닐까 하는 추측까지 낳게 하는 작가.
향수를 집필할 때 프랑스 지도를 전면에 두고 상상의 나래를 폈다는 그 사람은 평소에도 향수를 잘 뿌리는 사람일까...하는 궁금증까지 더해진다.
 
향수[부제;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의 주인공 그루누이는 생선장수를 하는 미혼모에게서 태어나자마자 생선내장 사이에 버림을 당한다.
그러나 살고자 하는 본능때문이었을까...울음소리 한방으로 경찰에 발견된 그는 수도원의 도움으로 보모에게 의탁된다.
그러나 젖은 악착같이 빨면서 아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아 섬뜩하다는 첫번 째 보모에게서 외면당한 그는 후천적으로 장애가 있는 보모에게 보내진다.
돈만 아는 보모는 수도원에서 육아비가 끊기자 그리말이라는 무두장이에게 그루누이를 판다.
짐승의 날가죽을 손질하여 파는 업을 하는 그리말의 체취를 맡는 순간 그루누이는 자신이 위험에 처함을 간파한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동물적인 본능으로 일을 하는 그루누이를 맨바닥에서 자게 하는 그리말에게 조금씩 신용을 얻어 외출까지 하게 되는데...
어느 날 파리 시내에 나갔다가 악취속에 날려오는 어떤 향기를 맡는다. 향기를 따라 길을 걷던 그루누이의 눈앞에 오이를 썰고 있는 어린 소녀가 보인다.
그것이 최초의 살인이었다.
자신의 기분을 최상으로 업시켜 준 그 향기를 내면속에 품고 길을 걷던 그루누이에게서는 어떤 상식이나 선과 악에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섬뜩하리만큼 향기...만이 존재 할 뿐이다.
그런 것이 냄새에 관한 한 그의 천재성을 길러 준 연유일지도 모르겠다.
냄새에 관해서는 천재적인 코를 지닌 그는 눈을 감고도 냄새만으로 어느 장소에 무엇이 있는지를 안다. 냄새만으로 그 사람의 성격, 옷차림까지 파악하는 경이로움이 그를 더욱 사람들에게서 멀어져 냄새에만 집착하게 한건 아닌지 ...
어려서부터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긴 그는 볼상사나운 외모에 다리까지 저는 왜소한 체구로 사람들에게 비호감의 인물, 무시되어도 좋을 인물이었다.
우연히 향수제조인인 발디니의 가게에 발을 딛게 된 그루누이는 발디니에게 천재성을 발휘하여 도제로 들어간다. 그러나 발디니는 그의 향수 비법만 알아내려 할 뿐이다.
돈이나 명예같은 세속적인 것에는 아무 관심도 없는 무색 무취의 그루누이는 오직 좀더 나은 최상의 향기제조에만 관심을 가지며 자신의 발전에 기뻐한다.
이때 처음으로 향기 제조에 필요한 기본 교육을 받았다고 할까...
발디니에게서 놓여 난 그는 동굴에서 7년여 생활을 하며 최면에 빠진다. 도저히 사람이라고 생각할수 없는 생활과 먹이를 찾아 겨우 생존을 하던 그는 어느 날 자신에게서는 아무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비밀에 충격을 받고 다시 사람들 가까이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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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스...
수년동안 향수 제조의 유행을 만드는 이 도시에서 향수 제조를 배우고자 하는 그루누이는 일단 도시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냄새로 도시 전체를 파악한다.
그리고 어느 미망인이 운영하는 향수가게에 최저임금으로 도제로 들어가서 온갖 궂은일을 하면서 새로운 향수제조에 눈을 뜬다.
꽃을 이용한 에센스, 포마드를 만들며 다른 사람에게는 멍청해 보이나 자신의 천재성에 눈을 떠가는 그는 동물이나 유리, 동판등에서도 냄새를 찾아보기 위해 남모르게 실험을 계속한다.
어미 개의 옆에서 재롱을 부리는 강아지를 고기로 유인하여 냄새를 만든 그는 점점 엽기적이고 상식에서 벗어난 실험에 집착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향수에 대한 염원이, 막 여성성이 자라나는 어린 소녀들에게 마수를 뻗치게 된 것이다.
그라스에서 어린 소녀 스물다섯 명이 그렇게 사라졌고 도시 전체는 공황에 빠질 듯 위태롭다.
스물 다섯명의 살해범으로 그루누이가 잡혀와 사형을 언도받지만 그루누이가 뿌린 향기때문에 군중들은 적개심을 버리고 그를 추앙하게 된다.
사형집행장에서 빠져나온 그는 파리로 향하고... 그가 만든 향기에 취한 거리의 부랑자들에게 한순간에 죽임을 당한다. 그것이 그가 원한 일이든 아니든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그 어떤 향기도 다 만들수가 있었다. 천진난만한 냄새에서 부터 호감을 갖게 되는 냄새, 서로 사랑하게 만드는 냄새, 역겨운 냄새, 있는듯 없는 듯 한 냄새등...냄새에 관해서는 천재였지만 짧은 일생이 너무나 불우했던 그루누이...사람을 기분좋게 만드는 향수가 악취를 벗어나기 위한 사람들의 몸부림이었다면 동전의 양면성은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법칙 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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