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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군, 멜 깁슨 영화를 두눈에 힘풀고 즐겁게 감상하는 법을 역설하다

김성현 |2007.02.26 20:24
조회 28 |추천 0


다들 알다시피, 왕년 개봉 당시에 상당한 논란이 있었더랬다. 그건 이 영화가 예수 수난을 정확히 묘사했는가, 또는 얼마나 기독교스럽게 묘사했는가에 대한 논란이었더랬는데, 이는 필자가 평소 주야장천 역설해왔던 장르 구분의 중요성을 간과한 결과였다. 모든 문제는 당 영화를 ‘종교영화’ 또는 ‘역사영화’로 본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의 장르적 정체는 무엇인가. 이는 말할 것도 없이 ‘액션동포(同胞)영화’다. 다시 보신다면 알겠지만, 영화의 초장부터 안개낀 푸른 상방조명 맞으며 눈썹을 홀라당 밀어버린 풍의 악마가 등장, 콧구멍을 통해 CG로 만든 뱀꼬리를 들락거리게 한다든지 예수를 판 대가로 유대교 제사장이 유다에게 은전 꾸러미를 던질 때 ‘이거 엄청 중요한 장면이거덩’을 부르짖듯 적 슬로모션으로 보여준다든가 하는 등의 장면들은 당 영화가 얼마나 진부찬연한 테크닉으로 점철된 이류 액션영화인지를 역설하고 있었더랬다. 또한 당 영화가, ‘어유, 저걸 내가 당하면 얼마나 아플 것인가…’라는 사해동포주의를 새삼 일깨우는 ‘동포(同胞)영화’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겠고.

한데 이번 멜 깁슨의 신작 에 대해서도 당시의 오류가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는 점은 심히 안타까운 일이라 하겠다. 고대 마야문명을 얼마나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는가 또는 얼마나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가 등은 아 글쎄, 에는 적합한 논의가 아니라니깐 그러네. 역시 과 마찬가지로 ‘역사영화’나 ‘문명영화’ 따위가 아닌 단순 ‘액션동포영화’일 뿐이다.

크게 보아 당 영화는, 액션어드벤처계의 걸출한 두 영화를 참고하고 있다고 사료된다. 전반부의 , 후반부의 가 그것인데, 단지 바뀐 것이 있다면 미술이나 의상 같은 비주얼을 고대 마야문명에서 가져왔다든가, 나쁜 놈(또는 괴물)의 시점을 주인공의 시점으로 바꿨다든가, 외계어 대신 고대 마야어를 썼다든가 하는 정도다. 뭐 물론 고대문명도 사랑과 낭만과 젖과 꿀이 넘쳐흐르는 것이 아닌, 지금과 별반 다를 것 없는 것이었다라든가 문명은 다 그 속에 망할 만한 이유를 내포하고 있다든가 등등의 메시지를 전하려 나름 애쓴 흔적도 보인다만, 그게 나 의 그것보다 깊이있다든가 독창적이라 사료되지는 전혀 않으니 이 어찌 안타깝지 않을쏜가.

다른 많은 시답잖은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멜 깁슨 영화는 지나치게 진지하게 봐줄 때 오히려 더 많은 헷갈림이 유발된다고 본다. 때론 어깨에 힘을 빼고 느긋하게 바라보는 자세가 더 도움이 될 때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 영화비평계처럼 진지함이 기준치를 훨씬 초과한 곳에서는 더욱 말이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그래봤자 ‘기껏해야 영화 한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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