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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 넬 & 체리필터

Budweiser |2007.02.28 11:43
조회 69 |추천 0

Nell…음악으로 상처를 치유한 대가들의 후일담

심장박동을 본따 먹먹하게 프로그래밍한 드럼비트가 행진곡 풍의 생톤 드러밍으로 바뀌어 있었다. 라이브가 아니라면 경험할 수 없는 버전이다. 한없이 어두우면서도 묘하게 초월하는 것 같은 음악의 물결. 그런 공연 후 직접 만난 넬은 생소해 보였다. 백스테이지에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서 아직도 웃음을 멈출 수가 없다며 양해를 구한 그들은 삶이 한창 즐거운 소년들처럼 보였다. 그러나 소년들은 2년 간의 지독한 곤경을 헤치고 나온 후에야 비로소 그렇게 웃을 수 있었다.

 

 

 

Bud: [Healing Process]의 앨범 컨셉트를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김종완(보컬): 특별한 컨셉트를 정하고 만든 적이 없어서요. 말하고 싶은 것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죠. 굳이 컨셉트가 있다면 그때의 감정에 충실하고, 그 감정을 최대한 표현하는 것입니다.

Bud: 잠복기(?)가 길었습니다.

김종완: 2년이나 됐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정말 많은 노래들이 나왔어요. 최종적으로 17곡만 추렸지만, 그것도 열심히 추려서 그렇게 줄인 거고, 스튜디오 녹음을 한 것만으로도 50곡 정도가 되더라고요.

Bud: 감회가 어떠십니까.

김종완: 오랜 시간, 오랜 작업 시간을 통해서 배운 게 많아요. 특히, 밴드 멤버들 간의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었어요. 저희가 이렇게 함께 한 지 7,8년 째인데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에 대해 알게 되고, 그래서 힘이 되었어요.


 

Bud: 밴드에겐 무의미할 지 모르지만, 대중들에게 넬은 ‘서태지로 인해 널리 알려진 인디 밴드’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이번에 서태지패밀리를 떠나셨는데 그런 점에서도 뭔가 신상의 변화가 있으셨던 건가요.

김종완: 꼭 기획사, 소속사의 문제가 있었다기 보다는 밴드 멤버들이 개개인 별로 작년, 올해 일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이런 저런 힘든 일이 많았는데 음반작업 자체가 굉장히 도움이 되었어요.

제 개인적으로도 아주 우울한 시기였거든요. 음반 작업을 하지 않았다면 헤어나오지 못했을 거예요. 음반 작업 하면서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었죠.

 

Bud: 타이틀이 [healing process]인 이유가 있네요. 이번 앨범에서 특히 유념하신 게 있다면 어떤 건가요?

정재원(드럼): 제 경우 저의 포지션 자체보다는 전체적인 조화를 꾀했어요. 늘 그렇지만요.

이재경(기타): 전 좀 달라요. 이번에는 제 나름대로 최대한 실험적으로 연주했어요. 기타 연주하면서도 제게 맞는 스타일을 발굴하려고 했달까요. 듣기에 따라 의도했다, 라고 느끼실 수도 있을텐데 저로서는 그런 느낌이 안 들게 잘 한 것 같아요.

Bud: 초반 부 “현실” “섬”에서 파이프 올갠을 적극적으로 쓴 거나, 단정한 코러스 라인 때문인지 시규르 로스 같은 성가적 포스트록의 분위기가 물씬한데요.

김종완: 악기를 정말 많이 썼어요. 현악기나 피아노, 올갠 소리 등 많은 악기를 썼는데, 장르적인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었는데 곡을 쓰다 보니까 그런 악기들이 필요하더라고요. 유념했던 점은 밴드 사운드라고 해야 하나요, 밴드 멤버들이 연주하는 악기와 동시에 가지 못하는 악기가 잘 어우러져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런 점에서 어려운 게 많더라고요. 가령 “섬”같은 노래의 경우 올갠의 톤과 일렉트릭 기타, 어쿠스틱 기타, 필터링 된 보컬 등등이 다 맞물려 있는데 그 중 어느 하나가 무너지면 다 무너지게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편곡 자체도 굉장히 신경을 써서 배치하고 믹싱할 때의 특성을 세세하게 고려했어요. 그게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었어요. 음악적인 도전이라서 애를 먹었지만 재미있었어요.

Bud: 특별히 참고하신 앨범이나 아티스트가 있으신지요.

김종완: 이번 앨범을 하면서 레퍼런스 시디가 한 장도 없었어요. 보통 앨범 작업할 때 그 앨범의 방향을 잡기 위해 레퍼런스 시디들을 준비하거든요. 그렇지 않아도 엔지니어링을 할 때 엔지니어분 들이 이번엔 어떤 레퍼런스 시디로 갈 거냐고 묻기도 하셨는데 우리의 대답은 우리가 이번에 다섯 번째 앨범을 만드는데 아무리 뛰어난 외국 밴드라고 해도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곡 마다 차이도 크기 때문에 특정 앨범을 고르기가 불가능하다,였어요. 그래서 각자의 개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포지셔닝했어요. 저희가 하고 싶은 대로, 그 정도의 노하우는 저희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을 했기 때문에…



 

Bud: 2004년 [Walk through me]에 비할 때 ‘우울과 침잠’에서 ‘몽상과 초월’ 쪽으로 느낌이 옮겨간 느낌이 짙습니다. 그런 점도 흥미로운데요.
김종완: 그때 저희의 심정이 그랬던 것 같아요.
이재경(기타): 그런 느낌이 맞는 것 같아요. 제 개인적으로도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저희는 어떤 식으로 우리를 표현하지만 의도가 앞선 적은 없어요. 자연스럽게 저희 안에 있는 것들이 우러나는 거죠.

Bud: 앨범 반응은? 더블 앨범을 내는 게 상업적으로 손해라는 설은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통용되는데요.
넬: 다행히도 굉장히 좋은 편이에요. 앨범을 낼 때 걱정을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망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만들었는데 남들도 듣고 좋아해 주었으면 하는 소망은 늘 있죠. 들으시는 분들이 저희들이 바란 대로 그렇게 들어 주시는 것 같아서 2년 동안 논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더블 시디 낸 것은 별다른 작가주의적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에요. 저희가 그렇게 치밀하고 꼼꼼하지 않거든요. 노래가 너무 많고, 각자 좋아하는 노래들이 또 다 다르고 그랬던 것뿐이죠.

 

 

 

Bud: 좋은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씩 해 주세요.

이정훈(베이스) : 기분이 좋아서 오늘 재미있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종완(보컬) : 공연은 언제나 재미있고 기쁜 일이죠. 저희가 이번 11월 말에 굉장히 작은 공간에서 5일 동안 합니다. 홍대 앞의 아주 작은 공연장에서 어쿠스틱한 공연을 준비중이고요. 또 연말엔 늘 그랬듯이 크리스마스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재미있게 할 것 같아요.

정재원(드럼) : 방송이긴 하지만 넬의 공연에 왔다는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싶어요.

이재경(기타) : 트루 뮤직 라이브라는 타이틀이 멋지죠. 그것에 걸맞는 공연을 만들어낼 겁니다. 사실 국내에서 밴드가 라이브를 하면서 방송에 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잖아요. 이런 공간이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우리 공연 하는 것처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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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ry Filter…밴드가 되기 위해 태어난 록커들.

 


“낭만고양이”만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에게 체리 필터의 무대는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들은 꽤나 폭발적인 펑크록의 무대를 선보였다. 이색적인 노래 제목, 펑크에 발랄한 팝을 섞는 재능으로 성공을 거둔 그들이었지만 ‘쉽게 가지’ 않으려는 패기가 보였다. 성공이나 실패에 연연하지 않는 것, 한국에서 록밴드를 하며 즐겁게 살 수 있다는 점에 기뻐하는 것,
그것이 체리 필터의 진심이었다.

Bud: 전 앨범에 비해서 더욱 강해졌습니다. 작업기간도 길어지셨다고 하셨는데..

정우진(리더, 기타): 여지껏 대중들에게 비쳐졌던 저희들의 모습이 빠르고 경쾌한 밴드로 보여졌다면, 이번에는 저희들의 진짜 모습을 보여드리자,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사운드스케이프를 굉장히 많이 넓혔어요. 그런데 꼭 다 강해졌다기 보다는 각 곡마다의 특성을 잘 살렸어요.

조유진(보컬): 4집 내면서 굉장히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았는데, 음악 작업을 하고 음반을 녹음하고 하는 일들이 모두가 함께 하는 하나의 일상이라서 그런지 생각한 것 만큼 그렇게 새롭지는 않더라고요, 느낌이.

조상혁(드럼, 랩): 굉장히 재미있게 놀았어요. 음반 작업 하면서.

 

 

 

Bud: 네오 펑크의 분위기도 많이 나는데 대중성 면에서 저어하신 부분은 없나요.

연윤근(베이스): 밴드가 대중성을 고려한다면, 다시 말해 실험적인 것을 두려워 한다면 그건 음악을 하는 거라고 볼 수가 없죠. 사명감까지 말할 건 없지만, 팀 자체가 음악을 하면서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는 건 당연한 거고, 저희 같은 경우도 팬들과 함께 귀를 업그레이드하고 싶었어요.

조상혁(드럼, 랩): 특별히 세졌는지는 모르겠어요, 사실, 저희 노래를 잘 안들으셨다면 그렇게 보실 수도 있겠지만.

 

Bud: 가령 타이틀 곡이 ‘Happy Day’인데 옛날 체리필터라면 ‘유쾌한 마녀’가 타이틀이 되어야하지 않았을까, 싶어서 그런 질문을 드렸습니다.

조상혁(드럼, 랩): 네에, 타이틀은 사실 소속사에서 정해요. 저희야 다 애정을 가지고 만든 노래니까 뭐가 정해지건 신경 안 쓰거든요. 홍보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시는 거니까.

Bud: 가사면에서 많이 어두워진 것 같습니다.

조유진(보컬): 1, 2, 3, 4집도 어둡고 강렬한 가사들이 있었는데요. 이번 앨범의 경우 예전보다 가벼운 가사가 발견되지 않아서 그렇게 보시는 것 같아요. 좀더 숙성되었달까요.

연윤근(베이스): 시간적으로 가사를 차근차근 쓸 여유가 있기도 했어서. 신경을 쓴 부분이 있죠.

 

Bud: 인터넷을 통한 팬들과의 소통에 매우 적극적인 것 같습니다. 체리필터 신문 (Cherry Filter Times)도 만들고 주크박스로 전곡을 공개하는 등, 행보가 독특한데요.

조상혁(드럼, 랩): 약간 억진데. 그거 저질 신문이예요 (웃음).

 

Bud: 나름대로 파격적입니다. 이게 진짠가 가짠가 할 때도 있었어요.

조상혁(드럼, 랩): 다 진짭니다. 요새 기자 뽑는데, 너무 힘들어요. 글 쓰기가!

조유진(보컬): 저흰 공백기 동안 한 일이 음악 작업뿐이었거든요. 그래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가요 관계자 분들이나 심지어 팬 분들의 변화나 뭐 이런 것들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의도한 건 아니지만 거의 모든 통로와 단절하다시피 하면서 음악 작업에만 몰두를 했어요. 그런데 저희를 잊으신 분들도 계시는 것 같고, 저희 쪽에서도 친숙하게 다가서지 못하게 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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