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에게 지워진 모든 규정을 거부한다.
자우림은 모던록의 공식에 충실하면서도 록의 불모지인 주류에서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둔
독보적인 밴드다.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자우림 만큼의 입지를 다진 밴드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자우림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그들은 하나의 역할 모델이 되었다. 그 때문에 자우림은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뜨거운 논쟁의 중심이 되어왔다. 통산 여섯 번째 앨범 [Ashes to Ashes]를 발표한 최근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늘 그랬듯이, 자우림은 무사태평하다. 자신들이 원하는 음악을 원하는대로 표현했으면 됐다, 는 그들에게선 항간의 논쟁에서 여유롭게 거리를 두고 있는 내공이 비쳤다.


버드와이저: 앨범 반응은 어떤가요
이선규(리더, 기타): 저희는 잘 모릅니다. 하나 확실한 건 저희 넷은 다 좋아한다는 겁니다. (웃음)
버드와이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게 있으신가요?
김윤아(보컬, 기타): 늘 똑같은데요. 우리가 듣기에도 좋은 음악을 하자, 라는 거죠.
버드와이저: 이번 앨범에 대해 비틀즈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에 필적하는 앨범이라는 평도 듣고 있는데요, 그런 만큼 음악적으로 새롭게 시도한 게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이선규: 음악적으로 시도한 건 아무 것도 없고요. 시도를 한 게 있다면 너무 골머리 썩어가면서 음악하지 말자는 마음가짐 정도? 결정이나 중요한 선택을 할 때에도 편하게 하자, 그런 거예요.

버드와이저: 최근 관련 인터뷰에서 이른바 ‘대중음악 망국론’ 때문에 이슈가 되었었죠.
김윤아: 그건 저희가 그렇게 말했다기 보다는 인터뷰를 함께 하신 기자 분의 표현이 그런 거고, 인터뷰 원문을 보시면 저희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아실 거예요.
버드와이저: 최근 이승환도 여기에 동의를 표한 것으로 압니다.
이선규: 봤어요. 이승철씨도… 음악 외에 관심은 없고요. 저희 음악 하는 게 목표예요. 그런데 아무래도 노출을 하다 보니, 그런 오해를 받게 되죠.
김진만 (베이스): 꼭 볼멘 소리처럼 들릴 것 같아서 더 얘기하고 싶진 않아요(웃음).
버드와이저: 최근 인터뷰들을 보면 자우림에 대한 대개의 문화적인 규정이나 위상에 대해 ‘관심없다’는 표현으로 일관하시는 것 같은 인상입니다. 그런 규정이 밴드의 음악적 자유를 제한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선규: 규정을 만들면서 음악 하는 분들이 있으세요. 그런 분들이 보시면 저희 같은 팀이 희한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어요.
김윤아: 자우림한테 문화적인 의견을 기대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희도 그렇고 다른 밴드들도 제가 보기엔 그런 면에 대해서 생각이 다르거든요. 아시다시피 음악이 좋아서 하는 것이고, 특히 밴드 음악이라면 더더욱, 누가 시킨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사실은 이론적인 문학비평들, 음악비평들이 음악 하는 사람들에게는 거리가 있는 것일 수도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라면 이 밴드는 이런 음악을 한다, 이 밴드는 꼭 이런 음악을 해야 한다는 명제는 불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버드와이저: 자우림에 대한 평단의 평가를 잘 보시나요? 이선규: 보죠.
김윤아: 부러 찾아 보진 않아요 팬클럽 사이트에 팬들이 퍼다 놓으면 보게 되죠.
버드와이저: 자우림에 대한 가장 큰 오해라고 생각하는 게 있으신가요?
이선규(리더, 기타): 음악을 하면서 음악에 관한 이야기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김윤아: 메이저에서 활동하는 이들이라면 시대의 정황 상, 누구든 엄청난 오해를 하나씩은
받으면서 생활할 거라고 봐요. 가령 기자나 PD같은 직업에 대해서도 일부 대중은 실제와는
다른 생각이나 하게 되듯이. 그런데 그걸 굳이 해명하거나 아니라고 애써 이야기를 할 필요
는 없다는 걸, 저희도 깨달았어요. 그래서, 실제 인생을 충실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
하죠.
버드와이저: 자우림에 대한 가장 큰 오해라고 생각하는 게 있으신지요?
김윤아: 제가 그런 면에 대해서 팬클럽에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작년인가, 어떤 기자분이 기사화를 하신 적이 있어요. ‘김윤아, 마초에 발끈하다’라는 말도 안되는 제목으로…(웃음). 그때 한 번 화가 났었는데, 제가 한 번 화를 내면 다 잊어버리는 성격이라서 다 잊어 버렸어요(웃음).



버드와이저 : 가사에서 표현되는 김윤아와 실제 김윤아의 거리는 어느 정도인가요.
김윤아: 노래마다 다릅니다.
버드와이저: 올해 공연 일정은 어떻게 되시나요?
구태훈: 크리스마스 시즌이죠. 23, 24, 멜론 아치에서 콘서트를 갖습니다. 스탠딩 공연이에요.
자우림: 좋은 연말 보내시고요. 많은 사랑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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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은 프로젝트가 아니라 영원히 함께 가는 밴드입니다.
베테랑들이 한 밴드가 된다? 80년대 록그룹 아시아(Asia)가 그랬고, 미스터 빅(Mr. BIG)이 그랬다. 그리고 신세기 베테랑들의 밴드 ‘베일’이 그렇다. 베테랑들의 밴드는 자칫 조율을 잘 하지 않으면 사공이 많아 산으로 올라가는 배가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베일은 프론트스테이지에서나, 백스테이지에서나 그런 우려는 그저 노파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오래 전부터 정말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 음악다운 음악이 하고 싶어 못 견뎠던 다섯 명의 베테랑들이 모여 만든 멀티플 록밴드, 베일, 그런 만큼 그들은 풀어놓을 이야기도 많았다, 정말로.


버드와이저: 멤버들의 라인업이 독특합니다.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김구(랩, Evil Monkee): 원래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였어요. 작년 9월에 김원준 씨 노래하는 모습을 무대에서 보고 가수로서도 참 멋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고, 밴드를 함께 해도 뭔가 짭짤하겠다(웃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전화를 해서 꼬셨죠. 맨 처음엔 까탈스럽게 나오길래 ‘성격이 참 안 좋구나(웃음)’ 생각했는데, 알고 지내보니까 성격도 참 좋고, 그렇게 만나게 되어 드럼 치는 앤디(ND, 이창현)는 이 음반의 프로듀서로서, 한국 가요계 안에서 그렇게 뜬 곡을 작곡하진 않았지만(일동 웃음), 분명 수준이 높은 작곡자이고, 의향을 물어 봤죠. 같이 하자고. 그랬더니 한다고 하더라고요. 옆에서 남아있는 할 일 없어 보이는 기타치는 친구가 있길래, 같이 하게 되었고(일동 웃음),
그리고 여기 썬(Sun, 강선우)같은 친구는 나비효과에서 같이 작업을 했었기 때문에, 만나기가 아주 편했고요. 마지막으로 여기 모다(Moda, 정한종)란 친구는 역시 나비효과에서 함께 했었지만, 꼭 한 번 작업을 같이 해 보고 싶었던 친구예요. 이 김구라는 사람보다 능력이 훨씬 뛰어난 친구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때 마침 미국에 있길래 연락을 했죠. 나이는 제일 어린 게, 튕기긴 제일 튕기더라고요(일동 웃음)
버드와이저: 김원준씨께 묻겠습니다. ‘모두 잠든 후에’ 가 나온 이후 한 잡지에서 김원준의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하려던 음악이 아니어서 레코드를 모두 부쉈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베일의 음악은 김원준씨가 숙원하시던 음악인가요.김원준: 제가 좀 성격장애가 있어서요…(웃음) 그 이야기는 꽤 오래 전의 이야기겠네요. 그건 철이 덜 들었을 때라 대중들에게 많이 노출된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 줄 몰랐던 때고, 지금 생각하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제가 어떤 모습으로 데뷔를 했느냐, 그런 점에서 제가 원하던 모습이 아니라서 그랬지만, 결과론 적으로는 그런 덕에 더 많이 알아주셨던 게 아닐까 생각해요.
칭찬을 하건, 욕을 하건, 그 사람을 알아야 하는 거잖아요. 베일은 솔직히, 제가 학창시절부터 정말 하고 싶었던 밴드의 그림이었어요. 그 전에는 이런 모습의 설계도가 마련되지 않았고, 저로서도 어떻게 그려나가야 할 지 알지 못했고, 또 리더로서의 자신감도 많이 부족했었는데, 너무나 운 좋게, 운좋게란 말을 쓰고 싶은게 작년에 정말 운명처럼 만난 게 ‘베일’이에요. 작년 말에 음악을 접어야 하나, 할 정도로까지 심하게 고민 했었는데 김구 형에게 제안을 받고 하루 동안 정말 끙끙 앓다시피 고민을 하고 바로 다음 날, 하겠다고 이야기했죠. 할 테니까, 대신 우리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밴드다, 영원히 하자고 했죠. 그리고 음악적 방향은 우리 프로듀서이신 이창현 형(ND)이 하자는 대로 하기로 처음부터 ‘선약’을 했어요. 그런데 그 음악이 저에게 맞느냐, 제가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던 음악이냐고 물으신다면, 네, 이 음악이 저에게 맞는 것 같아요. 자의건 타의건,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앞으로 저희 다섯 명이서 함께 작업하고 곡도 만들고 편곡도 하거든요. 음악을 들어보셨으면 아시겠지만, ‘All Music By Veil’로 되어 있죠. 저희 다섯 명이 한 장소에 모여 한 마음으로 만들어내는 음악, 그게 저희의 소망입니다.

앤디(ND, 이창현): 특별히 설정을 하거나 그런 건 없고요, 자연스럽게 그런 결과로 흘러갔어요. 함께 모여서 악기 하나씩 잡고 하다 보니까 전반적으로 자리가 잡히기 시작하면서 이런 베일만의 스타일이 잡혀 나갔어요.
버드와이저: 그래도 특별한 원칙이 있으실텐데요.
앤디(ND, 이창현, 프로듀서): 제 개인적으로는 ‘소울풀’한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멤버들에게 음악을 들려 주면서 이런 음악은 어떨까, 하고 함께 논의를 했죠. 흔쾌히 다들 동의해 주었어요.
김구: 흔쾌하다고 말을 했는데 흔쾌하진 않았어요(일동 웃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긴 안 하겠다고 처음부터 나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죠, 농담입니다!
Moda(정한종):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아 가면서 뭐랄까요, 이런 음악이 베일을 찾아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앤디(ND, 이창현): 이번 앨범이 아니라 1.5 집에 넣을 노래들도 많이 작업을 해 놨거든요. 제 생각엔 1.5집이 보다 ‘베일다운’ 음악을 들려드릴 것 같습니다.
버드와이저: 그런 베일 만의 음악이 딱 잡혔다, 라고 느껴졌던 노래가 이 앨범에 있나요?
김구: 최초의 곡이 바로 “First”예요.
김원준: 멜로디도 그렇고, 음악 색깔도 그렇고 가사도 그렇고, 전부 베일 다운 그런 음악이라고 할 수 있어요.
버드와이저: 가장 유념하셨던 부분이 있다면?
김구: 보이는 쪽으로도 조심하겠다는 부분이 김원준과 김구라는 부분이예요. 이름 자체가 먼저 프로필이 되어 버린 감이 있어서, 어떤 선입견 같은 것이 작용할 소지가 많잖아요. 돈 벌려고 만든 프로젝트인가, 뭐 그렇게 보이기 싫었고, 저희 음악으로 먼저 뵙고 싶었어요. 음악적으로 유념한 건 ‘밴드다운 음악을 만들자’라는 것이었어요. 어떤 개성이 살기 때문에 그 부분을 특별히 튀게 만드는 그런 음악이 아니라 전체적인 역할에 있어서 ‘하모니가 살아나는’ 그런 음악을 지향했어요.
버드와이저: 김원준씨는 새로운 음악을 하시면서 창법이나 기존의 방식을 바꾸시려고 노력하셨나요?
김원준: 창현이 형이 방향을 잡아주신 게 있었긴 했지만, 처음에 다들 동의한 게 ‘녹음을 하면서 인고의 시간이 있을 것이다’ 라는 예감이었거든요. 하지만 우린 모두 그 점에 대해서만은 자신이 있었어요. 그런데 창법이나 호흡법이나 발성 같은 문제는 하루 아침에 바꾼다고 해서 바뀌는 게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해도 자연스럽지 않고요. 그런 면에서 제게 변화를 느끼신 분들이 계시다면 그건 모두 창현이 형의 작품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한 꺼풀을 벗겨냈다고 생각하고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 꺼풀씩 벗겨나갈 생각이에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노력과 시간인 것 같아요. 미래는 볼 수 없으니까 한 장 한 장 앨범을 내면서 밴드로서 진보할 거라고 생각해요. 인고의 시간도 그만큼 늘어나겠지만, 저는 그게 즐거워요. 발전한다는 생각보다 배운다는 생각 때문에.
버드와이저: 베일이 어떤 모습으로 비쳐지길 원하세요?
Moda(정한종): 저희가 처음에 다 함께 모였을 때 정말 바란 것이 있다면 ‘무대에서 죽자’라는 것이었어요.
김구: 농익은 다음에 만났죠. 마음 고생도 많이 해 봤기 때문에, 서로 배려할 줄 안다는 점에서 베일은 밴드로서의 플러스적 요소가 참 많아요. 저희가 처음에 프로모션 방향을 정할 때도 그랬고, 매체에 대한 홍보를 안 하겠다고 하진 않았지만, 그게 중심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저희가 무대에서 들려드릴 수 있는 솔직한 음악, 그게 가장 중요한 요소예요. 앞으로도 그 점은 변하지 않을 거예요.
김원준: 진정한 의미에서 ‘낭만적인’ 밴드, 그렇게 비쳐지고,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요.
Sun(강선우): 20년, 30년이 지나서도 활동하는 밴드, 그래서 ‘가요무대’ 같은 데에도 나설 수 있는 밴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일동 웃음).
ND: 일반 대중들이 일상에서 ‘들을 만한 음악’을 이야기하실 때 저희 베일도 얘기될 수 있는 그런 밴드가 되고 싶어요.






버드와이저: 연말 공연 스케줄은 어떻게 되세요? 김구: 12월 31일날 세종대에서 한 해를 넘기는 그 경계를 넘어서면서 공연을 해요.
김원준: 저희가 새내기 밴드잖아요.
김구: 새내기 치곤 좀 삭았죠(일동 웃음).
김원준: 그런데도 벌써 세 번째 콘서트거든요. 자축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생각했던 목표치를 넘어서는 관객몰이를 하고 있어요. 저희는 저희를 필요로 하는 무대라면 공중파건 산골짜기건 가리지 않고 어디든 가고 싶어요.


원문보기 : http://www.bud.co.kr/TrueMusicLive/ArtistOfTheMonth.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