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댁에서 꿩을 잡으셨다.
그러면서 친정에 갖다 드리란다.
늦은 밤, 부랴부랴 간 친정.
신랑은 시댁에서 밭일을 도와드린 터라
방에 들어가 인사드리기 좀 죄송하니
나 혼자만 얼른 들어가서 꿩만 드리고 오고
나중에 제대로 와서 인사드리자 하길래 알았다고 들어갔는데
아빠는 않계시고, 엄마는 영농회에 가셔서 않계시고
할머니 혼자 크고 빈 집에,
혼자 방에 누워 텔레비젼을 보고 계셨다.
할머니 방은 혼자 누워있기에 너무 큰데...
그렇게 누워있는 할머니께 가서
"시댁에서 꿩 갖다드리래서 왔어요.
오늘은 얼른 갈께.
황서방은 오늘 밭에 두엄 피고 와서
옷이 너무 드러워서 못 들어온대.
다음에 또 오께."
그랬더니 할머니는
"응, 그려,
아가, 대문 꼭~ 직치고 가!"
하는데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할머니가 많이 약해졌다는 게 보이니까.
하긴... 예전에는 나랑 둘이 같이 집 봤으니까.
내 딴에는 어제 할머니 모습이 마음에 많이 걸렸는지
어젯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눈물이 났다.
그래서 오늘 도서관에 가서 동화책을 빌렸다.
시립도서관에서 어린이 도서 코너에서 빌렸다.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이하 2권.
인토넷 교보문고에서 책 좀 사다드릴까... 싶어서 검색하다가
<팥죽 할머니...>란 책을 보고 할머니 선물하면 좋겠다 싶었다.
도서관에 가서 검색해보니 마침 그 책이 있었는데
출판사별로 여러권이 있었다.
교보문고 사이트에서 본 책도 있었는데
그림은 너무너무 맘에 드는데 글씨가 너무 작다.
다행히 같은 제목에 글씨가 좀 큰 책을 발견해서
다른 동화책이랑 같이 빌려다 할머니 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신다.
책이 좋은 것이 아니라 내가 와서 좋은 거겠지.
(그 책 빌리느라 어린이 도서코너 다 뒤지고 다녔다.)
마침 큰고모랑, 서울 셋째고모도 오셨으니
완전 멤버가 다 모인셈이다. ㅋㅋㅋ
(둘째고모가 빠지셨군... 워낙 바쁘시니...)
셋째 고모는 할머니를 보며
"이걸 엄마가 읽는다구유?"
나는,
"네. 할머니 여러 권 읽었어요."
할머니는 책을 펴고 또박또박 읽기 시작하신다.
할머니가 더듬더듬 하니 내가 선창한다.
그랬더니 할머니는 따라 읽으신다.
나는 말했다.
"제가 언제 날 잡아서 이거 읽어드려야지요."
집에 가려니까 엄마가 맛있는 반찬도 많이 싸주시고,
엄마가 준 장바구니 가~득 먹을 거를 얻어가며
나는 할머니께 큰 소리로 외친다.
"할머니! 공부 열심히 허여!"
그랬더니, 할머니 말씀.
"걱정 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