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의료법 개정" 반발 의사들 거리로

박노성 |2007.03.01 10:42
조회 35 |추천 0
이슈추적] [중앙일보 2007-02-12 10:11]         [

 

      [중앙일보 김영훈.조용철 기자] 의사들이 11일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보건복지부가 의료법 개정 절차를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의사와 간호조무사, 의대생 대표 등 2만여 명이 참석했다. 2000년 의약분업 반대 집회 이후 최대 규모다. 그러나 대한병원협회가 집회에 참가하지 않았고, 휴일이어서 환자들의 불편은 크지 않았다. 주요 병원의응급실은 정상 운영됐다.   백혈병 환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가톨릭대 성모병원은 요즘 의료진과 환자가 서로 감정이 상해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를 비보험으로 처리해 병원이 환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웠다는 의혹 때문이다.   병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치료를 하다 보면 환자를 위해 건강보험 기준 이상의 치료를 할 수 있는데, 초과분의 성격을 놓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나치게 환자 편을 든다는 것이다. 이학승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진료에 대한 통제가 계속되는 한 성모병원 사태는 재연될 수밖에 없다"며 "의료법 반대 투쟁의 본질은 의사의 진료권을 위협하는 정부의 의료 통제에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거리로 뛰쳐나간 표면적 이유는 '의사의 투약권 제한'과 '간호사의 간호진단 허용'등이 포함된 의료법 개정시안에 반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정부의 관리가 강해지는 것에 대한 반발이 작용하고 있다.   ◆불가피한 정부 관리=건강보험 심사지침은 환자 상태에 따른 항암제 투여량 등 1124항목에 이른다. 그러나 이런 관리는 불가피하다. 고령화와 만성 질환자의 증가로 의료비 지출이 급증할 수밖에 없어서다. 국민이 낸 보험료와 세금으로 운영되는 건강보험 체제에선 더욱 그렇다.   게다가 과잉 진료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선 한번 진료하면 평균 3~4개의 약을 처방한다. 선진국에선 1~2개다. 중소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한 환자 3명 중 1명은 필름이 있어도 종합병원에서 재촬영을 한다.   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건강보험팀장은 "선진국의 진료비 관리는 우리 이상으로 까다롭다"고 말했다. 영국에선 정부가 병원을 직접 통제하고, 제약회사의 이익률까지 제한한다. 민간보험 위주인 미국의 경우 플로리다주 민간보험이 적용되는 약이 2000종목이 안 된다. 우리는 2만 개가 넘는다. 독일은 보험조합 간 경쟁 체제가 확산되고 있다. 혜택이 많은 조합에 환자가 몰리기 때문에 환자를 더 받으려면 의사도 조합 통제를 따라야 한다.   ◆치열해진 경쟁=정부 재정이 빠듯했던 1970년대 정부는 의료 인프라 확대를 민간에 의존했다. 길병원.백병원 등의 기여로 의료 수준은 단기간에 높아졌다. 의사의 자부심도 컸다.
그러나 89년 전 국민 건강보험 시대가 열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진료비 관리와 공공의료 확충의 필요성이 커졌다. 의사 간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90년 4만여 명이었던 의사는 15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지난해 10월 부산에선 생활고를 비관한 의사가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다. 한 의대 교수는 "의사들은 앞으로 정부에서 받을 건 없고, 권한은 계속 축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쟁에 따른 불안감으로 돈 되는 진료에 매달리면서 느끼는 자괴감도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사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건강보험 적자로 2002년 이후 정부가 정하는 진료비(수가)가 물가만큼 오르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77년 이후 2005년까지 수가는 7.8배 올라 소비자 물가 상승(6.1배)을 웃돌고 있다. 유혜원 의료연대회의 정책부장은 "이번 개정시안에는 병원의 영리를 위한 규정이 지나칠 정도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환자가 중요"=의료법 개정 실무작업반에 참여했던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위원은 "4개월 이상 논쟁도 하고 양보도 하면서 만든 안을 백지화하라는 주장은 코미디"라며 "법 개정으로 환자의 권리와 편의가 향상되는 점도 많다"고 말했다.   의협에 법률 조언을 한 현두륜 변호사는 "정부의 갈등 조정 능력에도 문제가 있고, 의협도 실무 논의 단계에서 의사 의견 수렴과 문제 제기에 적극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 의료계 인사는 "의협의 현 집행부와 차기를 노리는 세력 간의 선명성 경쟁도 투쟁이 격화되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글=김영훈 기자 filich@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