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도둑처럼 가셨다.
하얀 옷이 싫어요. 우는 세 딸을
향기도 나지 않는 하얀 소복 입혀 나뭇가지에 걸어 두고
아버지는 가셨다.
급브레이크를 밟기엔 슬픈 나이.
서른 여섯.
장가들 때 신었다던 하얀 싸롱화 신고
때늦은 눈 내리던 길 위로
발자국도 없이
아버지는 가셨다.
아버지 싸롱화 따라 가던 길 끝에 선 목련 한 그루.
해마다 세 딸이 하얀 옷이 싫어요 울며
기어이 누렇게 떨어지고야 말던.
作 2006년 12월 9일
이 정 희
아버지는
도둑처럼 가셨다.
하얀 옷이 싫어요. 우는 세 딸을
향기도 나지 않는 하얀 소복 입혀 나뭇가지에 걸어 두고
아버지는 가셨다.
급브레이크를 밟기엔 슬픈 나이.
서른 여섯.
장가들 때 신었다던 하얀 싸롱화 신고
때늦은 눈 내리던 길 위로
발자국도 없이
아버지는 가셨다.
아버지 싸롱화 따라 가던 길 끝에 선 목련 한 그루.
해마다 세 딸이 하얀 옷이 싫어요 울며
기어이 누렇게 떨어지고야 말던.
作 2006년 12월 9일
이 정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