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준혁 담관암 선고
시청자, "장준혁 살려달라"…제작진, "원작에 충실하겠다"
이주완 과장이 수술, 그러나 결론은… 죽음.
장준혁이 쓰러졌다. 시청자들은 과로이길 바랐다. 아니 담석으로 끝나길 기대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시청자의 바람과 달리 장준혁은 담관암이었다. 예정대로 죽음을 암시하는 대목. 시청자들은 '하얀거탑' 18회분이 끝나자 게시판에 "장준혁을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안판석 감독은 장준혁을 '죽이겠다'고 마음을 굳힌 모양이다. 아니 처음부터 흔들림 없었다. 지난 3일 경기도 이천에서 진행된 '하얀거탑' 촬영 현장에서 만난 안감독은 결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처음 의도처럼 원작대로 간다"고 짧게 대답했다. 원작에 따르면 천재의사 장준혁은 암으로 죽는다.
앞으로 2회분만 남기고 있는 MBC 주말 특별기획 '하얀거탑'. 과연 제작진은 시청자의 이런 바람을 끝까지 외면할까. 그렇다면 제작진이 생각하고 있는 결말은 무엇일까. 결말과 관련해 팽팽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시청자와 제작진. 각각의 주장과 생각을 정리했다.
◆ 시청자 "장준혁 살려내라"

시청자들이 장준혁을 살려내라고 말하는 이유는 3가지다. 첫째, 장준혁의 삶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 한 시청자는 "외과과장 자리까지 정말 힘들게 올라왔다.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인데 재판에서 지고 병까지 걸려 처절하게 죽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며 장준혁이 어디까지 올라가서 어떻게 내려오는지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둘째, 장준혁의 죽음은 비현실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시청자는 "굳이 죽이지 않고 지난 과오를 뉘우치게 할 수도 있지 않냐"면서 "아무리 권선징악이 주제라고 해도 이건 아닌 것 같다. 극중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 마지막에 가장 비현실적으로 죽는 게 납득이 안된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셋째, 실력있는 의사를 죽여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한 시청자는 "대한민국에는 장준혁과 같은 실력 있는 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장준혁은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살아서 더 많은 환자들을 치료해야 한다. 그게 해피엔딩이다"며 장준혁이 살아야하는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외에도 시청자 게시판에는 "외아들인 장준혁을 죽이면 시골에 홀로 남아계신 어머니는 어떻게 살아가느냐", "반드시 일본 드라마를 따라 할 필요는 없지 않나", "가난한 남자가 품고 있는 야망과 그 결말이 너무도 뻔하다"는 등 죽음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 제작진 "처음부터 죽음을 생각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원작에 충실하기로 했다는 애초 기획의도를 끝까지 지킬 모양이다. 드라마 연출을 맡고 있는 안판석 감독은 "처음 제작 당시 원작에 충실하겠다는 마음으로 연출에 임했다"면서 "장준혁의 죽음은 처음부터 예정된 것이었다. 지금까지 결말에 대한 고민이나 흔들림은 전혀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물론 원작과 다른 부분도 있다. 원작 소설에서는 식도암 전문가인 주인공이 위암으로, 일본 드라마에서는 폐암으로 죽는다. 반면 한국판에서는 장준혁이 담관암으로 죽는다. 안감독은 "우리나라에서는 흡연장면을 내보낼 수 없다. 폐암으로 죽는다는 건 개연성이 부족했다"며 "의학의 발전속도에 맞춰 장준혁이 간담체 전문가로 분했고, 결국 죽음도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죽는다"고 설명했다.
극중 장준혁은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의사다. 특히 담관암에 관한 한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런 그가 담관암으로 죽는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 제작진에 따르면 장준혁의 수술은 이주완(이정길 분) 전 외과과장이 맡을 예정이다. 단, 장준혁의 마지막 모습에 대해서는 더이상 언급을 자제했다.
종영 2회만을 앞둔 '하얀거탑'은 대학 병원 내에서 벌어지는 권력에 대한 암투를 장준혁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그려왔다. 여타 의학드라마와 달리 의사들의 세계를 색다르고 치밀하게 표현해 많은 호평을 받았다. '하얀거탑'은 방영 기간 동안 평균 시청률 10% 중반을 유지했으며, 지난 4일 시청률 19.5%(시청률조사전문기관 TNS미디어코리아 집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