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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 드림걸즈

최용진 |2007.03.07 22:59
조회 42 |추천 0

 

 

제니퍼 허드슨이 누구인가.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그녀는 원래 아메리칸 아이돌 3에 잠시 등장했던 인물이라고 나온다. 그것도 초반에 탈락해버려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 그러나 뛰어난 가창력으로 [드림걸즈]에 캐스팅 되어 골든글로브와 오스카의 여우조연상을 휩쓴, 말 그대로 대단한 아메리칸 아이돌이다.

 

씨네 21의 평론가 남다은님은 [드림걸즈]에서 에피(제니퍼 허드슨)가 팀에서 퇴출되는 장면 이후로 그녀의 몰락과 함께 영화도 힘을 잃는다 라고 평했다.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이다. 그만큼 영화에서 제니퍼 허드슨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그녀는 비욘세에게 메인 보컬 자리를 내어주지만 영화에서만큼은 비욘세를 압도하며 당당히 메인임을 보여준다. 그녀의 절규와 같은 열창은 자칫 죽어버릴 수 있는 영화의 상투적 내러티브를 훌륭히 커버하며 극을 충실히 끌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드림걸즈]가 좋았던 것은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내내 주옥과 같은 음악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에서였다. 원작 뮤지컬의 곡에 4개의 신곡이 추가된 음악은 영화의 내러티브 흐름에 충실하며 매끄럽다. 좋은 곡을 좋은 배우가 좋게 노래한다. 제니퍼 허드슨 뿐 아니라 비욘세도, 제이미 폭스도, 심지어 에디 머피까지도 잘 부른다.

 

두 시간 내내 좋았던 음악에 비해서 극의 드라마는 말 그대로 무난한 수준이다. 흑인 여성들이 메인스트림에 합류하여 성공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는데, [시카고]가 갖고 있는 man과 surroundings에 관한 진지한 고찰도, [물랑루즈]가 갖고 있는 신파를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재구성하는 탁월한 감각도 찾아보긴 어렵다. 스타가 되어 분열을 갖고 화해의 봉합을 거치는 과정까지 느슨하고 담담하게 그려내는 내러티브에서 특별한 카니발성을 찾아내긴 어렵다. [드림걸즈]는 위에 열거한 독창성을 택하는 대신, 무난한 과정속에 당시 사회상의 페이소스를 곁들인다. 그러나 페이'소스'는 'sauce' 이상의 기능을 하진 못한다. 열거에 그치기 때문에 진정한 페이소스의 의미처럼 진한 아픔과 향기를 뿜어내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게다가 이미 언급했듯, 에피의 퇴장과 함께 극이 단숨에 힘을 잃게 되므로, 결말 부분 화해의 봉함은 기쁨과 아쉬움보다는 담담한 웃음만을 안겨줄 뿐이다. (개인적으론 좋았던 엔딩이었지만.)

 

그래도 맘에 드는 영화이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철저히 상업적인 면만 추구하던 매니저 커티스(제이미 폭스)가 '드림즈'의 마지막 farewell 공연 속에서 너그러운 웃음을 보인 장면만으로도 영화는 매우 매력적인 것으로 느껴진다. 덤덤한 고별 공연에서 덤덤한 미소를 짓는 것이 마치 내게 인생을 말해주는 교훈처럼 느껴져서 좋았던 것. 비열한 badside에 서서 악에 받힌 듯 성공을 위해 내달렸다가도 포기하는 순간만큼은 신사적으로 웃음을 지어줄 수 있는 것이 간단한 내공에서는 올 수 없는 것임을 알기에 [드림걸즈]의 차분한 봉합은 의외로 근사하다.

 

더불어 비욘세의 캐스팅도 결과적으론 성공에 가깝게 보인다. 개성 없는 목소리를 가진, 만들어진 스타를 연기하기에 비욘세의 캐스팅은 절묘할 정도로 성공적이다. 제니퍼 허드슨에게 압도당한 것은 극의 비중과 흐름에 따른 것 뿐이지, 비욘세의 연기가 부족한 탓은 아니다. 본인이 지닌 실제 약점의 아우라를 적절히 이용했기에 오히려 성공적으로(?) 초라하게 압도당하는 아이러니가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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