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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외교가 강한(?) 이유

신봉길 |2007.03.08 16:42
조회 195 |추천 1

소위 제2차 북핵위기를 촉발시킨 켈리 미국특사( 부시 1기행정부의 국무성 동아태차관보) 의 평양방문(2002.10.3-5) 직전의 일이다.평양시외곽 대동강변에 위치한 `고방산초대소`에는 이미 몇주전부터 북한외무성의 핵문제관련 핵심일꾼들이 합숙을 하면서 켈리특사의 방문에 대비하고 있었다.

 

북한 외무성의 미주국  국제기구국 조약국소속직원들인 이들은 강석주수석부부장의 직접 지휘아래 미국과의 회담에 대비하고 있었다. 이들은 미측이 제기할 가능성이 있는 사안에 대한 대응방안을 여러가지의 시나리오형식으로 준비하였으며 이를 김정일위원장에게 보고 결재까지 받았다. 

 

 켈리특사일행 도착후의 미북간의 회담은 북한이 예상한 시나리오중 최악의 각본대로 진행되었다.( 이때 켈리특사는 북한의 농축우라늄을 통한 핵개발의혹을 제기). 북한은 마지막으로 미국과의 대화가능성을 열어놓기위해 다음 회담일자라도 잡고 끝내자고 하였으나  미측은 냉정히 거부하고 귀국하였다.

 

 이것은 필자가 그해 10월중순 경수로문제로 북측과 협상을 위해 평양을 방문(2002.10.15-19)했을때 고방산초대소에서 개최된 북측주최 만찬 석상에서 켈리와의 회담에 참여한 북측 핵심관계자로 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다.( 이관계자는 지금도 북한의 대미외교의 핵심일원으로 일하고 있다)

 

 후일 위의 미북간 평양회담과 관련해서 미측은 켈리특사가 북한에 대해 고농축우라늄(HEU)프로그램에 의한 핵무기개발계획을 추궁하자 북한의 강석주부부장이 이를 시인하였다고 설명하였으며 북한측은  `북한은 그이상의것도 개발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적은 있으나 HEU프로그램을 시인한바가 없다고 주장한바가 있다.  

 

위의 북측관계자발언을 분석해보면 북한은 북핵문제와 같은 중요한

외교협상에 대해서는 사전에 예상 가능한 모든문제에 대해 대응방안을 시나리오형식으로 만들어 최고통치권자의 결재까지 받아 협상에 응한다는 것이다.여기서 유추해 볼수있는것은 한번 대응방안과 전략이 김정일 위원장까지 보고되어 최종결정되면 그것은 더이상 바꿀수없는 하나의 경전이 된다는것이다. 북한에서의 김위원장의 위치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될수있는 일이다.

 

 여기에 북한외교의 강점과 약점이 있다고 본다. 강점이라면 원칙에 충실해 보인다는 것이다. 상황의 변화에 관계없이 처음 정한 입장은 끝가지 밀고 간다. 최고지도자동지가 한번 판단한것에는 오류가 있을수 없는것이다. 북한과 같은 체제하에서는 김일성주석이나 김정일지도자는 무오류의 초인적 인물들이다. 그래서 막무가내식 벼랑끝전술도 불사한다. 그래서 북한외교가 강해(?)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약점이라면 유연성이 떨어진다는것이다. 협상이라면 모두 시나리오대로 되는것이 아니며 여러 상황변화가 있을수 있다.보통의 국가들은 그때 그때 본부에 보고도 하고 필요시 상황에 따라 입장을 변경시키기도 한다. 북한의 경우 무오류(?)의 지도자에게 한번 정한 방침의 변경를 건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지 모른다.그래서 현장의 북한 협상팀을 아무리 설득해봐도 소용이 없다.때로는 답답하고 고지식해 보일때도 있다.그러나 현장팀은 아무 권한이 없다. 지시에 따르는 전문 협상가들일 뿐이다.

 

 이것이 북한외교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는 하나의 분석시각이 될수있을 것이다. 북한핵문제해결을 둘러싸고 소위 6자간의 외교협상이 한창이다.북한의 협상행태와 외교전략에 대한 이해가 필수불가결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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