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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스런 "도깨비" 같은 날씨, 기상이변인가?

이장연 |2007.03.08 21:20
조회 107 |추천 0
변덕스런 '도깨비' 같은 날씨, 기상이변인가?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꽃샘추위와 밤낮 할것없이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3월 6일 경칩이 지나 '개구리도 잠에서 깨어났으니, 이젠 진정 봄이구나' 생각했는데 맑은 하늘에 날벼락처럼 갑작스레 새하얀 눈발이 날리다가 개고 다시 눈발이 날리고, 빗방울이 떨어지고 쌀쌀한 바람이 불고 난리가 아닙니다. 한 두번도 아니고 하루에 몇 번이고 이런 날씨가 반복되고 있는데요.
왜 그런지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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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눈보라가 치더니 벤치위에 눈이 금새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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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어느 봄날? 작은 나무에 눈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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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에도 돌풍과 함께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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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를 홍보하는 학생들이 눈보라가 치자 하나둘 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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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에 굵은 눈보라가 휘몰아치다 말다 한다




지난 겨울은 엘리뇨현상(이산화탄소에 의한 지구온난화)과 기상이변(기후변화)으로 겨울같지 않은 뜨거운 겨울을 보냈는데, 그 때문인지 봄도 봄 같지 않습니다.

이러다가 정말 영화 '투모로우'처럼 큰 지구적 재앙을 맞게 되는건 아닌지 우려스럽기만 합니다.
변덕스런 '도깨비'의 장난으로 치부하기에는 날씨가 정말 심상치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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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투모로우'에서도 지구온난화로 기상이변현상이 속출하다 재앙을 맞게 된다. 이 장면은 기상이변으로 남반구인 인도에 폭설이 내리는 모습이다



* 아래는 예전에 몸담고 있던 단체(불교환경연대)에서 직접 만든 소식지(2006년 5,6월호)에 실었던 기후변화에 대한 글입니다.

따뜻한 봄날은 빨리 지나는데
이해일 / 부산대학교 환경공학과 박사

  지구온난화를 상징화한 조형물, 그린피스  하얗게 피어난 조팝나무에 취해 봄의 시름에 젖은 지가 엊그제인데 숲에선 벌써 아카시아와 찔레꽃 향기가 피어난다. 천천히 바람에 흔들리는 아카시아 숲은 신록의 산언덕에 우유빛으로 출렁인다. 아카시아가 울창한 산길을 걸어본다. 바람결에 아카시아 꽃잎이 툭툭 굵은 빗방울처럼 떨어진다. 벌써 무성해진 수목들로 엷게 음영이 진 산길에는 고비가 무성하다. 길가 한쪽 햇살 따스한 곳에 몇 그루 화사한 꽃망울을 피어내던 개복숭 나무는 지금은 그저 평범한 나무로 되돌아갔다. 도심의 계절은 참 빠르다. 특히 도심의 봄날은 순간순간 얼굴을 바꾸어 여간한 주의력이 아니면 하루에도 셀 수 없이 피어나는 진객들을 맞기 어렵다. 어제 만개한 철쭉이라 순간 마음을 놓으면 어느새 속절없이 시들어버린 꽃잎 앞에서 바쁜 자신을 원망 않을 수 없다. 하여 나는 내 주변의 풍광--여기는 여주군에 위치한 자연농장이다--을 기회 닿는 데로 만끽하려고 한다.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부러 아카시아 꽃이 한들거리는 곳을 찾아들어 볼일을 보고 아침 출근길에는 농장 진입로 주변에 펼쳐진 오월의 과수원의 녹음을 차창너머로 훔쳐본다.  

  아 그러나 요즈음 봄날은 정말 너무 빠르다. 꼭 도심이 아니더라도 전국 어디에서나 계절의 빠른 변화를 체감하기는 어렵지 않다. 계절의 변화 곧 기온의 변화가 사람의 영역안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다. 동해안에서 난대성 어류가 잡힌다는 뉴스는 벌써 오래전 일이다. 남해 연안에서 매년 홍역을 치르는 적조(赤潮)는 이제 동해 남단까지 올라왔다. 과거 동해안에서 흔하게 잡히던 명태는 자취를 감춘지 벌써 오래다. 한랭성 어류인 명태는 따뜻한 해류에 밀려 북쪽으로 북쪽으로 떠나버렸다. 대신에 그 자리는 고등어나 오징어같은 난류성 어류가 들어섰다. 최근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견되어 세인의 주목을 끈 무게가 300kg을 넘나드는 초대형 가오리와 해파리의 출현은 그런 변화의 극단을 보여주는 일례에 지나지 않다.

  육상의 변화는 어떤가. 남반구의 따뜻한 지역에서나 서식하는 식물들의 북방한계선은 대폭 수정될 판이다. 남도의 대표적인 꽃인 동백이 서울 한복판에서 겨울을 나는 것을 보고 놀라워하는 식물학자의 기사를 본적이 있다. 나도 개인적인 경험이 있는데 서울 서초구의 우면산을 오르고 나서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도 흔하게 자라는 소나무는 이산에선 주류가 아니다. 인공조림으로 예술의 전당 뒤편에 군락을 이룬 잣나무 숲이 그나마 유일한 침엽수림 지대이고 우면산의 대부분은 참나무와 같은 활엽수림이 차지하고 있다. 조림과 같은 사람의 인위적인 영향이 없는 자연적인 상태에서 침엽수는 활엽수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활엽수가 우점한 우면산의 식물 생태상은 도심지의 따뜻한 기후조건이 자연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런 정도로만 그친다면 괜찮은데 기후변화의 영향은 보다 심각한 모양이다.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병해충의 월동현상은 점차 심해지고 외래에서 유래한 병해충이 좀처럼 잡히지않는다. 이제 한겨울에도 모기때문에 고생한다는 애기는 별스런 뉴스가 아니다. 1989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소나무 재선충병은 온난한 날씨덕에 그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를 박멸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아열대기후 지역에서 유입된 벼물바구미는 우리나라의 겨울에도 끄떡없이 견딘다. 북미 남단의 아열대 지역이 원래 고향인 붉은귀거북(우리나라에선 청거북으로 흔히 불린다)은 우리나라의 겨울에도 아랑곳 않고 도처에서 생태계의 파괴자로 악명을 떨친다.

  사실 이런 사례들은 우리나라가 점차 아열대성 기후권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기후학자들의 예측을 통해 이미 예고된 일이라 할 수 있다. 2020~30년경이라고 했었나. 아무튼 그렇게 가까운 시일 내에 남해안이 아열대성으로 바뀔 것이라는 과학기사를 보면 놀란 게 벌써 오륙년 전일이다.

  기후변화의 현상은 인류역사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오늘날 기후역사학자들은 보고하고 있다. 근대 인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프랑스 혁명은 놀랍게도 화산분화로 인한 조그만 한 기후변동이 야기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기후역사학자들은 말한다. 프랑스 혁명전 6년 동안의 냉해와 흉작은 당시의 사회적 혼란과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는 역할을 했다. 당시의 사람들은 몰랐지만 그 무렵의 이상 한랭현상은 그 시기에 있었던 아이슬란드의 화산폭발과 일본의 아사마 화산의 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은 오늘날에서야 밝혀진 사실이다. 이외에도 역사적 사건에 기후변동이 미친 영향은 비일비재하다. 오늘날까지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아일랜드의 불행한 역사는 17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있어온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기후변화에 의한 기근으로 스코틀랜드인은 아일랜드에 밀려들고 그에 의한 민족 갈등과 이에 더해 아일랜드의 실질적 지배자였던 잉글랜드의 정치적 오류는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숱한 문제와 폭력사태를 빚어내고 있다.1845년부터 몇 년간 이어진 감자 대기근 사건은 그 비극의 절정이었다. 이 또한 기후변화에 의한 감자마름병의 발생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기후변화의 증후는 애교스런 것이다. 지구 역사상의 기후격변에 따른 생물상의 변화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고생물학자들에 의하면 지구역사상 상상을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예고한 영화 ‘투모로우’ 초월하는 대절멸 사건만 해도 다섯 번이나 있었다고 한다. 그중 하나인 2억5100만 년 전의 페름-트라이아스기(Permian-Triassic period)에 생물종의 95%가 멸종하였다. 이와 같은 최악의 멸종사건의 배후에는 보통 거대 혜성이나 운석과의 충돌과 같은 예측불허의 사건들이 맞물려있다. 혜성과 같은 외계물체와의 충돌은 한 지역의 물리적 파괴에 그치지 않고 충돌 순간 발생한 엄청난 양의 먼지는 지구 상층부의 공기흐름을 타고 순식간에 지구전역의 대기층에 퍼진다. 대기를 두껍게 감싼 먼지층은 햇볕을 차단하여 지구 전체를 냉각시킨다. 지구상의 에너지원의 거의 대부분이 태양에서 발원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 결과는 가히 짐작할 수 있다. 햇빛이 차단된 어두운 세상은 우선 식물들에게 타격을 줄 것이고 이어 초식동물 육식동물의 순으로 영향을 준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구 전체의 기후 밸런스를 조정하는 해류의 변화에 의한 영향도 가공할 만한 것이다. 단순한 위도상의 기후상을 떠나 오늘날 대륙의 기후의 상당부분은 해류의 영향에 크게 좌우된다. 영화 ‘투모로우’는 해류에서 시작한 기상이변의 재난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날 기후변화에 의한 불행의 역사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시작되는 듯 하다. 20세기 말부터 지속되는 아프리카 가뭄의 비극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이 겪는 고통이라 하기엔 너무 지나치다. 아직은 자연재난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일로 치부하지만 이는 전 세계적으로 빈발하고 있는 기상이변의 한 형태임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의 기상이변은 지구차원의 자연스런 현상으로 여기기엔 인류의 행위가 미친 영향이 너무 크다. 아무도 그것을 수치적으로 과학적으로 시뮬레이션 할 수 없어 그렇지 인류의 무분별한 산림파괴와 과도한 화석연료의 사용 등이 주요한 영향인자임을 양식 있는 학자들은 부정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오늘날 지구차원의 기후변화에 정녕 우리들은 기여한 바가 없을까?  하나가 모여 열이 되고 열이 모여 백이 되듯이 우리 각자의 삶의 행태가 한국이란 나라의 정체성을 이루듯이 여러 나라의 행태는 곧 서로 상호 작용하여 지구차원의 환경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걸 인정한 것이 곧 1997년 선진국의 온실가스 강제 규제협약이다. 세계 에너지의 거의 대부분을 소모하는 주요 국가들이 지구환경 악화에 기여했음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물론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인간이 지구에 나타난 이래, 생물이 멸종되는 비율은 현대에 들어 더욱 가속되고 있다고 한다. 무분별한 개발과 파괴는 자연계의 사멸뿐 아니라 이제 지구차원의 환경재앙으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인류의 폭주는 아마도 파국의 길을 면하지 못할 듯 싶다. 그러나 그것이 당장에 금세에 있을 것 같지 않다는 것에 우리는 다들 방심한다.

  이번 여름은 예년보다 한달 빠른 유월초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이런 빠른 변화가 낯설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우리가 노년이 되었을 때 우리나라의 계절은 어떻게 변화되어 있을까? 그때도 사계절은 여전히 돌아올까? 짐작컨대 봄과 가을은 거의 이름만의 시간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그 정도만의 변화라면 정말 다행이지 싶다. 그나마도 숲이 있고 맑은 공기와 물이 있다면야. 아.. 설마 중국의 베이징 인근처럼 혹 사막화가 발생하지는 않겠지. 그래도 시원한 명태국과 서늘한 솔바람 소리는 그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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