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교도소에 굵은 워커소리가 뚜벅 뚜벅 울렸다.
"번호 3601번! 3756번! 4200번!"
날카롭고 차가운 음성의 교도관이 죄수 셋을 불러냈다. 그들은 기다렸다는듯
우울한 얼굴로 철창을 나왔다. 마치 죽음을 예견한듯이....
얼마전 죄수들에게 전에 없던 광고가 나갔다. 그것도 이미 사형이 결정난 시한
부 죄수들에게.... 철창을 나온 죄수들의 방엔 그 광고전단이 구겨진채 놓여있
었다.
********************************** 광고 **********************************
대상: 사형수.
본 교도소에서는 특별 연구로 대상자를 모집한다.
연구목적: 인간의 출혈 상황에 대한 반응
사례: 연구 대상에 응한 사형수 가족에게 평생 연금 보장. 생활 보장.
시신의 사후처리에 대한 모든 권리를 가족에게 위임.
일시: 이번주 내로 불시.
모집인원: 3명 교도소장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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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들은 교도관을 따라 미로 처럼 얽힌 복도를 걸었다. 곧 '실험실' 이라
는 팻말이 붙은 방으로 들어갔다. 방안에는 하얀 가운을 입은 남녀 연구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냉담한 교도관에 비해 온화한 얼굴을 가진 안경쓴 한 연구원이
그들을 맞이했다.
"어서 오십시요. 이번 연구를 집도할 박선우라고 합니다."
의사가 교도관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교도관은 사형수들의 손목을 휘감은 수갑을
하나하나 끌러내었다. 차랑차랑 거리는 수갑을 들고 교도관이 나가자 의사의 고
개짓에 여자 연구원이 사형수들을 의자에 앉혔다.
"이번 연구는 간단합니다. 손목의 동맥을 절단하고 피만 뽑을겁니다. 그 외에는
다른 어떤 곳도 손대지 않겠습니다."
박선우 연구원은 안대로 그들의 눈을 가리며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사형수들의
심장소리가 방안에 울리기 시작했다. 사형수들의 온몸이 묶여지자 한 사형수가
공포에 못이겨 바지에 오줌을 지렸다. 그들의 오른팔 만이 쭉 뻗어져 나왔고 아래
로 양동이가 받혀졌다. 이젠 숨길것도 없이 그들의 몸은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
다. 그들의 가슴에서 나온 선은 심전도 기계로 이어져있었고 그들의 심장박동은
정상인이 아니었다.
"자..... 시작합니다."
여자 연구원 셋이서 각각의 사형수 들의 손목을 칼로 그엇다. 심전도의 파동이 날
카롭게 찢어졌다. 양동이로 쏟아지는 소리에 그들의 모든 근육이 터질듯이 팽팽해
지며 입안에 끼어진 마우스피스 틈새로 악에 받힌 구역질이 올라왔다.
"이봐.... 좀더 짜봐... 잘 안나오잖아....."
박선우 연구원은 차분한 어조로 말하면서 손으로 쥐어짜는 시늉을 했다.
아까보다 양동이의 쏟아지는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이미 심전도 파동은 범위를
넘어서고 있었다. 의자가 벌컥대며 요동쳤다.
그렇게 수십분이 지나고 연구원들은 축 늘어진 사형수들의 안대를 벗겼다. 심전
도 의 파장이 일자를 그렸다. 동공을 살펴보고 모두 사망했다는 걸 확인하자 박선
우 연구원은 교도관을 불러 사형수 들의 시신을 치웠다. 연구원들은 마치 아무일
도 없었다는 듯 연구도구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교도관들은 사형수들의 시체를 들고 보관실로 향했다.
" 이번엔 무슨 실험을 한거야? 이 새끼들 깨끗하잖아."
" 글쎄?..... 저번 실험땐 완전히 해부를 해 놓더니 이번엔 말짱하군...."
보관실로 온 교도관들은 궁시렁거리며 시신들을 대충 처리했다. 천장에서 교도관
을 향해 뭔가 뚝뚝 흘렀다.
" 뭐야 이거.. 저 위에 실험실 아니야?"
교도관은 얼른 닦아내고 냄새를 맡았다.
" 물이네... 아까 이 새끼들 한테 물먹였나?"
교도관들은 낄낄거리며 웃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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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19** *월 *일 실험집도:박선우 연구소장. 실험대상자:사형수 3명.
실험목적: 인간의 뇌에 대한 극도의 불안과 공포의 반응.
실험도구: 물 15리터,양동이 3개, 식사용 나이프, 안대, 고정 벨트
실험과정: 1. 대상자들을 의자에 앉힌후 고정 벨트로 안전하게 묶음.
안대로 눈을 가림.
2. 각각 3명의 연구원들이 식사용 나이프 칼등을 손목에 살짝 댐.
3. 동시에 양동이에 물을 쏟음.
4. 15분후 대상자들 사망확인.
실험반응: 1번 반응: 대상자들 전부 경련. 심전도 지수로 보아 공포와 불안이
급속도로 올라감.
2번 반응: 심전도 계기에 심한 파동이 그려짐. 극도의 공포와 불안
상태가 이어짐.
3번 반응: 온몸의 근육이 강한 긴장 상태를 보임. 심전도 계기 파동은
한계치를 넘음.
4번 반응: 대상자 모두 차례로 축 늘어지며 심전도 계기 파동 없음.
동공 확인. 사망 판단.
연구소견: 인간의 불안과 공포가 극에 달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아직은
확정 못함. 인간의 뇌는 공포와 불안 속에서 스스로 죽음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봄.
거짓된 상황속에서 인간의 뇌는 죽음이라는 오류를 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