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는 ‘무엇’하며 사는가? - 3W -
박종운(변호사, CLF 사무국장)
안녕하세요? 박종운입니다. 기독 법률사무소를 꿈꾸는 ‘법무법인 소명’의 8년차 변호사이고, ‘기독변호사회’(CLF)에서는 사무국장으로, ‘성서한국’에서는 집행위원장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에서는 법제정위원장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지난 해, 박찬주 편집장님으로부터 ‘전문가 칼럼’을 요청받고 감히 거절하지 못한 탓에, 한 달에 한 번씩은 머리를 쥐어짜서라도 글을 써 내야 할 입장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전문가인 척’ 떠들고 다닌 탓은 아닌지 반성도 해 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변호사라고 해서 법률 이론이나 판례를 해설하고 있을 수도 없고 해서, 그저 ‘그리스도인 변호사’로 살아가려 애쓰는 제 일상을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첫 글이라 제목이 중요할 것 같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막상 정해 놓고 보니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패러디한 느낌이 드는군요. “변호사가 뭐 하는 인간인가”에 대해서는 다들 하고 싶은 말들이 많으시겠지만, 제가 변호사를 처음 시작할 때 어떤 선배님이 ‘3W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변호사 업계의 전통적인 견해라고 할 수 있지요. 3W란 Walking, Waiting, Writing을 말합니다. ‘Walking’, 고급 승용차나 타고 다닐 법한 변호사한테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지만, 법원 근처에 가보면 남녀노소 변호사들이 무거운 서류가방을 들고 법원을 향해, 법정을 향해 부지런히 걸어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특히나, 사건이 많은 로펌에 근무하는 송무 담당 변호사들은, 여러 건의 재판에 시간 맞춰 출석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분주하지요. ‘Waiting’, 이것이야말로 변호사들이 가장 절절하게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최근에는 10분 단위로 시각을 지정해 주고 가급적이면 지정된 시간 내에 사건을 진행하려고 노력하는 재판부가 늘고 있긴 하지만, 보통은 30분 단위로 재판 시각을 지정하고, 그 시간 내에 여러 건의 소송을 진행하기 때문에, 짧게는 10여분, 증인신문이라도 있는 오후 재판이면 한 시간 이상씩 기다리기 일쑤니까요. ‘Writing’, 말 그대로 글쓰기인데요. 저도 사무실에 출근하면 최소한 의견서 하나, 준비서면 한두 개, 기타 서류 몇 개 정도는 작성합니다만, 변호사들은 의외로 글을 많이 씁니다. 최근에는 공판중심주의니 구술변론이니 법정에서 말도 많이, 잘 해야 하지만, 실제로 법정에 가보신 분들은 다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재판은 몇 십분 기다렸다가 불과 몇 분만에 끝나게 됩니다. 일일이 말로 하는 대신 소장, 답변서, 준비서면, 각종 서류들을 미리 제출해 놓고, 그것을 “진술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변론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니 서면을 많이 작성할 수밖에 없고, 서면을 얼마나 잘 쓰느냐, 사실관계, 법률관계를 잘 정리해서 재판부를 설득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 또한 변호사로서 글을 참 많이 써왔던 사람이네요. 다만, 시, 수필, 소설, 칼럼이 아니라 법원에 제출할 서면을 주로 써왔던 것이 특이할 뿐... 아참, 지난 몇 년 동안 기독변호사회 사역과 관련하여 여러 활동을 하면서 인권 관련 논문이나 각종 언론에 쓴 글도 꽤 되는군요. 하지만, 제 동역자(아내)는 제가 쓴 글이 그다지 재미있게 읽혀지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복상’에 만큼은 어렵게, 재미없게 쓰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부탁하네요. 독자 여러분, 글로나마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솔직히 재미있게 쓸 자신은 없지만, 짧은 글이나마 의미 있게 써 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