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일터(성공회대)가 있는 온수동에서 충무로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연구소를 소개하는 팸플릿 제작을 기획사에 맡겼는데, 이것저것 디자인과 문구를 수정해야 하는 것이 생겨 직접 기획사에 찾아가 디자이너와 함께 작업을 하려고 오후 1시께 일터에서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경계를 짓는 담과 문이 없어 누구나에게 열려있는 학교에서 나와 전철을 타기 위해 온수역으로 향했습니다.
3월 초 눈보라와 함께 갑작스레 찾아왔던 꽃샘추위가 아무런 인사도 없이 떠나간 뒤라 오후 햇살은 너무나 따스했고, 역으로 향하는 길에 마주한 교정과 거리 곳곳에는 봄이 왔음을 알리는 초록빛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헌데 길을 건너기 위해 멈춰선 횡단보도 근처에서, '크-크-크-크-크'하는 귀에 거슬리고 날카로운 기계톱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대체 무슨 일인가'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대로변에 줄지어 자리하고 있는 가로수(플라타너스)의 가지치기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따뜻한 날 가로수 가지치기 작업이 한창이다
앙상한 뼈대만 남은 가로수가 초라하기 짝이없다
작업인부가 나무위에 올라 톱으로 가지를 썰고 있다
그 모습에 발길을 멈추고 유심히 인부들의 가지치기 작업을 지켜보았습니다.
카고크레인을 이용해 전신주와 전신주 사이를 잇는 전깃줄이 지나는 자리에 위치한 키 높은 가로수들의 가지란 가지는 모두 짤라내고 있었습니다. 팔뚝만한 굵은 가지, 잔가지 할 것 없이 모두 말입니다.
그래서 전신주 사이에 자리한 가로수들은 모두 앙상한 기둥, 뼈대만 남아버렸습니다.
가로수와 전신주, 전깃줄 배치에 대한 고려를 하지 못한 사람들의 어리석음과 이기심, 욕심 때문에, 말못하는 가로수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팔과 손이 되는 가지를 맘껏 뻗으며 자랄 수 없었습니다. 매캐한 자동차 배기가스를 밤낮없이 들이마시고 사람들에게 필요한 산소를 내뿜어 주면서도, 날카로운 칼날에 짤려나가고 또다시 짤려나가야 할 운명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인간이 얼마나 지구의 작은 생명과 자연을 착취, 지배하고 있는지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생명이 움트는 봄날, 그렇게 가로수들은 수난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생각없이 전신주와 가로수를 배치한 덕택에 가로수는 팔과 손이 짤려야 하는 형국이다
가로수들의 팔과 다리인 가지가 짤려나가 기둥만 남았다
아무리 말못하는 나무라지만 생명이 움트는 봄날에 생가지가 짤려나가면 얼마나 아프고 분할까?
작은 꽃눈은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짤려나갔다
기계톱에 짤려나간 가로수의 나이테를 보시라! 족히 30살은 넘었으리라!
전깃줄 때문에 맘대로 가로수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자라지도 못한다
사람들의 이기, 문명으로 고통받는 자연과 생명에게 미안하다
생각 좀 하고 가로수와 전신주를 배치해 주었으면 한다. 그러면 번거롭게 가지치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 나라 경제 팔아먹는 한미FTA를 반대합니다! -
- 이 글은 로 한겨레와 오마이뉴스에 기사 송고되지 않습니다 -
- 괴물 롯데에게 인천 계양산을 빼앗길 순 없다! NO LOTTE GOLF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