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골목길
시민기자가 간다
시민기자 노진헌

날씨가 좀 따뜻해지니 아무래도 거리를 걷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웬만한 거리는 좀 걷고, 친구를 만나서도 산책하는 기분으로 천천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등에 햇살을 받으며 한적한 곳을 걸어 다니는 것은 분명 여유로운 모습이다.
서울에도 걷기 좋은 길로 소문난 장소들이 여러 곳 있지만, 개인적인 취향인지는 몰라도 강남의 쭉쭉 뻗은 대로보다는 강북의 좁은 골목이 더 걷는 재미가 있다. 강북의 좁은 골목은 늘 예측불허다. 길이 끝날 것 같은 막다른 골목에 또 다른 길 혹은 계단이 있거나, 길이 계속 이어질 것 같은 곳인데, 뚝 끊겨버리기도 한다.
좁다랗고 경사진 골목, 이제 서울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풍경 중 하나일 것이다. 전에는 이 좁은 골목에서 아이들이 술래잡기도 하고 고무줄도 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며 놀았다. 요즘 아이들이 넓은 길에서 자전거나 인라인을 타고 노는 것과 비교해 보면 참 달라진 모습이다.

인간미 물씬 풍기는 공간. 한국적인 냄새 물씬 나는 골목길이 점점 아련해지고 있다. 도로계획으로 길이 잘 닦이고 동네가 정비되다 보면, 사람도 차도 자전거도 다니기 좋은 대로가 뻥 뚫리기 때문이다. 낡은 골목길에서의 사진 한 장이 분위기 있는 이유도 첨단문명에 젖은 우리들에게 또 다른 낯설음으로 다가오기 때문인 지도 모르겠다.
오래된 골목길은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지만, 문화와 시간의 흔적이 묻어있는 창조적 공간이다. 낡은 사진처럼 빛은 바래 가지만, 정감은 더욱 깊어가는 서울의 골목길. 그 좁은 골목은 조금씩 진화해 간다. 좁은 골목길을 맞대고 살아왔던 지난 시절에 비해 넓직넓직한 길이 만들어 지면서 사람들의 마음도 그만큼 멀어지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스쳐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