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레이스 순찰부대 레오 중령
나는 안개가 자욱히 낀 먼 산줄기를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저 안개는 언제 걷히는가......
나는 저 안개가 걷힐 때가지 기다릴 것이다.
그때 누군가가 내 옆에 다가왔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총사령관이었다.
나는 그에게 경례를 붙였다.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내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가 말했다.
"자네의 심정이......나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네."
나는 그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발을 까닥거렸다.
"휴우!"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나는 말했다.
"제 2 본부가 무너졌다는 것을......저는 믿을 수 없습니다.
본부가 무너졌다는 것이 얼마나 큰일인지 총사령관님이
더 잘 아시지 않습니까?"
내 말에 총사령관의 심각했던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
그는 작은 목소리로 조용히 말했다.
"이젠 두번 다시 생각할 겨를이 없네."
그의 말은 단호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그게......무슨 뜻입니까?"
그러자 그가 말했다.
"이젠......우리 힘으로 싸워야 하네."
나는 깜짝 놀랐다.
"더 이상 지원군을 기다릴 시간도 없네. 이제는......우리 힘으
로 저들과 맞서 싸워야 하네."
위험한 일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이 방법이 최선일세."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너무 무모한 일입니다. 지금 우리 테란군의 상황은
최악입니다. 전우들의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우리 힘으로 놈들과 맞서 싸운다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
게다가 프로토스(Protoss)놈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겠습니
까? 조금만 기다려 보지요. 분명히 본 행성에서 무슨 일이
있어서 늦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때 긴급통신벨이 내가 입고 있는 제킷 윗주머니에서 우렁차게 울리고 있었다.
나는 통신기의 버튼을 눌렀다.
코맨드 센터(Command Center)에서 온 연락이었다.
수신을 응하자마자 CCC로봇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레오 중령. 제 2 본부의 코맨드 센터가 제 2 본부에서
탈출하여 지금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어요.
불에 타고 있는 것 같던데 지금 빨리 출동하세요!"
나는 머리에 돌덩이를 야무지게 한번 얻어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총사령관이 나에게 물었다.
"레오 중령,무슨 일인가?"
나는 재빨리 스타포트(Starport)로 뛰어갔다.
숨이 차도록 뛰어 스타포트 뒤쪽 비행장에 도착했다.
비행장에는 내가 타고 다니는 레이스(Wraith) 순찰기 V-235호가
대기하고 있었다.
나는 얼른 조종칸에 올라타 산소마스크를 쓰고 통신기를
귀에 끼웠다.
그리고 몇 가지 레벨을 켜서 시동을 걸었다.
내 부하들이 비행장으로 달려오는 모습이 유리창을 통해
비춰졌다.
나는 그들에게 외쳤다.
"모두 출동준비!"
내가 탄 레이스는 수직 이륙하여 공중에 둥둥 뜨게 되었다.
통신기에서 다가오고 있는 코맨드 센터의 위치를 알려주는
상세한 설명이 들려오고 있었다.
나는 통신기에서 알려준 위치로 빠르게 레이스를 몰았다.
앞에 있는 화면으로 내 뒤로 내 부하들이 뒤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공중에 둥둥 뜨며 천천히 다가오고 있는
커다란 물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속력을 높여 다가오고 있는 코맨드 센터 가까이에
접근을 했다.
제 2 본부의 코맨드 센터는 이미 많이 망가져 있었다.
불길도 많이 번져 있었지만 어떤가?
이렇게 폭발하지 않고 탈출을 한 것도 참 다행스러운 일이
아닌가.
나와 내 부하들은 코맨드 센터 주위를 배회하며 천천히
움직이는 코맨드 센터르 호위하였다.
그때였다.
"콰캉!"
내가 타고 있는 레이스 순찰기가 큰 충격과 함께 기우뚱했다.
나는 재빨리 균형을 잡고 어떤 놈인지 확인하려다가
깜짝 놀랐다.
"저,저건......뮤탈리스크(Mutalisk)......?"
놈들이 나와 내 부하들을 공격하고 있다.
나는 통신기에 대고 큰 소리로 외쳤다.
"조니언과 캐린스는 코맨드 센터를 수호하고 나머지는
놈들에게 공격을 퍼부어라!!!"
그런 다음, 나는 핸들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
미사일들이 놈들을 향해 날아갔다.
"슈웅! 슝!"
우리가 공격을 하자 놈들은 더 발악을 하며 공격을 퍼부었다.
"큐아악!"
"슈우웅! 콰광!"
초반에는 우리가 우세한 것 같았다.
그러나......
"으아악!"
"콰과광!!!"
통신기에서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옆 유리창을 보니 레이스 한 대가 폭발하여 조각나고 있었다.
놈들의 숫자가 시간이 갈수록 더 많아지고 있었다.
"큐아악! 큐아악!"
"쿠구구구궁!!!"
놈들의 산성 스프레이가 내가 타고 있는 레이스를 마구 부수고
있었다.
"카가강! 카강! 쿠궁!"
통신기에서 내 부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중령님! 역부족입니다! 놈들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어서 후퇴 명령을 내리십시오!"
나는 그 부하에게 외쳤다.
"안 된다!!! 코맨드 센터를 안전하게 중앙 본부에 착륙시켜야
한다! 물러서지 마라! 코맨드 센터가 중앙 본부에 입성할
때까지 필사적으로 버텨라!!!"
"슈아앙! 쿠궁!"
"쿠쾅! 콰가강!"
"츄아아악! 쿠악!!!"
치열한 전투는 계속 이어졌다.
나는 본부에 지원군을 계속 요청하면서 버티려고 했지만
전세는 이미 많이 기울어 있었다.
그때 내가 왜 아래를 무심코 쳐다보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아래를 내려다 본 순간 나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엄청난 수의 저글링(Zergling)들과 울트라리스크(Ultralisk)들이
몰려가고 있는 것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
순간 머리에서 현기증이 났다.
"커어억! 크윽!"
전우들의 비명소리만이 내 머리를 맴돌고 있었다.
놈들은 아직도 수십 마리에 가까웠다.
한계에 거의 다다를 때쯤......
"슈슈슈슈슈슈웅!!!"
내 주위로 엄청난 수의 미사일들이 푸른빛 연기를 내뿜으며
스쳐 지나가더니 그대로 놈들에게로 날아갔다.
"쿠콰콰콰콰콰쾅!!!"
"츄아악! 푸악!!!"
나는 깜짝 놀라 내 앞에 있는 화면을 쳐다보았다.
발키리(Valkyrie) 부대였다.
지원군이 온 것이었다.
발키리 부대는 놈들에게 마구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그때 통신기에서 CCC로봇의 목소리가 들렸다.
"레오 중령. 제 2 본부 코맨드 센터가 무사히 비행장에
착륙했습니다. 놈들을 쳐부수는 즉시 중앙 본부로 철수해
주십시오!"
그러자 나는 힘이 나기 시작했다.
내가 임무를 완수한 것이었다.
온몸에 힘이 솟는 듯 했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