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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적인 폐인 되기-노력하면 당신도 가능하다

김정헌 |2007.03.19 19:25
조회 81 |추천 3


LEVEL 1-어제의 날씨를 모른다.
일전에 다른 글에서도 쓴적이 있는데 커튼이나 창문도 열어보질
않아서 날씨를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하루가 아니라 몇일 동안의 잠복생활을 거친 경우라면,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바로 집 주변에서 일어났던 홍수참사 같은 얘기를
꺼내도 자신은 어디 아프리카 소말리아 이야기 듣는 것처럼 잘
공감가지 않는다.

LEVEL 2-주식이 라면이다.
다 알다시피 폐인과 라면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친구따라 강남가고 견우와 직녀가 서로 만나듯 자연의 이치.
폐인의 이치다.

LEVEL 3-생필품을 미리 사둔다.
일반적인 반찬이 아니라 이를테면 음료수나 과자, 담배,
기타 주로 쓰는 생필품을 미리 사둔다.
이래야만 나가는 횟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 이제 잠복생활을
하려면 생필품이 어느정도 적정량 쌓여있어야 한다는 것을
파악한 상태이다.
이틀치 미리 사두는 것은 애교, 일주일치는 기본으로 사둔다.
생필품이 다 떨어졌어도 일부러 참기도 하는데 밥만 있어도
목숨을 연명할수 있는 질긴 생명력과 참을성 끈기를 지니고 있다.
돈이 없어서 안 사는게 아니라 역시나 귀찮기 때문이다.

LEVEL 4-살이 안 찐다.
진정한 폐인은 살이 찌지 않는 법이다. 풍족한 먹거리로
살을 찌우는 것은 폐인에게 사치다. 2번과 같은 맥락으로써
참고 또 참는 폐인의 끈기가 살을 빼는 데에 한몫 단단히 한다.

LEVEL 5-집밖을 나갔더니 눈이 부시다.
그렇다. 도저히 고개를 들 수가 없다. 항상 고개를 숙이거나
모자를 쓰고 다니니 범죄자처럼 침울한 분위기가 주변에
진동하고 있다. 오히려 밤이 더 편하다고 해야할까.
전등빛에 의존하다보니 눈의 퇴화가 거의 바퀴벌레
수준이 되어 가고 있다. 이쯤 되면 이제 폐인의 반열에
낀 것을 지인들에게 자랑하고 다녀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LEVEL 6-친한 친구를 봐도 말이 끊긴다.
어쩔 때는 높임말을 써야할지 헷갈린다.
너무 오랜만에 만난 부작용 때문이다. 이정도 되는 증상이면
자신의 현 삶의 패턴에 대해 알려주지 않아도 이미 지인들은
그를 폐인으로 인정하고 있을 것이다.

LEVEL7-모든 신진대사 기능이 건강인보다 더 좋다.
이것은 폐인의 지존급에 해당한다. 오랜 수련으로 인하여
이제는 삼일전 먹은 밥을 뱃속에서 운용하여 서서히
소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석가모니가 수련할 때 6년간 굶었다는데 그정도는 못해도
까짓거 지존폐인이라면 6일은 참아야지. 물론 아주 안 먹는건
아니고 죽기는 싫으니 과자 부스러기라도 줏어 먹는다 `

-BC일기 07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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