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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질, 자기관리도구 or 자기타락도구

안치영 |2007.03.20 05:32
조회 68 |추천 0

싸이질, 자기관리도구 or 자기타락도구

 

노트나 수첩에 기록하여 혼자만 보는 기록물과 블로그, 미니홈피 등 공개된 기록물이 왜 다르게 기록되는지 고민했던 적이 있다. '생각(生覺)'이란 현상이 워낙 무차별적이고 무절제하기 때문에 때론 공개되어선 안되거나, 진심이 아닌 표현들 조차 기록되는게 가장 큰 변수였던 것 같다. 혼자 보는 기록물은 오직 자기자신만이 검증하기에 문제가 되지 않던 표현들도 타인들이 볼 때는 문제가 되곤 하는 것이다.

 

퍼블리즌, 즉 타인에게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크게 꺼리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나 역시도 '싸이월드'를 통해서 최악의 퍼블리즌인, '악플러'로까지 정신이 변질되는 것을 체험했기에 지금은 평균적인 퍼블리즌무리 속으로 적응되어 들어온 것 같다.

 

본의 아니게 많은 네티즌들에게 감정을 상하게 했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했는데...그것들은 모두 엎질러진 물이고, 이미 실추된 명예이므로 이제사 회복하려 발버둥친다 한들 무슨 이득이 있을 것인가?

 

그러나 어쩌면 그것은 체면치레나 명분, 권위주의 따위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게된 발전의 통로였을 수도 있다. 내가 내 자신의 한계와 오점, 더러움을 확실히 알고 있기에 앞으로는 입에 발린 소리를 하면 반드시 양심에 찔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확실한 윤리적 가늠자가 가슴에 박혔다는 것, 그것은 장기적인 인생경영의 측면에서 볼 때 강력하게 활용될만한 요소라고 본다. 어느 선부터는 절대로 죄를 저지르면 안되고, 어느 선까지는 저지르고 난 후에 죄책감을 느끼게 될 것임을 확실히 안다는 것은 종교인들도 쉽게 얻지 못하는 경험지식이다. 교리로 아는 것과 피부로 아는 것은 좀 다르니까 말이다.

 

싸이질을 시작할 때부터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기에 스스로가 스스로를 옥죄는 그런 방향으로만 피드백이 이루어진 경향이 있다. '기록물'이라는 자기관리도구가 '배설물'이라는 자기타락도구로 전락해버렸던 것이 못내 아쉽다.

 

아집과 시간낭비만을 일삼는 싸이질은 다람쥐 쳇바퀴를 더욱 빠르게 돌리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건전한 퍼블리즌이 된 마당에 숨길 표현이 무엇이 있겠는가? 오프라인이나 소프트웨어 기록시스템은 되도록 줄이고, 웹과 모바일 등의 IT인프라를 자기관리도구로 적극 활용해봐야겠다.

 

쳇바퀴에서 걸어나와 똑바로 걸어가자. 인터넷중독자와 퍼블리즌에게 있어 미니홈피는 나침반의 역할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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