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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배우는 사람들이여....

김대희 |2007.03.30 10:21
조회 17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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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도 정이 있느냐. 있고 말고다.

나는 소년 시절 내가 친구로 삼았던 몇마리의 개들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

집 잘 지키고, 주인에게 유순했던,

그러다가 결국은 보신탕 집으로 끌려가 버린

그 비통의 충복들을.

 

어머니는 섭섭해하시면서도

그것들을 팔아치운 뒤 양은 그릇들을 사곤 하였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뒤엔

보신탕이 되어버린 한 식구에 관한 것보다

새로 찬장 속에 정돈된 그릇들을

더욱 소중히 하셨다.

 

적어도 한 달 정도는 어머니에 대해

나는 원망을 품곤 하였다.

나는 잊을 수 없었다.

끌려가지 않을려던 내 친구의 애처로운 버팀,

그리고 울음이며, 원망이며, 불안으로 가득하던 그 얼굴을.

 

그러하다.

팔려간 날 밤, 20리길을 헐떡이며 다시 내 집으로 돌아온

개의 홀쭉한 뱃가죽과

반가움으로 미친 듯 꼬리를 흔들며 내 몸에 얼굴을 비비던

그 말못하는 짐승의 질기고 눈물겨운 정을

나는

도저히 잊을 수가 없었다.

 

잊을 수 없다는 것은

잊을 수 없는 시간까지의 병이다.

 

우리들,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의 참다운 병이다.

그 병은 작별로부터 발생한다.

우리는 알고 있다.

작별이 얼마나 흔해빠진 유행인지를.

 

그러나,

우리는 모른다.

작별하지 않고도 견디며 사는 방법을.

 

다정도 병인 듯하여 잠 못들던 우리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무디어졌다.

작별하면 어쩌다 생각이 나겠지 정도로

덤덤할 수 있게 되었다.

한마리의 개를 팔아치우고

필요하면 또 다른 개를 사들이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을 배우는 사람들이여.

그대들은 흥정된 한마리의 개가 아니다.

아니 흥정된 한마리의 개여도 좋다.

그대들의 목을 맨 사슬을 끊어 버릴 수만 있다면,

그리하여 혹한의 겨울밤

칼날 같은 바람을 헤치고

다시금 그리운 이에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렇다, 흥정된 한마리의 개인들 어떤가.

 

그러나 참 이상도 하지.

나는 최근의 젊은이들이 왜 그렇게

쉽게 차버리고 갈아 치우고 하는지 도대체 알 수 가 없다.

작별 뒤에 독배처럼 괴로운 시간을 마시며

머리카악을 집어 뜯지 못하는지 알 수 가 없다.

재빨리 체념해 버리는 방법을 배운 탓일까, 아니면

너무 쉽게 인생을 살고 싶어하는 탓일까.

그도 저도 아니면 우리 집 식구들 먹다 남은 밥으로 기르던

개만큼의 정조차 없는 탓일까.

 

서로 사랑을 배우는 사람들이여,

그대들은 작별하지 말라. 아니다,

사랑을 위해서라면

더러는 작별도 해볼 것.

그러나,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는 말 것.

그리고 우리는

사랑조차 모르는 사람들을 경멸해 주지 않으면 안된다.

 

 

                                         

 

                                                          "내 잠속에 비내리는데"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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