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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어루만지기

송기봉 |2007.04.01 01:40
조회 57 |추천 0



나는 선한 사람이 되기보다 온전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융의 말입니다.


꽃은 지는 것까지 꽃이고, 사랑은 이별까지 사랑이듯이 온전한

사람은 제 그림자와도 진지하게 대화하는 사람입니다.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에코의 서재)에 따르면 그림자는

심리의 어두운 측면입니다. “우리 내면의 유쾌하지 않고, 수치

스럽고,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라는 거지요. 자기에 속함에

도 불구하고 자기가 제일 잘 모르는 부분, 그것이 그림자입니

다. 우리 마음속 벽장 깊숙한 곳에 꼭꼭 감춰둔 그림자는 어떤

것일까요?


억누르고 외면하고 방치한 그림자는 감춰둔 채로 숨어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순간 내 머리끝까지 올라와서 삶을 훼방하고 파

란을 만듭니다. 멀쩡한 줄 알았던 내가 그토록 충동적이었더니,

따뜻한 줄 알았던 내가 이렇게 잔인한 사람이었다니, 하면서

‘나’에게 놀란 적이 없습니까?


버림받은 그림자 짓에 대한 ‘나’의 탄식입니다. 사실 성공한

자가 실패를 두려워하면 긴장과 불안을 안고 살아야 합니다. 똑

똑하고 내성적인 사람이 겸손을 모르면 자기 꾀에 넘어갑니다.

이성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이 명상이나 기도를 모르면 세상에 욕

할 일이 천지입니다. 정결한 성모 마리아가 거리의 여자를 품지

못하면 신경증인 겁니다. 방치된 그림자 힘에 되레 당하는 거지

요.


“그림자를 현명하게 다루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참담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곧 누군가에게 무례하게 대할 것이고, 내 성격의

끔찍한 면들을 타인에게 드러내게 되거나 아니면 우울증에 빠질

것이다.”


존슨은 결코 그림자를 만드는 선이나 성공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

니다. 그 이면을 보지 못하고 소화하지 못하면  무의식 안에 방

치된 그림자를 지혜롭게 다루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듯 그림자 속에는 황금이 있습니다. 삶에

서 그 황금을 발견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빛이 없으면 보이지 않고 어두움이 없으면 깃들 수 없다고. 선

이 없으면 희망이 없고 악이 없으면 활력이 없다고 말합니다.

모든 존재는 의미를 갖는다고...


- 로버트 존슨의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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