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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결과는 판정승이였다

경제通 |2007.04.04 17:02
조회 101 |추천 2
왜 ‘판정승’ 인가 아반떼 수출가격 325달러 인하 효과…일방적 반덤핑 막아 [한미FTA 협상결과 총점검] 농업 최대한 지켜 피해 최소화 관련기사 결과는 ‘판정승’ 이었다 기대 이상으로 얻어냈다 협상주도권은 우리에게 있었다 노 대통령의 계산은 달랐다

우리나라는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로 무역의존도가 70%에 달합니다. 이 중 미국에 수출하는 규모는 전체 수출액의 13.3%로 미국 시장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합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시장에서 ‘Made in Korea’는 그다지 탄탄하지 않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등 이른바 ‘BRICs' 국가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위기 속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도약을 보장하는 기회였습니다. FTA의 최대 효과는 시장 접근입니다. 한미 FTA의 타결로 한국은 일본과 중국, 아세안 국가를 다 더한 규모보다 큰 수입시장인 미국시장에 특혜관세로 접근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중국과 일본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경쟁하게 된 것입니다.

FTA의 최대 효과는 시장 접근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도약을 보장하는 기회다.
이는 대외 조건에 경쟁력이 좌지우지됐던 지금까지와 달리 앞으로는 확실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연구에 따르면 한미 FTA 체결로 우리의 실질GDP는 2018년 1조2652억 달러에 이르게 됩니다. FTA를 체결하지 않을 경우에 비해 910억 달러가 추가로 늘어나게 됩니다.

■ 한국차, 미국 시장서 일본 따라잡기 시간문제

한미 FTA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분야는 자동차 시장입니다. 지난해 우리 완성차 업체는 미국에 87억5000만 달러 어치를 수출해 대미 수출액의 20.3%를 차지했다. 자동차 부품까지 포함한다면 대미 수출액은 113억4100만달러(26.3%)에 이릅니다.

이번 협상에서 정부는 주력 수출 상품인 3000cc 이하 승용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 2.5%를 즉시 철폐하고 수출 잠재력이 큰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 25%를 10년내에 철폐하는 한편 모든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즉시 철폐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이렇게 되는 경우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은 급상승합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미국 수출량은 전체 24만109대였는데 이중 86.8%인 20만8492대가 3000cc 미만의 모델이었습니다. 이중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는 FTA 이후 대략 325달러 가량의 가격인하가 가능해집니다. 3년 뒤 관세가 철폐되는 3000cc 초과 모델인 그랜저는 현재 가격으로 2만7335달러에서 667달러의 가격 인하 요인이 생깁니다.

한·칠레 FTA 이후 칠레시장에서 우리나라 자동차가 점유율 1위 일본을 턱밑까지 쫓아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미 FTA가 경쟁이 치열한 미국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픽업트럭 시장이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미국의 픽업트럭 시장은 연 320만대 규모로 현재 일본이 약 15%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관세 철폐로 관세 적용을 받는 일본에 비해 큰 경쟁력을 갖게 됐습니다.

자동차와 함께 최대 수혜종목인 섬유도 수출량이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2001년 대미수출액 32억 달러에서 지난해 20억 달러로 감소세를 보였던 섬유업은 이번 합의로 활로를 찾게 됐습니다.

현재 미국의 섬유관세는 완제품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계단형’으로 돼 있습니다. 완제품을 주로 수출하는 우리에 불리한 구조였던 것입니다. 한미 양국은 이번 합의에서 미국 수입액 기준으로 61%를 즉시 철폐했고, 또한 린넨과 여성재킷, 남성셔츠 등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에 대해 원사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합의해 값싼 해외 원사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습니다. 대신 불법수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반영해 우회수출 방지를 위한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합의로 우리의 중소기업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경쟁국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FTA의 혜택을 위해 중국으로 이전한 각종 공장이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일자리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철강이나 휴대폰, 반도체 등 일부 주력수출상품은 이미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FTA 체결로 인한 관세철폐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기에 관세를 철폐하기로 한 LCD모니터와 디지털TV 등 고급 가전의 경우, 관세 2%가 철폐되면 일본 등과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입니다.

한미 양국은 모든 상품에 대해 관세를 완전히 철폐하고 90% 이상 상품은 3년 이내 철폐하도록 합의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85% 이상의 상품을 발효 즉시 관세를 철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번 합의에서 논란이 됐던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 한미 양국은 역외가공지 원산지 인정 원칙에 합의하고 '한반도역외가공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 진전 등 일정 조건 아래 역외가공지역을 지정하면 관세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개성공단과 같은 남북경협지역에서 생산되는 섬유, 신발, 가방 등의 제품 등이 관세혜택을 받게 돼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외국인직접투자 늘어 일자리 추가 확대

관세특혜는 수출 증가 이외에 부수적인 효과를 갖습니다. 우리나라는 2000년~2005년 대일무역적자가 1039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대일의존도가 높은 부분은 기계설비, 부품, 소재 분야 등의 50대 품목입니다. 이중 56%를 미국에서도 수입할 수 있기 때문에 수입 전환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고질적인 대일 수입의존을 개선하는 한편, 일본측에 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 있어 전반적인 우리 기업의 경쟁력에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길 원하는 다른 국가의 한국내 직접투자(FDI)를 유도하는 효과도 갖고 있습니다. KIEP에 따르면 이번 합의로 늘어나는 FDI 유입 규모는 최대 404억2000만달러에 이릅니다. 이 중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FDI는 28~35%를 차지했습니다. 일본과 중국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못한 국가들이 FTA 혜택을 누리기 위해 국내에 공장을 건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타케야마 노보루 국제경제교류재단회장은 최근 “일본 기업 중 한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경우도 생겨 일본경제는 공동화가 초래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처럼 외국의 FDI가 늘어나게 되면 국내 경제 발전에 의한 고용 이외에 별도의 고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외국인 투자로 창출된 일자리는 총 53만개로 같은 기간 늘어난 일자리의 20%를 차지했습니다. 고질적인 청년 백수 문제를 해결할 기회인 셈입니다.

■ 안정적이고 빠른 수출 기반 확보

가격이 싸진다고 해서 수출이 바로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비관세 장벽이라는 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반덤핑 조치. 미국의 반덤핑 제소 등의 남용을 막기 위해 정부는 무역구제협력위원회를 설치해 한쪽이 반덤핑 조사를 개시하기 전에 사전통지와 협의를 하고, 가격 또는 물량 합의에 의해 조사를 중단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무역구제협력위원회 설치 합의가 갖는 의미는 큽니다. 1990년대부터 우리가 미국에 요구했던 무역구제협력위는 고질적인 미국의 반덤핑 조치에 정부가 공식개입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그동안 자금력이 부족해 미국의 반덤핑 조치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던 중소기업을 보호할 수 있어 중소기업의 대미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한미 양국은 우리나라의 제품이 실질적 피해의 원인이 아닌 경우 다자세이프가드 적용에서 미국의 재량으로 우리 제품을 제외할 수 있도록 합의했습니다. 2002년 미국은 철강에 대한 다자세이프가드 발동시 NAFTA 회원국인 멕시코를 대상국에서 제외한 적이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빠르게 수출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됐습니다. 2006년 5월 한국무역협회가 수출기업 25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0곳 중 3곳(28.4%)가 통관 분야를 애로사항으로 꼽은 바 있습니다. 한미 양국은 이번 합의에서 통관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기로 했는데,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출화물이 미국 공항이나 항만에 도착하면 기존보다 절반이 줄어든 48시간 이내에 반출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면 인건비 등 불필요한 물류비가 절약돼 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됩니다.

이를 위해 까다로웠던 원산지 증명을 수출자나 생산자, 수입자가 자율적으로 작성해 발급할 수 있도록 간소화하는 한편 원산지가 맞는지 여부를 수입국 세관 당국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원산지 현장검증제도’를 도입했습니다.

■ 서비스와 경쟁력 확보 계기

한미 FTA의 혜택은 상품 분야에만 적용되지 않습니다. 한국이 FTA를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미국의 서비스업 노하우를 전수받아 경쟁력을 키우자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서비스 종사 인구는 2005년 현재 65%에 달하지만 국내총생산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6.3%에 불과합니다. 미국은 78%, 프랑스는 73.6%, 고용 비중이 우리와 비슷한 일본도 69.6%에 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교육과 의료, 사회서비스 등 공공성이 강한 부분은 보호하되, 개방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법률서비스와 회계서비스 등 사업서비스는 단계적으로 개방해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좋은 예는 유통시장 개방입니다. 국내업체는 경쟁력 강화를 통해 거대 외국기업과 당당하게 맞서 큰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한미 양국은 협정 발효 즉시 '전문직 서비스 작업반'을 설치, 1차적으로 건축설계, 엔지니어링, 수의사 자격에 대한 상호인정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전문직이었더라도 해외에 진출하면 목수나 세탁소 밖에 할 수 없었던 현실이 크게 달라지게 됩니다.


■ 한국 투자자 보호하는 투자자·국가 분쟁해결

한미 양국은 투자 분야에서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ISD)를 도입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국의 한국 투자를 대폭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입니다. 이에 대해 반대편은 ISD를 퍼주기 협상의 근거로 내웁니다. 하지만 이는 잘 살펴보면 오히려 우리측에 더 필요한 내용입니다.

우리의 미국시장 투자 규모는 185억 달러로 미국의 한국 투자 규모의 절반 가량. 그러나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우리나라의 17배인 점을 감안하면, 경제규모 대비 투자액은 우리나라가 2.7%로 미국의 0.3%에 크게 앞서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으로 투자액이 위험에 처하는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투자자 보호가 필요한 것은 오히려 우리나라입니다.

우리나라는 한·칠레 FTA, 한·싱가포르 FTA, 한·EFTA FTA을 포함, 대부분의 투자보장협정에 ISD를 포함시켜왔습니다. 지금까지 ISD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3개에 지나지 않습니다.

단 우리의 사정에 맞게 부동산이나 공중보건, 환경, 안전 등 정당한 정부 정책은 원칙적으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해 정당한 정부 규제 권한을 확보했습니다. 또 조세정책에 대한 별도의 부속서를 둬 일반적으로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미 대폭으로 개방이 진행된 금융 분야에서 한미 양국은 산업은행, 기업은행, 주택금융공사, 농·수협 등 국책금융기관에 대한 현재의 우대조치를 유지하는데 합의했습니다. 투기자본의 횡포를 막기 위해 정부는 외국환거래법상의 일시 세이프 가드 조치를 관철시켰고 우체국 보험 등의 특수성을 인정받았습니다.

■ 농업 분야, 최대한 지켜냈다

가장 피해가 우려되는 농업 부문에서 정부는 애초 약속대로 쌀을 FTA 대상에서 제외하고 다른 품목에 대해서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콩과 감자, 분유, 꿀 등에 대해서는 현행 관세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귤과 겹치는 민감상품인 오렌지에 대해서 정부는 비수확기에 7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하고 대신 수확기에는 계절관세를 영원히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돼지고기와 고추, 마늘, 양파, 명태, 넙치 민어 등 주요 민감품목에 대해선 세이프가드와 관세할당(TRQ), 장기이행기간을 부여해 국내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유도했습니다. 논란이 됐던 쇠고기 수입에 대해 정부는 미국과 15년 동안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한 대신 세이프가드를 관철해 농가의 피해를 막는 수단을 확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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