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집 'Heart Blossom'을 발표한 가수 이현우
ⓒ홍기원 기자 xanadu@
어린아이를 보면 쉬지 않고 움직인다. 자면서도 움직인다. 자라기 위해 움직인다. 가수 이현우도 1991년 데뷔한 이래 끊임없이 움직였다. 정지는 죽음이기 때문이다. 물속에서는 누구든지 움직여야 산다. 가만히 있는 놈은 상한 놈이거나 죽은 놈이다. 물속에서는 한사코 움직여야 산다.
늘 발전하는 삶을 추구했던 이현우가 2년6개월 만에 10집 ‘Heart Blossom’을 들고 돌아왔다. 연기자로 TV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한 그에게 혹자는 이제 가수의 길은 버린 것 아이었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현우에게 있어 모든 길은 음악으로 귀결된다.
# “내 인생의 중심은 음악!”
“나란 사람이 있기까지 음악을 빼놓을 수 없어요. 음악은 제 과거와 현재이며 미래에요. 한 마디로 인생의 중심이 음악이죠.”
그만큼 이현우에게 음악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물론 그가 ‘아이들’로 추앙받던 당시 1년에 1장의 음반을 발매하는 것이 공식화돼 있던 때와 비교하면 10집은 상당히 오랜만의 앨범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시대와의 타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10집은 발매 자체만으로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그의 말처럼 노래는 그에게 주어진 숙명이다. 사실 힘든 가요계의 현실을 고려했다면 앨범이 아닌 싱글로 음반을 발매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그는 이번 음반의 전곡을 직접 작사, 작곡했다.
“이번에는 일부러 다른 작곡가의 곡을 받지 않았어요. 앨범이라는 게 예전하고 많이 달라졌잖아요. 과거 2,30만장 선주문을 받던 황금알을 낳는 시대가 있었다면 지금은 콘텐츠 제공자 입장에서 무척이나 달라졌죠. 앨범 발매는 생계유지(돈벌기) 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요.”
그러면서 그는 10집이 마지막 CD가 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있었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나는 LP도 겪었고, CD도 겪었어요. 또 지금은 디지털 음원시장을 겪는 등 급변하는 3세대를 다 겪은 가수에요. 특히 지금은 CD가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러니 내가 발매한 음반이 언제 마지막 CD가 될지 모르는 거잖아요. 전체적으로 곡을 쓴 이유도 바로 그거에요. 마지막 음반은 내 손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
# “사업가 변신? 알고 보면 음악을 하기 위한 선택.”
음악에 대한 설렘은 지금이나 예나 변함이 없다는 그지만 이현우는 음악 이외의 곳에서 외도도 많이 했다. 어느 가수보다 빨리 연기자로 데뷔했으며, 현재 뮤지컬 ‘싱글즈’를 준비하고 있다. 또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음악을 할 시간이 남아있을까.
“저도 알아요. 상당히 오랜만의 음반이라는 사실. 또 음악 외적인 곳에서 상당히 바쁘게 일하고 있다는 사실도요. 하지만 어려서부터 음악을 하겠다는 꿈은 이뤘지만 음악이 생계수단이 됐을 때 아무래도 제 자신이 초라해질 것 같았어요. 사실 노래가 좋아서 시작했지만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시는 선배들을 보며 금전적 수입은 다른 곳에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의 사업가로의 변신은 이런 이유에서 시작됐다. ‘내 음악적 색깔을 지키고 싶다는 욕심’, 이것이 이현우를 의류사업가에서 커피전문점 운영 등 다양한 형태로 활동영역을 넓히게 했다.
10집 'Heart Blossom'을 발표한 가수 이현우 ⓒ홍기원 기자 xanadu@
# “시간의 흐름의 미학, 나는 그것을 즐긴다.”
열심히 뛰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러있었다. 노총각 4인방이라며 함께 하던 윤상 김현철 윤종신이 결혼을 하고 나니 사람들은 이현우를 보면 늘 결혼 얘기부터 꺼낸다.
“친구들이 하나, 둘 결혼하니까 내가 나이를 먹고 있구나란 사실을 새삼 느껴요. 하지만 나이는 정해진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 덕에 더 정신적으로 여유롭게 됐어요.”
이현우는 음악도 나이를 먹다보니 예전에 모나고 날카로웠던 부분들이 더 부드러워지고 유연해 졌다고 했다. 인생이 늘 잔잔할 수 없는데 시간이란 놈이 이현우에게 모든 풍파를 견뎌낼 힘을 준다.
이현우는 오는 4월27ㆍ28일 이틀간 서울 광장동 멜론AX에서 10집 발매기념 콘서트를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