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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광 받아주는 여자 편-

이혜림 |2007.04.07 15:30
조회 53 |추천 0


아마 그의 친구들도,

  그의 부모님도 상상할 수 없을 거예요.

  남들 앞에선 남자답고, 터프한 그이지만

  제 앞에선 이렇게 천진난만한 아이가 된다는걸 말이에요.

  

  그의 특기는 엄살 부리기에요.

  감기 기운이 조금만 있어도..

  머리가 터질 것 같고, 열이 펄펄 난다고..

  응급실에 가야 될 것 같다고 난리가 나요.

  그러다가도 어머니께 전화가 오면

  세상에 둘도 없는 의젓한 아들 목소리를 하고

  전화를 받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면 바로 어리광 모드로 변신하죠.

 

  그리고 그의 취미 생활은 '삐치기' 입니다.

  오늘도 삐칠까봐 여기까지 온 거거든요.

  대구로 지방 출장을 왔는데,

  글쎄 감기에 걸려서 죽을것 같다고,

  저보고 오라는 거예요.

  도대체 철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근데 그 말도 안되는 어리광에

  고속버스를 타고 이 대구까지 날아온 저는 뭐냐구요..

 

  근데 대구 터미널에서 만나자마자

  다 나았다고..괜찮아졌다면서 다시 서울로 올라 가자네요

  참 기가 막혀서..그러면서 귀엽게 웃고 서 있네요.

  그래서 일단 대구까지 왔으니까

  그 유명하다는 막창이라도 먹고 가자고 했더니

  자기는 징그러워서 안 먹겠대요.

  그래서 그냥 그의 차를 타고 다시 서울로 가고 있어요.

  이번엔 운전하는데 졸음이 온다고 어리광을 부리네요.

  면허도 없는 제가 대신 운전을 해줄수도 없고

  참,십자 낱말풀이를 하면서 가면 좀 덜 졸리겠죠?

  아까 버스에서 누가 앞좌석에

  놓고 내려서 갖고 내렸거든요.

 

  "가로 세글자

 

  자기가 잘 하는거 있잖아?"

 

  점점 강도가 심해지고 있는 그의 어리광,

  이쯤에서 따끔하게 잡아야 될것도 같은데

  그러면 제가 너무 심심해지겠죠?

  제 앞에서만 그러는 건데..

  그것도 특별한 사랑 표현 아니겠어요?

  그렇게 생각할래요.

  어, 옆 사람이 끼어들기를 하니까

  터프하게 창문을 내리고 충고를 하네요.

  이것 봐요, 다른 사람 앞에선 터프..그 자체라니까요.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장난섞인 어리광 속에 사랑이 듬뿍 담겨있는 거라고

  내 앞에서만 어리광 부리고,

  애교부리는 사랑을 고마워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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