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스타일 :: 2007 S/S 런어웨이 flower bomb
알렉산더 맥퀸의 2007년 S/S 컬렉션에 초대된 관객들은 포토그래퍼 닉 나이트가 찍은 페일 컬러의 꽃 프린트 초대장을 받아 들고 다양한 추측들을 내놓았다. 겨울 서커스 홀에서 꽃을 이용해 벌이는 기상천외한 퍼포먼스? 혹은 캣워크 전체를 웅장하고 아름다운 정원으로 변신시켰나? 정답은 19세기풍의 바로크 시대를 넘나드는 모든 드레스와 코르셋을 장식한 꽃 그 자체였다. 라이브로 연주된 헨델의 사라방드 변주곡과 함께 차례로 등장한 드레스들은 때로는 꽃봉오리를 형상화한 채, 때로는 거대한 장미 넝쿨인 채로 관객들의 영혼을 아름답게 마비시켰다. 세상에서 가장 연약한 동시에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강력한 힘을 지닌 꽃은 이번 시즌 런웨이의 중요한 모티브로 시시각각 변신했다.
Retro blossom 레트로 무드를 완성시키는 데 꽃만큼 훌륭한 소재도 드물다. 특히, 이번 시즌 런웨이의 1960~70년대 히피 무드를 위해 사용된 플라워 프린트는 우리에게 훌륭한 스타일링 팁을 제공한다. 꽃이라는 오브제를 다양하게 응용한 스포트막스의 룩을 살펴보자. 오렌지와 그린, 바이올렛 같은 비비드한 컬러로 이루어진 플라워 미니 드레스에 스포티한 레이스업 부츠를 신거나, 기하학적인 플라워 프린트 롱 드레스에 매니시한 트렌치 코트를 매치한 이번 컬렉션의 키워드는 바로 꽃과 레트로 무드! 클로에 쇼의 플라워 프린트 드레스 역시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비즈와 스팽글, 금속 조각들이 섬세하게 패치워크된 클로에의 꽃무늬 미니 드레스는 클로에의 이번 시즌 테마인 70년대 아이콘 글로리아 밴더빌트와 히피 시크를 근사하게 표현해냈다. 버버리 프로섬의 민트 컬러 플라워 프린트 드레스와 구찌의 페전트풍 티롤 플라워 드레스까지 이번 시즌 등장한 레트로 스타일의 플라워 프린트 아이템을 살펴본 후 우리가 내릴 수 있는 결론 한 가지는 바로 미니 드레스를 선택하라는 것. 플라워 프린트는 기하학적인 것일수록, 크기는 클수록 근사하며, 컬러는 오렌지와 그린, 바이올렛같은 비비드한 컬러들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버버리 프로섬의 스타일링처럼 두꺼운 저지 헤드밴드로 마무리하거나 클로에의 청키한 킬 힐을 매치하면 더욱 레트로적인 무드가 연출될 것이다. 현란한 컬러와 프린트만으로도 충분하니 타이츠나 레깅스, 액세서리 등은 절제하는 것이 좋다.
Mrs. dallaway 꽃이 지닌 가장 원초적인 이미지, 로맨티시즘은 마크 제이콥스의 지휘 아래 루이 비통 캣워크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엑스트라버건트 로맨틱’이라는 컨셉트로 코르셋 재킷과 모슬린 속옷, 영국식 플라워 프린트, 튤 페티코트 등 걸리시하고 하늘거리는 차림으로 등장한 로맨틱 빅토리안 걸들. 요정처럼 깜찍한 그들의 머리에 얹어진 것은 바스러질 듯 알록달록한 꽃 묶음들이었으며, 이런 잔잔한 꽃 프린트는 튤 스커트 위에 얹어지기도 하고, 얇은 시폰 스카프에 내려앉기도 했다. 질 스튜어트는 기본 테마인 란제리 스타일의 베이비 돌 드레스에 꽃무늬 자수 장식을 가미해 로맨틱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핫 핑크색 새틴 드레스 위에 세밀하게 수놓인 꽃잎과 이파리, 그리고 드레스 아래 층층이 레이어드된 튤 스커트! 그뿐 아니라, 아쿠아스큐텀의 트렌치를 로맨틱한 꽃밭으로 물들이고, 필립 림의 화이트 미니 드레스 위에서는 넝쿨처럼 드리워진 채 모습을 드러낸 플라워의 물결. 이런 로맨틱한 이미지로서의 꽃은 현실적인 스타일링에 응용하기에 가장 적절하다. 필요한 것은 페전트풍의 사랑스러운 플라워 프린트 원피스 혹은 풀 스커트. 안나 수이의 스타일링처럼 장미꽃이 가득 그려진 프린트 원피스에 화이트 타이츠를 매치하거나 루이 비통 걸들처럼 귀여운 꽃무늬 스커트 아래 발레리나 튀튀 같은 튤 스커트를 레이어드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공식. 지나치게 사랑스러워 방금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에서 막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지 않으려면 심플한 스카이 블루 셔츠의 소매를 돌돌 말아 입거나 투 머치로 보일 수 있는 스타일링을 쿨하게 룩 다운시켜 주는 화이트 코튼 티셔츠와 레이어링하는 방법을 사용할 것. 레페토의 화이트 레이스업 플랫 같은 깔끔하고 단정한 슈즈로 마무리하는 것도 잊지 말자.
- 에디터ㅣ 김지영